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삼성은 이제 어디로 가나.
삼성 김동광 감독이 27일 자진사퇴했다. 충격적이었다. 최근 8연패 중이었지만, 김 감독으로선 할 말이 있었다. 이시준, 임동섭을 비롯해 부상자가 속출한데다 기본적으로 멤버들의 구성이 썩 뛰어나지 않았다. 그동안 삼성은 젊은 선수들이 포지션 중복으로 잠재력을 터트리지 못했고, 베테랑들은 부상에 신음했다. 조직력을 갖출 여력이 없었다.
김 감독은 2012년 4월 삼성과 2년 계약했다. 부임 첫 시즌인 2012-2013시즌 삼성을 6강 플레이오프에 올려놓았다. 농구계의 평가는 나쁘지 않았다. 올 시즌 초반에도 중위권을 지키면서 희망을 키웠다. 그러나 시즌 중반 이후 전력의 한계를 드러냈다. 계약 마지막 시즌. 결국 김 감독은 스스로 책임을 졌다.
▲ 어디서부터 꼬였나
삼성은 과거 김동광 전 감독과 안준호 전 감독이 장기간 지휘봉을 잡았다. 김동광 전 감독은 1998년부터 2004년까지, 안준호 전 감독이 2004년부터 2011년까지 사령탑을 맡았다. 두 감독은 프로농구 초창기부터 삼성 농구의 르네상스를 구축했다. 구단이 확실하게 사령탑을 신뢰하자 감독은 확고한 컬러를 내세워 팀을 강하게 만들었다. 김 전 감독은 문경은, 주희정, 이규섭, 강혁 등을 국내 최고 선수로 만들어냈고, 안 전 감독은 삼성을 무려 7시즌 연속 포스트시즌에 올려놨다. 안 전 감독 시절 일궈낸 2005-2006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은 삼성의 마지막 우승이었다.
그런데 2010-2011시즌 6강 플레이오프서 KCC에 3연패로 무너진 뒤 안 전 감독이 사퇴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중앙대에서 신화를 만들어냈던 김상준 전 감독을 선임했으나 한 시즌만에 물러났다. 김 전 감독은 전임 두 감독에 비해 확고한 농구철학을 선보이지 못했다. 강혁이 팀을 떠나고 이규섭이 은퇴하는 등 삼성이 세대교체를 가속화한 시기이기도 했다. 전력약화가 뚜렷했다. 결과적으로 삼성의 김상준 전 감독 선임은 실패였다.
삼성은 김동광 감독을 다시 불렀다. 2년 계약했다. 계약 초기 농구계에선 소문이 파다했다. 농구 유학 중이던 이상민이 코치로 합류하면서 ‘이 코치가 감독이 되기 위한 수순이 아니겠느냐’라는 말이 나돈 것. 하지만, 김동광 전 감독은 특유의 카리스마로 소문을 일축했고, 팀을 빠르게 재건했다. 6강 플레이오프 진출로 젊은 선수들에게 큰 경기 경험도 쌓게 했다. 하지만, 김 전 감독은 결과적으로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했다. 구단이 이런 일련의 과정들을 돌아볼 때다.
▲ 일단 김상식 감독대행으로 가는데…
삼성은 김 전 감독의 사퇴 발표 이후 김상식 코치를 감독대행에 선임했다. 김 코치는 2006년 12월 김동광 전 감독이 KT&G에서 사퇴할 때도 코치였다가 감독대행을 맡았다. 김상식 감독대행은 2007-2008시즌에는 오리온스에서 이충희 전 감독 사퇴 이후 감독대행을 맡아 두 시즌 연속 감독대행을 맡는 진기록도 남겼다. 김 감독대행은 2008-2009시즌에 정식 감독에 선임됐으나 시즌 막판 성적 부진으로 오리온스에서 나왔다. 어쨌든 감독대행만 두 차례, 잔뼈 굵은 코치경력만 놓고 보면 삼성의 선택은 괜찮다.
올 시즌 이후 삼성의 선택에 관심이 간다. 삼성은 28일 현재 14승25패로 8위다. 6위 오리온스에 4.5경기 뒤진 상황. 산술적으로는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가능하지만, 전력과 팀 분위기를 감안하면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순 없다. 김 감독대행이 잔여 15경기서 반전을 일궈내기는 쉽지 않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삼성이 올 시즌을 끝으로 또 한번 선택을 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일단 김 감독대행이 성적을 떠나서 수준급 위기관리능력을 선보일 경우 그대로 정식 감독이 될 수도 있다. 이상민 코치의 감독 선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게 아니라면 제3의 카드를 꺼내 들 수도 있다. 한 농구인은 “삼성은 과거부터 코칭스태프 구성에 잡음이 없었다. 김동광 감독 사퇴와 함께 차기 시즌 코칭스태프 조각에 들어갈 확률이 높다”라고 전망했다.
▲ 삼성이 개혁을 시도한다면
삼성은 변화와 개혁이 불가피하다. 강혁과 이규섭이 빠져나가면서 내실이 약해진 건 분명한 사실이다. 이관희, 차재영, 김태주, 박재현, 임동섭 등 젊은피들은 확실한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좋은 지도자를 만나야 할 필요성도 있지만, 개인적인 각성과 노력도 반드시 필요하다. 황진원, 김승현 등 고참들은 구단이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향후 삼성의 확실한 주축은 이정석, 이시준, 이동준 등이 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이런 부분도 새로운 사령탑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서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현 시점에선 김상식 감독대행의 위기관리능력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농구명가 삼성이 김동광 전 감독의 사퇴로 깊은 소용돌이에 빠져들었다.
[삼성 선수들(위), 김동광 감독(가운데, 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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