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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고마워 김연아, 네가 있어 행복했어.'
완벽했다. 너무나 완벽했다. '피겨 퀸' 김연아(올댓스포츠)에게는 어떤 흔들림도 없었다. 홈 텃세와 편파 판정만 제외하면 더 완벽했을 것이라는 아쉬움은 있지만 말이다.
김연아는 21일 새벽(이하 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팰리스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 69.69점, 예술점수 74.50점, 합계 144.19점을 획득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74.92)점을 더해 합계 219.11점으로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러시아, 224.59)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빛나는 은메달을 목에 걸며 마지막 올림픽 무대를 마친 김연아다.
넘어야 할 변수가 산더미였다. 홈 관중의 텃세는 물론 심판진의 일관성 없는 채점까지. 넘어야 할 산은 생각보다 훨씬 많았다. '강철 멘탈'을 자랑하는 김연아에 큰 문제가 되지 않을 듯 보였다. 하지만 실력으로 넘을 수 없는 무언가가 있었다.
소트니코바가 김연아보다 낮은 난이도의 기술을 구사했음에도 쇼트프로그램에서 74.64점, 프리스케이팅에서는 무려 149.95점을 받았다. 우려했던 바가 그대로 드러났다. 쇼트프로그램에서도 소트니코바의 예술점수, 캐롤리나 코스트너(3위, 이탈리아)의 기술점수가 김연아보다 높았다. '퍼주기 논란'이 없을 리 없었다. 국내외 언론들은 심판진의 채점 방식을 질타하고 나섰다.
실력 하나로 모든 것을 이겨내야 했다. 다른 방법은 없었다. 자칫 실수 하나라도 나온다면 금메달은 물 건너가는 분위기였다. 부담감이 천근만근 밀려왔을 터. 하지만 김연아는 자신의 연기를 완벽히 소화했다.
탱고곡 '아디오스 노니노'에 몸을 맡긴 김연아는 첫 점프를 완벽하게 성공시킨 김연아는 이후 계속된 점프와 스핀을 무리 없이 소화했다. 안정감이 넘쳤다. 첫 점프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깔끔하게 성공했고, 트리플 플립과 트리플 살코+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도 제대로 보여줬다. 마지막 점프인 더블 악셀도 깔끔했다.
연기를 마친 뒤 키스 앤 크라이 존에서 점수를 기다리던 김연아는 최종 2위라는 결과를 받아들었다. 하지만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오히려 더 밝게 웃었다. 가산점을 듬뿍 받은 소트니코바의 점수가 더 높았다. 현지 심판진은 스탭에서 소트니코바에 레벨 3을 부여했고, 김연아에는 레벨 4를 줬다. 아쉬움이 없을 리 없었다.
김연아는 마지막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홈 텃세와 편파판정 속에서 따낸 은메달이기에 더 대단하다. 율리야 리프니츠카야(러시아, 5위) 마저 넘어지지 않고 제 연기를 펼쳤다면 '퍼주기 논란' 속 은메달도 어려웠을 지 모른다. 그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최선을 다한 김연아는 마지막까지 감동을 선사했다. 2010년 밴쿠버 대회 금메달로 피겨 불모지로 불리던 한국에 희망을 선사한 '여왕'은 마지막까지 웃었다. 그리고 "출전하는 데 의미가 있다. 만족한다"며 의연해했다. 그래서 더 감동적이었다.
모두가 김연아의 연기를 보며 울고 웃고 기뻐했다. 온 국민에 희망을 준 건 당연지사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고마운 존재다.
[김연아. 사진 = 소치(러시아)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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