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WKBL의 대응책이 궁금하다.
지난 20일 우리은행-KB전서 발생한 대타 자유투 논란. 우리은행 양지희는 손목에 통증이 있었다. 위성우 감독은 경기 막판 박빙승부서 양지희가 두 차례 파울을 얻어 자유투를 얻자 이선화를 대신 투입해 자유투를 던지게 했다. 이선화는 자유투 4개를 모두 넣어 우리은행의 승리를 이끌었다.
KB의 입장에선 이런 우리은행이 충분히 얄미울 법한 상황이었다. 자유투 성공률 87%의 이선화가 아닌 66.7%의 양지희가 그대로 던졌다면 결과가 어땠을지 궁금하다. 사실 현행 WKBL 규칙을 살펴보면 분명 우리은행의 대타 자유투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규칙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애매한 부분이 발견된다.
▲ WKBL 규칙을 들여다보니
WKBL 규칙 제4장 19조에는 ‘선수의 교체’에 대해 명시됐다. ‘자유투 슈터는 다음과 같을 때 교체돼야 한다. 부상당했을 때, 5반칙을 범했을 때, 실격 됐을 때다. 자유투 슈터가 교체된 후의 자유투는 그와 교체된 선수가 해야 하며, 이때 교체된 선수는 경기시계가 시동됐다가 다시 정지될 때까지 교체 할 수 없다’라고 나와있다.
다시 말해서 자유투를 던져야 할 선수가 부상을 당해 다른 선수가 자유투를 던지면 그 선수는 경기시계가 다시 정지될 때까지 계속 뛰어야 한다. 그러나 이후 경기가 다시 정지되면 얼마든지 부상으로 교체됐던 자유투 슈터가 다시 뛸 수 있다는 의미다. 때문에 양지희는 볼 데드 이후 다시 투입됐고, 또 한번 자유투를 얻자 이선화가 또 다시 투입돼 자유투 총 4개를 던졌다.
그런데 제7장 43조 ‘파울의 처리에 대한 일반적인 규정’을 살펴보면 이렇게 나와있다. ‘퍼스널 파울이 선언돼 벌칙으로 자유투가 주어질 때 파울 당한 선수가 자유투를 던져야 한다. 만약 파울 당한 선수를 교체하고자 요청했다면, 그 선수는 자유투를 마치고 경기에서 물러나야 한다.’ 다시 말해서 자유투를 던져야 할 선수가 교체됐다면 경기가 끝날 때까지 다시 투입돼선 안 된다는 의미다. 물론 ‘부상’이란 말이 없긴 하지만, 기본적인 취지는 자유투 슈터가 교체될 경우 다시 투입돼선 안 된다.
사실 부상이라는 것도 해석하기에 따라 다르다. 현장에서 부상 여부를 명확하게 판단할 순 없다. 벤치와 선수들이 얼마든지 규정을 악용할 수 있다. 자유투 성공률이 좋지 않은 선수가 경기 막판 자유투를 얻으면 부상을 당한 척 연기를 한 뒤 자유투 성공률이 좋은 선수가 대타로 자유투를 던지고, 이후 부상을 당한 척 연기한 선수가 다시 경기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양지희가 연기를 했다는 건 아니다. 실제로 양지희는 최근 손목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벤치와 선수가 마음만 먹으면 이런 사례는 얼마든지 다시 발생할 수 있다.
▲ KBL 규칙을 들여다보니
KBL과 NBA는 규정 자체가 대타 자유투를 악용할 수 없도록 돼 있다. KBL 경기규칙 9장 60조 ‘자유투의 슈팅’을 살펴보면 ‘만일 파울을 당한 선수가 부상이나 퇴장을 당해(실격퇴장 포함) 자유투를 시도할 수 없을 때에는 가급적 빨리 교대해야 하며 교대로 코트 안으로 들어간 선수가 자유투를 시도해야 한다. 교대해 코트 밖으로 나간 부상선수는 잔여시간 동안 경기에 다시 참가할 수 없다. 교대해 코트 안으로 들어가 경기에 임한 선수는 다음 데드 볼까지 경기에 남아있어야 한다’라고 나와있다.
결국 자유투를 쏘지 못할 정도로 부상을 입어 다른 선수에게 자유투를 넘겨준 선수는 경기종료 버저가 울릴 때까지 다시 투입될 수 없다는 의미다. 물론 9장 60조에는 ‘만일 파울을 당한 선수가 스포츠 정신에 위배되는 행위로 인해 부상을 당해 자유투를 시도할 수 없을 때에는 가급적 빨리 교대시키고 교대된 선수가 자유투를 시도하게 한다. 이 때 부상당한 선수는 경기에 다시 참가하는 것이 허용된다’라고 나와있다.
고질적인 부상이 아닌 상대의 스포츠정신 위배로 갑작스럽게 부상을 당한 선수는 자유투를 다른 선수에게 넘겨주더라도 볼데드 이후 다시 투입될 수 있다는 의미다. 쉽게 말해서 부상인 척 연기를 하지 않고 상대의 불손한 행위로 인해 불가피하게 자유투를 던지지 못한 선수는 대타 자유투 슈터를 내세운 뒤에도 얼마든지 다시 뛰어도 무방하다는 것. 규칙의 유연함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 WKBL의 대응은
WKBL은 올 시즌 규칙을 대거 FIBA룰로 개선했다. 로컬룰을 최대한 지양하고 국제룰을 따르기로 했기 때문이다. 장기적인 차원에서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규칙의 애매함이 발견됐다. 이 부분은 반드시 개선할 필요가 있다. 이선화의 대타 자유투 논란 이후 대다수 농구인이 동감하고 있다.
WKBL은 최경환 총재 부임 이후 확 달라졌다. 전임 총재가 추진하지 못한 사안들을 과감하게 추진했고, 개혁을 일궈냈다. 특히 외국인선수 제도 재도입과 2군리그 창설 등은 단연 호평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규칙 변화에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궁금하다. WKBL도 이번 이선화 대타 자유투 논란을 인정하고 시즌 후 규칙 재검토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설령 이 규칙이 유지된다고 해도 이번 논란이 워낙 거셌던 터라 그 어느 팀도 악용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우리은행 양지희(위), 우리은행 선수들(아래).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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