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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방송 하게 될 줄 꿈에도 몰랐죠"
배우 최민철은 지난달 22일 종영된 SBS 월화드라마 '신의 선물-14일'(극본 최란 연출 이동훈)에서 황경수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토마토남에서 시작해 문신남, 손모가지 등 다양한 별명을 얻은 황경수는 과거 자신의 아들을 죽인 살인범을 사형시키기 위해 이명한(주진모)의 사주를 받은 인물. 애틋한 부정이 범죄로 이어져 안타까움을 줬다.
액션부터 감정까지, 황경수라는 캐릭터에는 그 무엇 하나 빠지지 않았다. 기동찬(조승우)과 몸싸움을 벌이는 단순한 역할이 아니었다. 아들을 잃은 아버지이기에 그 감정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때문에 황경수 역은 베테랑 연기자이면서도 얼굴은 다소 낯선 배우가 연기해야 했다.
이에 뮤지컬배우 최민철은 적역이었다. 무대 위에서는 이미 인기 스타지만 브라운관에서는 다소 낯선, 그렇지만 무대 위에서 다져진 탄탄한 연기력을 지닌 최민철이기에 황경수의 액션부터 감정까지 모든 것이 시청자들을 몰입시켰다.
▲ "정신 없던 첫 드라마, 대단했다"
최민철은 최근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무대와 드라마는 많이 다르다. 처음엔 좀 정신이 없었다. 나중에야 좀 적응이 되더라"고 입을 열었다. 뮤지컬 무대와는 또 다른 환경에 이제 막 적응한, 또 다른 도전에 즐거움을 느낀 최민철이었다.
최민철은 최근 KBS 2TV 드라마 스페셜 '그런 사랑'과 SBS '신의 선물-14일'을 통해 브라운관 연기에 도전했다. 다수의 뮤지컬 무대에 선 베테랑이지만 드라마 속 연기는 또 달랐을 것. 이에 최민철은 동료 배우들에 감탄하며 조금씩 적응해 나갔다.
그는 "무대, 드라마, 영화는 진짜 많이 다르다. 하지만 그 안에 진정성은 다 똑같다. 표현만 다를 뿐이다. 표현하는 방법, 방식만 다르다"며 "기술적인 면에서는 소리가 제일 다른데 드라마에서 그 부분은 참 편하더라"고 밝혔다.
이어 "공연장은 무대와 음향 특성상 깔끔하게 대사가 들릴 수가 없을 때도 있다. 그래서 더 신경 쓰는데 감정이 올라가고 그러다 보면 그 와중에 쉽지가 않다. 오래 해도 그게 참 힘든 일이다"고 설명했다.
"빠르게 돌아가는 촬영 스케줄도 다른 점이다. 공연 같은 경우 체력 관리와 휴식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다. 물론 자기 관리겠지만 배우가 관리만 잘 하면 공연하는 동안 가장 좋은 모습으로 관객을 만날 수 있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드라마는 가장 안 좋은 상황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나. 그런 점이 정말 놀라웠다.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는 물론 스태프들도 잠을 못 자고 촬영 하는데 그럼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는다. 대단했다."
▲ "조승우에 다시 한 번 놀랐다"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했던 첫 드라마. 그는 동료 배우들을 통해 도움을 많이 얻었다. 특히 무대에서 함께 여러번 호흡을 맞춘 기동찬 역 조승우와는 무대에서와는 다른 색다른 호흡이었다. 또 김태우, 이보영, 아역 김유빈까지 모두가 그에게 깨달음을 줬다.
최민철은 "(조)승우는 함께 뮤지컬도 같이 하고 영화도 같이 하면서 엄청난 연기력의 소유자라는 것은 익히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드라마에서 함께 하는 것은 처음이었다"며 "그러면서 다시 한 번 놀랐던 게 승우 분량이 제일 많아 똑같이 피곤한 상태인데 춥고 비 맞고 졸린 와중에도 카메라가 돌아가면 엄청난 연기력이 나오더라"고 말했다.
