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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뉴욕 양키스가 일본인 투수 영입 악몽을 끝낼 수 있을까.
미국 폭스스포츠의 켄 로젠탈은 22일(이하 한국시각)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다나카 마사히로가 뉴욕 양키스와 7년간 1억 5500만 달러(약 1653억원)에 계약했다"고 전했다. 또한 4년 뒤 다시 자유계약선수(FA)가 될 수 있는 옵트아웃 조항도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뉴욕 양키스는 메이저리그에서 단 한 경기도 뛴 적이 없는 투수에게 메이저리그 투수 중 5번째로 큰 계약을 안겼다. 다나카보다 거액에 계약한 선수는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 저스틴 벌랜더(디트로이트 타이거즈), 펠릭스 에르난데스(시애틀 매리너스), CC 사바시아(뉴욕 양키스) 등 4명 밖에 없다.
다나카가 어떤 활약을 보일지도 관심이지만 뉴욕 양키스가 일본인 투수 영입 악몽을 떨칠 수 있을지도 흥미롭다. 양키스는 이라부 히데키, 이가와 게이에 이어 일본 리그에서 3번째로 일본인 투수를 영입했다.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정상급 투수로 활약한 이라부는 1997년부터 양키스에서 뛰었다.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첫 시즌 이라부는 13경기(9선발)에서 5승 4패에 그쳤다. 무엇보다 평균자책점이 7.09로 낙제점을 받았다. 이라부는 1998년과 1999년 타선 지원을 받으며 13승(9패), 11승(7패)을 올렸지만 평균자책점은 4.06, 4.84로 여전히 높았다.
결국 이라부는 1999시즌 종료 후 트레이드를 통해 몬트리올 엑스포스(현 워싱턴 내셔널스)로 이적했다. 이후 이라부는 2승 5패 평균자책점 7.24, 0승 2패 평균자책점 4.86, 3승 8패 평균자책점 5.74라는 초라한 기록만 남긴 채 메이저리그에서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이는 이가와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양키스는 한신 타이거즈에서 수준급 좌완 투수로 군림하던 이가와를 2007시즌을 앞두고 영입했다. 이번에는 영입 금액 역시 거액이었다. 포스팅 비용으로 2600만 194달러(약 277억원)를 썼으며 선수에게도 5년간 2000만달러(약 213억원)를 안겼다. 현재보다 몸값이 낮은 시기였음을 감안하면 결코 적지 않은 액수다.
큰 기대는 더욱 큰 실망으로 돌아왔다. 이가와는 첫 시즌에 2승 3패 평균자책점 6.25, 2008시즌 1패 평균자책점 13.50이라는 기록만 남겼다. 5000만 달러에 가까운 투자의 결과는 2승 4패 평균자책점 6.66이었다. 이후 이가와는 마이너리그를 전전하다가 지난해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로 돌아갔다.
구로다 히로키의 경우 일본인 투수지만 이미 LA 다저스에서 실력이 입증된 경우다. 반면 이라부, 이가와와 달리 외야수인 마쓰이 히데키는 일본 프로야구에 이어 메이저리그에서도 성공적인 경력을 남겼다.
이가와 이후 일본 프로야구에서 곧바로 영입한 투수가 다름 아닌 다나카다. 양키스는 거액을 베팅, 치열한 경쟁 끝에 다나카 영입에 성공했다. 하지만 현실은 메이저리그에서 단 한 경기도 뛰지 않은 선수다. 물론 메이저리그 적응에 성공할 경우 제 2의 다르빗슈 유가 될 수 있지만 위험 요소가 큰 것이 사실이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다나카가 몸값을 해내며 양키스의 일본인 투수 악몽을 떨칠지, 아니면 이라부, 이가와의 악몽을 이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다나카 마사히로.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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