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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자신감 넘치다가도 겸손하다. 스물세살 어린 나이에 비해 대담하고 꽉 차 있다. 2011년 B1A4로 데뷔한 뒤 지난해 케이블채널 tvN '응답하라 1994'에서 빙그레 역을 맡아 단숨에 '성공한 연기돌'로 떠올랐지만 흥분하지 않는다. 무작정 덤빈 것이 아니기에, 또 그 안에서 얻는 경험들이 소중하기에 배우 바로의 행보는 시청자들까지도 기대하게 만든다.
바로는 지난달 22일 종영된 SBS 월화드라마 '신의 선물-14일'(극본 최란 연출 이동훈)에서 6세 정신연령을 가진 지적장애인 기영규 역을 연기했다. '응답하라 1994' 속 빙그레에 이어 그의 행보는 다소 놀라웠다. 남자 선배를 향한 존경심과 사랑의 감정 사이의 내면 연기를 애틋하게 표현해내더니 이번엔 지적장애인 연기였다. 두 차례의 드라마에서 모두 남다른 캐릭터를 연기하며 쉽지 않은 도전을 이어갔다.
바로는 최근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재미있는 인물을 연기하고 싶긴 하다. 독특한 것을 해보면서 평소 나와는 다른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이를 통해 칭찬 받으면 또 뿌듯하다"고 입을 열었다.
▲ "기영규, 내가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 같았다"
바로는 먼저 '응답하라 1994' 속 빙그레 이야기를 꺼냈다. '응답하라 1997'에서 윤제(서인국)을 좋아했던 준희(호야)와 비슷한 성향이라는 설명을 들었을 때 자신은 남자를 좋아하진 않지만 '그래? 한번쯤은 해볼만한 역할이다'고 생각했단다. 자신과 달리 내성적인 면이 매력 있었고 그래서 도전하게 됐다.
이는 '신의 선물-14일' 속 기영규도 마찬가지였다. 바로는 "성격 자체가 어떻게 보면 나와 비슷한 점이 있긴 있다. 나와는 또 다른 순수하고 맑고 천진난만한, 별 걱정 없이 사는 그런 모습이 너무 귀엽기도 했다"며 "뭔가 내가 했을 때 표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굳이 특이한 캐릭터를 하려 하거나 나와 비슷한 캐릭터를 굳이 선택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가장 먼저 찾아온 기회가 두 작품의 캐릭터였다"고 밝혔다.
사실 기영규 역은 도전 그 자체였다. 하지만 자신감 넘치는 성격이기 때문에 두려움은 없었다. 실패 하더라도 '다음에 안 그러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도전하는 게 우선이다. 적극적인 성격이라 학창 시절에도 축제 때는 무대에도 서고 연극도 하고 체육대회 때 응원 단장까지 하는 등 각종 활동에 참여했다. 해본 경험은 없지만 해보려고 하는 성격이었다. 부모님 역시 늘 바로를 믿고 그의 의견에 동의했기 때문에 늘 자신감 있게 덤비는 스타일이었다.
"영규는 스스로 자기의 슬픔과 아픔을 비추는 캐릭터가 아니었다. 주위 인물들로 인해 아픔을 갖고 있다는 게 표현됐다. 그래서 사실 심한 감정 연기가 없었던 것 같다. 오히려 '응답하라 1994' 때 정우 형을 좋아하는건지 아닌지 애매모호한 감정을 연기하는 게 어려웠다. 다행히 '신의 선물-14일' 때는 기분 좋은 상황에서는 막 좋아하면 되고 걱정 없고, 걱정을 하더라도 남 걱정만 하면 되는 순수한 친구니까 괜찮았다."
▲ "조승우 선배님, 연기에는 답이 없다고…"
지적장애인 역할 자체는 누가 봐도 큰 도전이었다. 바로 역시 "그래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선배님들은 굳이 뭐라 말씀 안하셔도 같이 호흡 맞추다 보면 느껴지는게 있다"고 운을 뗐다. 특히 조승우는 바로에게 큰 힘이 됐다. 과거 조승우 역시 영화 '말아톤'에서 지적장애인 초원 역을 연기한 적이 있기 때문에 바로도 조승우에게 많이 물어보려 했다.
