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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양의지는 일본에서도 성공한다.”
두산 송일수 감독은 주전포수 양의지가 일본에서도 성공한다고 확신했다. 송 감독은 3일 목동 넥센전을 앞두고 “양의지는 일본 요코하마 같은 팀에선 당장 주전포수가 될 수도 있다. 일본 진출 가능성도 충분하고, 성공할 수 있다”라고 했다. 송 감독은 왜 양의지를 극찬한 것일까. 양의지가 송 감독이 생각하는 기본기가 잘 닦여있는데다 공격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송 감독은 “양의지는 캐칭과 송구능력이 좋다. 타격은 더더욱 좋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양의지의 투수리드도 인상적이다. 투수들의 좋은 점을 잘 받아들인다”라고 했다. 한 마디로 양의지가 공수를 겸비한 국내 최고의 포수라는 것. 송 감독이 단순히 자기 자식을 일방적으로 자랑하는 건 아니다. 송 감독은 포수출신이다. 일본에서 스카우트와 지도자로 활동하면서 많은 포수를 길렀다. 포수 보는 눈을 인정받았다.
▲ 캐칭과 풋워크의 중요성
송 감독에게 시범경기 때 ‘좋은 포수란 무엇인가’에 대해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당시 송 감독은 “도루저지능력보다 더 중요한 게 캐칭과 풋워크, 블로킹이다”라고 했다. 단순히 공을 받는다는 의미의 캐칭이 아니다. 캐칭을 잘 하는 포수는 투수를 안정시킨다. 투수 입장에선 공을 잘 잡는 포수에게 마음 놓고 자신의 주무기를 던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송 감독은 “풋워크와 간결한 스로잉이 강한 어깨보다 더 중요하다”라고 했다. 도루저지를 할 때 공을 받음과 동시에 오른쪽 발을 뒤로 빼야 한다는 의미다. 그리고 송 감독은 “공을 던질 때 최대한 팔을 귀에 붙여야 한다. 공을 미트에서 빼서 스로잉하는 시간을 줄이면 어깨가 약해도 도루하는 주자를 충분히 잡을 수 있다”라고 했다. 한 마디로 캐칭과 풋워크, 스로잉의 정확성과 신속함, 간결함이 결합하면 굳이 어깨가 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송 감독은 이런 이유로 일본에선 신인 포수들에게 2년간 캐칭 훈련만 시킨다고 했다. 캐칭이 된다고 판단했을 때 풋워크, 스로잉 단계로 넘어간다고 했다. 기본기를 철저하게 다지는 것이다. 물론 어깨도 강하면 금상첨화다. 그러나 송 감독은 어깨가 강하지 않더라도 좋은 포수는 언제든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그런 송 감독이 양의지에게 캐칭과 스로잉이 좋다고 말한 건 의미가 크다. 양의지는 기본기가 뛰어난 포수 출신 이토 스토무 전 수석코치의 지도를 받기도 했다.
▲ 양의지의 경쟁력
양의지는 지난해 타율 0.248을 기록했다. 2010년 주전 도약 이후 최저 타율이었다. 그러나 작년까지 양의지의 통산타율은 0.274. 포수 치고는 상당히 준수하다. 강민호(롯데)의 지난해까지의 통산 타율 0.271보다도 살짝 높다. 0.275의 진갑용(삼성)보다 살짝 낮은 수준. 양의지는 지난해까지 장타율 0.406이었는데, 0.438의 강민호보다는 낮았지만, 큰 차이는 아니었다. 진갑용의 0.411보다는 살짝 낮은 수준. 양의지는 공격력과 펀치력에서 강민호와 진갑용보다 우위를 점하진 못했으나 크게 밀리는 건 아니다.
양의지는 지난해 도루저지율 0.304를 기록했다. 강민호의 0.381보다는 낮았다. 양의지는 지난해 0.387의 팀내 백업포수 최재훈보다도 도루저지율이 떨어졌다. 그러나 양의지는 지난해 100경기 이상 출전한 포수 중에서 도루저지율 2위였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볼 수 없다. 더구나 도루저지율은 투수의 책임도 있다는 걸 감안하면 포수 평가의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순 없다. 송 감독 역시 “도루저지보다는 캐칭과 풋워크가 더 중요하다”라고 했다.
송 감독의 지론으로 보면 포수의 능력을 단순한 수치로 파악하는 건 쉽지 않다. 다만, 송 감독이 전문가의 식견에서 양의지의 기본기가 훌륭하다고 평가한 게 중요하다. 송 감독의 지론에 따르면 양의지는 국내 정상급 포수이며, 경쟁력이 충분하다. 물론 “양의지는 일본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송 감독의 발언 속에는 약간의 자기 자식 챙기기(?)가 섞여있다고 볼 수도 있다. 일본에 진출할 경우 의사소통의 장벽도 해결해야 한다. 만 27세의 두산 주전포수. 그만큼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양의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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