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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개그맨 김병만의 느리지만 강인한 뚝심이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선물했다.
27일 밤 방송된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는 달인으로 빛을 보기 시작해, 정글의 달인으로 2013 SBS 연예대상을 수상한 김병만이 출연했다.
김병만의 남다른 행보는 출생부터 시작됐다. 김병만은 무속인이었던 할머니의 "이 아이는 방에서 낳으면 안 된다"는 말에 부엌에서 태어났다. 김병만의 어머니는 부엌에서 가마니를 깔고 김병만을 출산했다. 이렇게 태어난 김병만은 어린 시절부터 보통의 아이들과는 달랐다. 보이지 않을 때면 나무에 올라 있었고, '톰 소여의 모험'을 좋아했던 한 소년은 현재 정글에서도 생존하는 유일무이한 개그맨으로 성장했다.
김병만의 어린 시절은 그야말로 파란만장했다. 남다른 손재주를 지녔지만, 그 재능을 키워주기에는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았다. 공부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한 김병만은 생업에 뛰어들었다. 20대의 앞길 창창한 나이에 1억 원의 빚을 지고 돈을 벌어야했다.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직업훈련학교에 들어가야 했다.
자격을 따 바로 취업을 했던 김병만은 아버지의 빚 1억 원을 언급하며 "당시에는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며 불우했던 과거를 회상했다. 이후 TV에 나온 친구를 보고 자신의 길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 그제야 대학에 도전했지만, 면접 울렁증으로 서울예전 연극과에 무려 6번이나 낙방했다.
하지만 끈질긴 '거북이' 김병만은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개그맨의 꿈을 이뤘다. 당시 면접관에게 김병만은 "솔직히 나를 이 짧은 시간에 보여줄 수 없다. 천천히 보여줄 수 있다"고 당찬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이렇게 거북이처럼 천천히 자신의 길을 걸어온 김병만이 빛나기 시작한 시점은 KBS 2TV '개그콘서트' 코너 '달인'. 3년이 넘는 세월동안 김병만은 인간의 한계에 도전했다. '달인'은 뚝심 있는 김병만을 세상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김병만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시점에서 '달인'을 관두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새로운 도전은 '정글'이었다. 대본과 판이 짜인 프로그램이 아닌, 애드리브로 생사가 갈리는 정글에서도 김병만은 살아남았다. 본연의 끈질긴 성품과 뚝심으로 '개그맨 최초'라는 타이틀을 얻을 수 있었다. 우스갯소리로 "'개그맨 최초'라는 타이틀이 욕심났다"고 말하는 그였지만, 그의 도전은 높이 평가받아 마땅했다.
그 결과, 김병만은 2013 SBS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받았다. 당시 그는 폭풍과도 같은 눈물을 쏟아냈다. 그 눈물은 단지 대상을 수상했다는 기쁨의 눈물만은 아니었다. 그동안의 숨겨진 고생과 대상의 기쁨이 공존하는 눈물이었기에 많은 이들은 함께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김병만이 많은 대중들에게 박수를 받는 것은 비단 '대상' '달인' '정글'의 타이틀이 있기에는 아니다. 아직도 김병만의 도전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병만은 '힐링캠프'를 통해 자신의 꿈을 내비쳤다.
그는 "나는 MC에 대한 욕심이 없다. 나 김병만만이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하고 싶다"며 "찰리 채플린과 같은 코미디를 하고 싶다. 내가 도전하는 것들은 찰리 채플린과 같은 코미디에 필요한 것들이다. 동양인이 그런 코미디를 했을 때 유럽인들의 반응이 궁금하다"고 말했다.
뚝심 있는 개그맨, 거북이처럼 느리지만 자신만의 길을 걷고 있는 개그맨 김병만에게 박수를 보내는 가장 큰 이유는 달인의 한계를 뛰어넘고, 정글보다 강인한 그의 깊은 곳에서 나오는 저력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개그맨 김병만. 사진 = '힐링캠프' 방송화면 캡처]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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