바로는 "안그래도 조승우 선배님에게 여쭤봤다. '초원이 연기 하셨을 때 어떻게 준비하시고 어떻게 연기 하셨냐'고 물었는데 그 때 당시에도 많이 찾아 보셨다고 한다. 근데 늘 그렇게 준비할 때마다 연기는 확실히 답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하시더라. 자기가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냐에 따라 표현되는거라고 했다"고 전했다.
"조승우 선배님은 '누가 알려준다고 해서 연기를 그렇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건 네 것이 아니다. 지금 네가 하고 있는게 정답이고 잘 하고 있으니 걱정 말아라'라고 하셨다. 생각해 보니까 내 생각대로 하는 연기가 맞는거지 누가 시켜서 하는건 연기가 아니라는 것이 와닿았다. 조승우 선배님은 보기만 해도 많은 걸 배울 수 있게 했다. 아빠(정은표), 할머니(정혜선), 샛별이(김유빈), 보영 누나 모두 굳이 말로 안해도 나 혼자 많이 느껴지게 했다. 나도 나중에 후배가 나를 보고 그렇게 느꼈으면 좋겠다. 그런 것들을 보면서 스스로 노력하려 한다."
바로는 '신의 선물-14일'을 통해 확실히 연기적으로 많은 것들을 배웠다. 그는 "늘 운도 좋은 것 같다. 선배님들 사이에서 공부하고 현장에서 그런걸 배울 수 있다는 것도 운인 것 같다"고 고백했다.
▲ "아이돌 타이틀 어차피 뗄 수 없다"
바로는 적은 분량이었지만 존재감은 확실히 각인시켰다. 이에 대해 바로는 "무작정 주연을 한다고 좋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내가 해낼 수 있을 자신감도 솔직히 없다. 때가 되면 천천히 하고 싶다"며 "나와 잘 맞다고 생각했던 캐릭터들이 주연이 아닌 조연, 혹은 카메오, 엑스트라였다. 근데 난 그게 좋다. 내게 맞고 내가 표현할 수 있는게 좋지 주연자리 얻겠다고 오버해서 내 그릇이 아닌데 챙기려 하고 싶지는 않다"고 고백했다.
"그냥 보여주고 싶다. 앞으로도 막 하고 싶진 않다. 욕심을 크게 부리고 싶지도 않고 어떤 역할을 맡더라도 그걸로 인해 더 큰걸 바라고 싶지는 않다. 음악 역시 마찬가지다. 그냥 내게 주어진 거고 할 수 있는 거면 그 흐름에 방해 되지 않길 바란다. 연기 역시 그렇게 캐릭터를 잘 소화하면서 좋은 작품을 하나씩 해가고 싶다."
이어 바로는 연기하는 아이돌에 대한 편견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그는 "아이돌 타이틀은 어차피 뗄 수 없다. 내 하기 나름이다. 예를 들면 이준, 임시완 선배님도 본인들이 직접 보여줬다.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가능성 보여주니까 믿고 본다. 나도 그러고 싶다"고 털어놨다.
"그렇다고 일부러 더 오버하고 싶진 않다. 자신있게 했을때 잘 봐주면 다행인 거다. 아니면 내가 못한 거고 욕을 먹어야 한다. 잘 했으면 칭찬할 거다. 굳이 편견을 깨고 싶지도 않다. 솔직히 상처를 진짜 잘 안 받는다. 악플 역시 직업상 다 짊어지고 가야 하는 것들이다. 최대한 감을 찾아가려고 한다. 물론 내 생각을 갖고 연기 하는게 맞긴 하지만 그걸 가진 상태에서 시청자들에 맞춰가는 것도 중요하다. 여기서 크게 변하고 싶지는 않다. 지금이 제일 좋은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팬들이 정말 많은 도움을 준다. 팬들이 없다면 무의미하다.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모습을 보이겠다."
[B1A4 바로. 사진 = WM엔터테인먼트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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