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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일본 오키나와 강산 기자] 팔 각도와 구위 모두 끌어올렸다. 지난해 주어진 기회를 확실히 잡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 그래서 올해는 변화를 통해 도약을 꿈꾼다. 한화 이글스 우완 투수 임기영 얘기다.
임기영은 지난해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부터 공격적인 투구로 김응용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코칭스태프의 칭찬도 자자했다. 꿈에 그리던 개막 엔트리에도 포함됐다. 하지만 1군 26경기에서 1승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4.50(34이닝 17자책)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피안타율도 3할 2푼 8리로 높은 편이었다.
시작부터 꼬였다. 임기영은 지난해 3월 30일 부산 사직구장서 열린 롯데와의 개막전서 팀이 4-1로 앞선 6회말 무사 1, 2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첫 상대였던 롯데 강민호가 볼카운트 1B 1S에서 타임을 불렀으나 주심이 이를 받아주지 않았다. 그런데 임기영의 손에 힘이 들어가는 바람에 그만 몸에 맞는 공을 던졌다. 결국 상황은 만루가 됐고, 4-4 동점이 되고 말았다. 팀도 5-6으로 역전패했고, 개막 13연패의 늪에서 허덕여야 했다. 아쉬움이 컸다.
23일(이하 한국시각) 한화 전지훈련지인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구장에서 만난 임기영은 "작년에 첫 단추를 잘 못 끼웠다. 긴장은 안 했는데 그때부터 꼬였다"고 돌아봤다. 이어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너무 많았다. 한 번 못 던지면 또 만회해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절치부심했다.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당시 팀을 이끈 이정훈 한화 2군 감독은 "임기영이 최고 수훈선수"라고 칭찬했다. 임기영은 "미야자키에서는 마음을 편하게 먹고 던지니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때만 해도 임기영은 사이드암 투수였다. 그런데 지난해 11월 제주도 마무리캠프에서 정민철 투수코치와 전종화 배터리코치가 임기영에게 "팔 각도를 올려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변화를 택했다. 제안을 받아들였다. 집중적인 훈련을 통해 폼을 찾았다. 지금까지는 무척 만족스럽다. "물어보니 공 끝과 회전 모두 좋아졌다고 하신다. 아직 구속을 재 보지는 않았지만 오른 것 같다"며 "사이드암과 스리쿼터의 중간 정도 되는 각도다. 처음에는 조금 어색했지만 이제는 사이드암으로 던지는 게 더 어색하다"고 웃어 보였다.
데뷔 첫해인 2012년부터 3년째 꾸준히 스프링캠프에 참가 중인 임기영. 이제는 비활동 기간을 효과적으로 보내는 나름의 노하우가 생겼다. 그는 "처음에는 모르고 선배들만 따라다녔는데 하다 보니 많이 늘었다"며 "올해는 살 찌우는 데 중점을 두고 러닝과 근력 운동, 캐치볼을 하면서 몸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팔 각도와 구위를 올렸으니 이제 성적만 오르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아직 보직은 결정되지 않았다"는 임기영은 "승리, 홀드 등 수치상 기록보다는 작년보다 무조건 경기에 많이 나가서 잘하겠다. 바꾼 폼도 계속 유지할 것이다"고 각오를 다졌다. 임기영의 시선은 벌써 2014시즌을 향해 있었다.
[한화 이글스 임기영. 사진 =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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