그는 "승우도 승우지만, 김태우 형, 이보영, 김유빈도 다 놀랄 정도의 집중력을 보여줬다. 태우 형은 정말 좋은 연기자라고 느낀 게 정신이 살아 있다. 어느 순간 극도로 피곤한 상태가 되는데도 집중력은 살아 있다. 그러면서도 다른 사람들을 챙겨주는 게 정말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더라"며 "보영 씨 같은 경우에도 스태프들이랑 얘기도 많이 하고 처져 있으면 기분도 많이 풀어주려 하더라. 그런걸 보면서 되게 많은 것을 느꼈고 많이 터득했다"고 고백했다.
조승우와의 대면 역시 남달랐다. 무대 위, 스크린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이들이기에 두 사람조차 촬영 중 "우리를 둘 다 아는 사람들은 이 장면 보면 웃기겠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조승우와는 일단 호흡이 워낙 잘 맞는다. 승우가 참 좋은 연기자인게 자기 것만 잘 하지 않고 남한테 주기도 잘 한다. 상대 연기를 잘 끌어 준다. 다른 배우들도 다 마찬가지인데 이번에 '신의 선물-14일' 연기자들이 되게 좋았다고 얘기 하는게 카메라 뒤에서도 잘 받아줘 적응하는데 힘이 됐다."
이어 최민철은 한샛별 역을 맡은 아역배우 김유빈에 대해서도 "유빈이는 애가 아니다. 되게 잘 하는 베테랑 연기자다. 어떤 면에서는 선배 같았다. 얘기 들어보면 깜짝 놀랄 거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연기자로 대하게 된다. 투정도 부리지 않고 연기 신동이라고 불리는 이유가 있다. 대단하다"고 칭찬했다.
▲ "이제 영역을 넓혀가고 싶다"
최민철은 '신의 선물-14일'을 통해 액션부터 감정 연기까지 다양한 연기를 펼쳤다. 특히 액션 신은 잊을 수 없다. 이틀 동안 비를 맞으며 미끄러운 지붕 위에서 난투극을 펼치는 것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힘들었다. 그는 "액션신은 비 맞은 것밖에 생각 안 난다. 진짜 영화 같다"고 말하며 해탈한 듯(?) 웃었다.
"처음 대본을 받고 '이런 드라마가 다 있나' 싶을 정도로 재밌었다. 스릴러, 추리, 액션이 다 있지 않나. 드라마가 허술하지 않고 짜임새가 있어 한 회 한 회 너무 궁금하더라. 알지도 못하는 사람, 마치 그림자 같은 존재를 쫓는 거다. 계속 쫓아가면서 정말 내가 죽을 수도 있을 정도로 무서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어둠 속에 들어가야 하고 그 사람을 만나야 한다. 그 사람과 만나면 또 싸워야 되고 언제 어디서 그 사람 튀어나올지 모르는 두려움 속에 있는데 그걸 할 수밖에 없는 것들이 흥미로웠다. 여기에 모성애, 사랑, 희생 정신 등이 깔려 있으니 진실성이 느껴졌다."
진실성이 느껴지는 대본, 그 안에서 만난 인물 역시 남다르게 느껴졌다. 평소 공연에서 센 역할을 많이 했지만 '신의 선물-14일' 속 황경수는 감정을 알 수 없는 사람이기에 더욱 흥미로웠다. 분노하고 광기에 차있는 사람 앞에서는 대처라도 할 수 있지만 끝까지 속내를 드러내지 않았던 황경수였기에 더 무서운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그를 표현하는 것은 이전의 센 역할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그 안에서 감정 연기도 돋보였다. 극중 자신의 아들을 죽인 살인범과의 대면 신. 최민철은 "무대와 달리 드라마는 감정이 끊어질 수밖에 없다. 순간 집중력이 정말 중요하다. 물론 빠른 센스 같은 것도 있어야 하지만 그 순간에, 잠깐 사이에 집중력이 엄청 필요하더라"고 털어놨다.
"나를 신인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 물론 얼굴은 낯선 사람이니까 그럴 수 있는데 신인은 좀 풋풋하지 않나.(웃음) 정말 방송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하고싶다 안 하고 싶다 이 수준이 아니라 나랑은 별개의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영역을 넓혀 가고 싶다. 굳이 장르를 나눌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아직 많이 부족하다. 여러 분야에서 활동 하면서 더 발전하고 싶다."
[배우 최민철. 사진 = 송일섭기자 andlyu@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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