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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하얀 눈이 펑펑 오던 날, 창이 무척 큰 카페에서 처음 만난 퓨어킴(27, 김별)은 어두운 무채색 코트에 무릎 위까지 올라오는 검정색 부츠를 신고 있었지만 어딘가 모르게 환한 모습이었다. 하얀 눈에 반사돼서였을까, 퓨어김이란 이름이 오묘하게 잘 어울리는 그녀였다.
“저에 대해서 잘 모르시죠? 제 얘기를 들려드릴게요”라고 미소를 짓는 퓨어킴은 먼저 인사를 건넬 줄 알고,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고 가감 없이 말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별이라는 예쁜 한국 이름을 갖고 있는 퓨어킴은 외국에서 공부하고 싶은 마음에 고등학생 시절 미국 교환학생을 신청했고, 그 곳에서 공부하게 됐다. 특별히 하고 싶은 것 없는 ‘공부하는 학생’이었던 퓨어킴은 미국에서 음악을 본격적으로 만나게 됐다. 이어 퓨어킴은 남들과는 다른 발상과 음악적 감각으로 버클리 음대에 입학했지만 음악의 길을 선택하진 않았다. 미국 할리우드에서 일하는 ‘직장인’이었던 퓨어킴이 ‘아티스트’의 길을 걷게 된 건 다름 아닌 ‘꿈’ 때문이었다.
“어느 날 엄마가 돌아가시는 꿈을 꾼 거에요. 그 순간 이 느낌을 꼭 노래로 만들어야 겠다고 생각했어요. 회사 휴가를 내고 집에 돌아와 울면서 가사를 썼죠. 그 순간이 저를 ‘음악’으로 이끌었어요. 절대적인 순간이에요”
이후 인디신에서 이미 활동 중이었던 퓨어킴이 가수 겸 프로듀서 윤종신이 수장으로 있는 미스틱89에 들어가게 된 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트위터를 통해서였다. 퓨어킴의 감각적이고, 기발한 음악을 접한 윤종신은 퓨어킴에게 먼저 러브콜을 보냈다. 노래, 가사, 아이디어 등 뭘로 터져도 터질 것 같다고 생각해서였다.
“제 뮤직비디오를 보고 윤종신 선생님께서 트위터로 연락을 주셨더라고요. 그 때만 해도 제가 트위터를 할 때였으니까요. 윤종신 선생님이 저를 미스틱89에 영입하고 싶었던 이유는 크게 3가지 정도인 것 같아요. 첫 번째로는 제가 가진 고유의 독특한 색깔 때문이고, 두 번째는 뮤직비디오에서 발견한 제 모습이 상업적으로도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보셨대요. 그리고 제가 제 생각만 고집하는 게 아니라 충분히 의견을 주고받으며 협업을 할 수 있을 거라는 가능성이 보였나 봐요”
가수 하림, 기타리스트 조정치, 윤종신으로 이뤄진 그룹 신치림, 혼성듀오 투개월(김예림, 도대윤) 이후 미스틱89의 3호 아티스트가 됐다. 윤종신과 손을 잡으면서 그는 자신에게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대중성’을 채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저에겐 저만의 생각과 감각이 있다고 믿었지만 제 음악으로 세상과 어떻게 소통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어요. 윤종신 선생님을 만나고,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면서 그 답을 찾아가고 있는 과정이에요”
이번 퓨어킴의 신곡 ‘마녀 마쉬(Manyo Maash)’는 윤종신이 작곡했고, 퓨어킴이 직접 작사했다. ‘넌 네 자신을 인정해라’는 마녀 마쉬의 경고가 따끔하면서도 통쾌한 곡이다. 대중성을 간파한 윤종신의 레트로 멜로디와 퓨어킴의 독특 기발한 가사가 잘 어우러졌다.
[가수 퓨어킴. 사진 = 미스틱89 제공]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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