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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리얼'이라는 단어가 구미를 당겼지만 이는 결국 한계가 됐다.
14일 밤 방송된 KBS 2TV 파일럿 예능 '두근두근 로맨스 30일'(이하 '두근두근')에서는 배우 박준규의 아들 박종찬과 여대생 김지안, 플로리스트 최민지와 한의사 송엽섭, 정다은 KBS 아나운서와 축구 코치 김주경 등 세 커플의 최종선택이 전파를 탔다.
이들은 제작진들의 소개로 지난 30일간 실제 연애를 했다. 세 커플이 주고 받는 문자나 실제 데이트는 현실적이고 리얼하게 그려져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 동안 커플들은 여느 평범한 커플처럼 소소하게 데이트를 하기도 했고, 지인들과 함께 만남을 갖고, 생일 등 기념일을 챙기며 인연을 이어갔다.
'두근두근'은 세 커플의 30일 간 연애 이야기와 감정선을 그대로 따라간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기에 충분했다. 연애 초기에 누구나 그렇듯 설레고 두근대는 마음이 잘 전해졌으며,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 생기는 트러블 역시 이해가 됐다. 몇 번의 만남을 통해 상대방을 알아가면서 변하게 되는 감정선도 눈길을 잡았다. 특히, 상황과 캐릭터가 각각 다른 세 커플의 특성은 실제로 어딘가에 있을 법한 연애 타입을 구체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 리얼한 상황과 연출이 프로그램에 오히려 독이 됐다. 이 30일의 기간 이후에도 만남을 이어갈 커플은 단 한 커플도 나오지 않은 것. MBC '우리 결혼했어요'가 '가상'이라는 틀을 잡고 실제 자신의 연애 스타일이나 성격 등을 보여주며 리얼과 가상의 미묘한 줄다리기에 성공하며 재미를 줬던 반면 '두근두근'은 '리얼'을 강조한 탓에 부담이 크게 작용했다. 이후에도 만남을 결정한다는 것은 실제로 연인이 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박종찬은 김지안에 대한 호감을 드러내며 커플 의지를 드러냈지만 김지안은 "미안한 마음이 든다"며 커플이 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최민지와 송영섭 역시 향후 만남을 기약하지 않았다. 최민지는 "이 남자를 앞으로 만날 수 있을 지 자신이 없다"고 말했고, 송영섭은 "어린 나이가 아니다 보니까 아직은 조금 생각이 더 필요하지 않나 생각했다"고 주저했다.
커플 가능성이 가장 높을 것으로 보였던 김주경와 정다은 아나운서도 결국 헤어짐을 택했다. 정 아나운서는 "더 알아가고 싶고 좋은 사람은 만났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서로에게 부담을 주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생각했다"고 이별을 택한 이유를 전했다. 이후에도 만남을 갖고 싶다고 했던 김주경도 "좋은 추억을 만들어서 좋고 후회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런 이유로 '두근두근'은 프로그램의 호흡이 길어지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을 낳았다. '리얼'이라는 설정 아래에서는 30일 이상의 장기적인 연애 스토리가 전해지지 못한다는 한계가 보였고, 소재의 특성 또한 단편적으로 매 회 진행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이는 정규 편성을 염두에 둔 파일럿 프로그램인 '두근두근'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지 못한 셈이 됐다.
[배우 박준규 아들 박종찬(맨 위 오른쪽)과 여대생 김지안(맨 위 왼쪽), 플로리스트 최민지(두 번째 왼쪽)와 한의사 송엽섭(두 번째 오른쪽), 정다은 KBS 아나운서(아래 왼쪽)와 축구 코치 김주경(아래 오른쪽). 사진 = KBS 2TV 방송 캡처]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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