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홍상삼은 필승조는 힘들다.”
두산 송일수 감독의 빠른 결단이 돋보였다. 두산이 개막 4번째 경기만에 필승계투조에 수정을 가했다. 홍상삼 정재훈 이용찬 체제에서 홍상삼을 빼고 윤명준 정재훈 이현승 이용찬 체제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두산은 2일 목동 넥센전서 새로운 필승계투조를 투입해 넥센의 추격을 뿌리치고 승리를 따냈다. 새로운 필승계투조는 넥센 타선을 2⅔이닝 1실점으로 막아냈다. 두산으로선 의미 있는 승리였다.
▲ 송일수 감독이 움직였다
송일수 감독은 그동안 선수들을 지켜봤다. 시범경기서는 상대가 아닌 두산 선수들의 플레이를 면밀하게 지켜봤다. 사실 마운드 운영에서 뚜렷한 색깔이 나오진 않았다. 일각에선 그런 송 감독에게 너무 선수들을 지켜보기만 한다는 말도 나왔다. 실제 1일 경기서 선발 유희관을 구원한 홍상삼이 연이어 볼넷 3개로 밀어내기 점수를 내준 데 이어 윤석민에게 만루홈런을 얻어맞았으나 아무런 움직임을 취하지 않았다. 두산은 그날 6회에만 5실점하며 패배를 직감했다.
송 감독은 2일 경기를 앞두고 해명했다. “홍상삼은 원래 볼넷이 많은 투수다. 한 타자만 잡아주겠지 싶어서 지켜본 것”이라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어느 정도 자신의 실수도 인정했다. 더욱 인상적인 건 그 이후의 대처. 송 감독은 “홍상삼은 필승조에 들어가긴 힘들다”라고 했다.
굉장히 놀라운 발언이었다. 홍상삼이 1일 경기서 부진한 건 맞지만, 곧바로 필승조에서 빠지는 건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단 한 경기 부진이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개막전서는 2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하지만, 송 감독은 단호했다. 결과를 떠나서 투구 내용과 스타일상 홍상삼이 당분간 필승조에 들어가는 건 무리라는 판단을 내렸다.
이게 전부가 아니다. 송 감독은 “홍상삼을 좀 더 일찍 준비시키겠다. 좋아지길 바란다”라고 했다. 2군으로 내리는 게 아니라 1군서 롱릴리프 혹은 추격조 역할을 맡기겠다는 것. 일정 부분의 역할을 맡기면서 홍상삼의 기를 살려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송 감독의 빠른 결단과 포용력이 돋보이는 용병술이었다. 감독의 이런 액션들은 선수단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정중동의 송 감독이 확실한 액션을 취하면서 혹시 생길지 모르는 혼란을 막고 팀을 하나로 모았다.
▲ 이현승에 대한 의지+윤명준의 가세
송 감독은 일찌감치 “이현승이 불펜 키 플레이어”라고 했다. 이현승은 경험이 많은 좌완이다. 히어로즈 시절 선발 경험도 있다. 경기운영 능력이 있는 투수다.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친 뒤 올 시즌 두산에 복귀했다. 송 감독은 그에게 의도적으로 좌완 불펜의 중심축 역할을 맡기고 싶어한다. 2일 경기서는 9회에 의도적으로 집어넣었다. 선두타자가 좌타자 이성열이라는 게 감안됐지만, 송 감독이 이현승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가 잘 드러나는 부분이었다.
이현승은 깔끔하게 막아내질 못했다. 이성열을 내야안타로 내보냈다. 이용찬이 대타 비니 로티노에게 우익선상 2루타를 맞아 이현승이 야수선택으로 내보낸 문우람을 홈으로 보내줬다. 결국 이현승에게 실점이 주어졌다. 2경기 연속 실점. 그러나 정대현 장민익 허준혁 등이 시범경기부터 연이어 불안했다. 송 감독은 현 시점에선 이현승 외엔 좌완불펜 대안이 없는 것으로 판단한 듯하다.
이현승은 두산 불펜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두산 필승조를 보면 우완 정통파 일색이다. 두산은 전통적으로 좌완 불펜이 허약했다. 이현승 카드 역시 다른 팀 좌완 불펜에 비해 경쟁력이 매우 좋은 건 아니다. 결국 송 감독이 이현승을 언제까지 기다려주느냐가 관건이다. 단 2경기만에 보직을 변경한 홍상삼과는 달리 이현승 카드는 대안이 없다는 게 딜레마로 작용할 수 있다.
윤명준의 가세도 눈에 띈다. 고려대를 졸업한 윤명준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경기에 나섰다. 올 시즌엔 3경기서 평균자책점 2.70. 출발이 괜찮다. 송 감독은 홍상삼의 대체자로 윤명준을 택했다. 윤명준으로선 확실한 역할을 부여 받은 것.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두산 불펜 전체적으로 봐도 윤명준의 포지션은 어정쩡했다. 그런데 이번에 필승조로 확실하게 들어오면서 윤명준 개인과 두산 모두에 도움이 됐다. 윤명준은 2일 경기서도 ⅔이닝 무실점으로 제 몫을 했다.
두산 불펜 필승조는 당분간 윤명준 이현승 정재훈 이용찬으로 간다. 홍상삼 대신 윤명준이 확실한 역할을 받았고 좌완 이현승으로 구색을 맞췄다. 아직 불안해 보이는 건 사실이다. 결국 꾸준함이 가장 중요하다. 이건 두산의 올 시즌 농사 결과가 걸린 중차대한 일이다.
[송일수 감독(위), 이현승(가운데), 윤명준(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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