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김종국 기자]"지금 실패해도 후회는 없다"는 전남 하석주 감독의 말에는 강한 자신감이 서려 있었다.
지난 몇 년간 침체를 겪은 전남이 '폭풍 영입'을 바탕으로 2014년 K리그 돌풍을 기대하고 있다. 태국 전지훈련에서 만난 하석주 감독은 "2013년은 클래식에서 3팀이나 강등당한 섬뜩한 시즌이었다. 전력 보강 없이 어린 선수로 보내며 역전승 한 번 없이 어려웠다"며 시즌을 돌아봤다. 1년 만에 돌아온 전지훈련지 방콕에 대해선 "장소나 환경은 같지만 선수가 많이 달라졌다. 고참 선수들이 많이 생겼다"며 달라진 전남을 기대했다.
하석주 감독은 2012년 8월 당시 최하위를 달리던 전남에 부임한 이후 1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원하는 선수 영입을 마쳤다. 그는 "지난 2년간 젊은 선수들이 버텨왔기에 이번 선수 영입이 가능했다"며 "나이가 조금 많고 최고 전성기는 아니지만 나에게는 행복한 선수 영입"이라고 흡족해했다.
하 감독은 선수들과 직접 통화를 나누며 자신의 절박함을 표현했다. 성남서 이적한 현영민 역시 하 감독의 "네가 필요하다. 같이하자"는 말에 마음을 움직였다. 전남은 현영민 송창호 김정우 마상훈과 같은 국내선수 뿐 아니라 스테보 크리즈만 레안드리뉴 등 외국인 선수도 알차게 영입했다. 특히 검증된 공격수 스테보는 지난해 리그 최소 득점이라는 불명예를 안은 전남의 골 갈증 해소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하 감독은 "스테보에게 두 자릿수 득점을 기대한다. 과거 전북 포항 수원 등 강팀에서 골을 많이 넣은 스테보가 득점하기 위해선 팀이 강해야 한다. 스테보뿐 아니라 주변선수들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선발선수가 5~6명이 바뀔 것이다. 4명의 외국인 선수는 오히려 조직력을 낮출 수도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팀에 잘 녹아드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를 위해 하 감독은 팀에 헌신적인 선수를 이번 영입대상으로 선택했고 전훈지 역시 연습경기 상대가 풍부한 터키나 일본이 아닌 자체 훈련에 중점을 두며 태국으로 선택했다.
만족스러운 선수보강은 지도자에게 성적이라는 부담감을 동반하게 된다. 하 감독은 "성적 부담은 없다. 성적이 나지 않으면 그만두는 방법 밖에 없다. 어려운 구단 사정에서도 내가 선택한 선수가 왔기에 실패하더라도 여한은 없다. 분명히 성공할 자신이 있다"며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지난 몇 년간 중심을 잡아 줄 선수 없이 어려운 시즌을 보냈던 전북은 이번 영입으로 모든 포지션마다 고참 선수들이 포진하게 됐다. 전남은 올 시즌 신구선수와 국내·외국인 선수 사이 자연스러운 경쟁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경험 있는 선수들이 오며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어린 선수들에게 선배들에게 과외 받는다고 생각하라고 조언했다"는 하 감독은 "벌써 선수단 사이 미묘한 경쟁으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가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클래식 팀이 12개로 줄며 더 큰 경쟁이 예상되는 이번 시즌에 대해 "성적에는 운도 따라야 한지만 분명한 것은 과거 상위팀과 경기력 차이가 났지만 이제는 서로 치고 받을 만한 위치에 왔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 감독은 2014년 전원공격과 전원수비가 이뤄지는 빠른 템포의 콤팩트한 축구를 구상하고 있다. "모든 지도자가 1%의 가능성만 있으면 우승에 도전하지만 먼저 리그 6위권 안에 들고 싶다. 하지만 FA컵 졍 승은 도전하고 싶다"며 목표를 제시한 하 감독은 "대표선수들이 떠나며 팬들도 많이 떠났는데 2014년 달라질 전남을 많이 응원해줬으면 좋겠다"며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하석주 감독. 사진 = 전남드래곤즈 제공]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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