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문학 김진성 기자] 박한이가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삼성 박한이는 6일 인천 SK전서 2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박한이는 경기 중반까지 안타는 없었지만, 1회 희생번트에 성공했고 수비에서도 준수한 모습을 보여줬다. 적어도 6회말 전까지는 무난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그러나 6회와 7회 박한이는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결정적인 실책으로 윤성환의 승리를 사실상 빼앗은 격이 됐다. 그러나 7회 혼신의 플레이로 결승득점을 올려 팀 승리에 기여를 했다.
상황은 이랬다. 6회말. 4-2로 삼성이 앞선 상황. 선두타자 김강민의 타구가 박한이에게 날아갔다. 평범한 뜬공이었다. 그러나 우익수 박한이가 낙구지점을 포착하지 못했다. 당시 해가 문학구장을 넘어가는 순간이었다. 외야수들이 순간적으로 뜬공을 처리하기 힘든 시점. 외야수들에 따르면, 이때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은 사실상 ‘감’ 외에는 없다고 한다.
김강민의 타구는 박한이의 앞에 뚝 떨어졌다. 박한이로선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으나 실책은 실책이었다. 김강민은 박한이가 타구를 수습하는 사이 2루로 향했다. 당연히 마운드의 윤성환이 흔들릴 수 있는 요소. 윤성환은 조동화에게 기가 막힌 기습번트 안타를 내줬고 정신 없는 사이 2루 도루까지 내줬다. 순식간에 무사 2,3루 동점 위기.
윤성환은 평정심을 잃었다. 최정에게 2타점 동점 좌전적시타를 맞았고 이재원에게도 안타를 내줬다. 박한이의 실책이 빌미가 돼 5회까지 잘 던진 선발투수가 6회 아웃카운트를 단 1개도 잡지 못하고 무너진 것이었다. 윤성환을 구원한 차우찬이 추가 실점하지 않으면서 박한이의 실책은 아주 크게 부각되진 않았다. 그러나 박한이의 실책 하나로 윤성환의 2승이 날아갔다. 가뜩이나 올 시즌 윤성환은 승운이 없는 상황.
더구나 박한이는 지난 3월 29일 KIA와의 개막전서도 1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주찬의 타구를 중견수 정형식과 낙구지점 포착을 잘못하는 바람에 실책을 범한 바 있다. 이것이 빌미가 돼 삼성은 당시 2점을 내줬다. 그때도 마운드에는 윤성환이 있었다. 윤성환은 7이닝을 비자책으로 막아냈으나 1회 2실점이 결국 패전투수가 되는 원인이 됐다. 당시 삼성은 1-2로 졌다. 박한이로선 윤성환 등판 때 두 차례나 실책을 범한 것.
박한이는 대신 7회 혼신의 역주로 결승득점을 뽑아냈다. 7회 선두타자로 들어선 박한이는 레이예스를 상대로 1루 방면 기습안타를 만들었다. 1루까지 전력 질주하는 모습이 단연 인상적이었다. 이후 박한이는 최형우의 우익선상 2루타 때 1루에서 단숨에 홈까지 파고 들어 결승 득점을 올렸다. 풀카운트서 자동 런 앤 히트가 됐으나 홈까지 쇄도하는 박한이의 집중력은 놀라웠다. 결국 삼성은 8회 3점을 추가하면서 8-4로 승리했다. 박한이는 8회 무사 1,2루 추가득점 찬스에서도 차분하게 1루쪽으로 희생번트를 성공했다.
박한이의 실책이 빌미가 돼 선발 윤성환의 승리는 두 차례나 날아갔다. 그러나 박한이는 이날 팀 승리마저 놓치게 하진 않았다. 사실 박한이도 후배 윤성환의 승리를 일부러 날리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7회 기습번트 안타와 폭풍주루가 더욱 뜻 깊었다. 팀과 윤성환을 위한 박한이의 소중한 결승득점이었다.
[박한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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