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또 다시 6연승.
확실히 삼성의 최근 내부환경은 4~5월 한창 잘 나갔던 시기와는 다르다. 악재가 많다. 결국 성적으로 드러났다. 6월 첫 9경기서 4승1무4패로 보합세. 하지만, 첫 9경기 이후 최근 6경기서 6연승. 삼성이 처한 상황을 감안하면 최근 6연승은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결과다. 결국 삼성이 갖고 있는 챔피언의 저력으로 해석해야 할 것 같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류중일 감독이 크고 작은 악재에 정면돌파를 하거나 비교적 확실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국내야구의 선수층은 그리 탄탄하지 못하다. 주전과 백업, 1군과 2군 기량차이도 제법 크다. 감독이 구사할 수 있는 전략의 폭이 넓지는 않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을 이겨내는 역할 역시 감독이 해야 한다. 위기에서 류 감독의 리더십이 확실히 빛난다. 삼성 선순환 야구의 핵심이다.
▲ 자리잡은 뉴 페이스
류 감독은 고정라인업을 선호한다. 그러나 언제든 백업멤버들을 대기시켜 놓는다. 주전들에게 끊임없이 긴장감을 준다. 삼성의 개막 톱타자 중견수는 정형식이었다. 그러나 부진했다. 류 감독은 이영욱을 대체자로 내세웠다. 역시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결국 지난해 신고선수로 입단했던 박해민에게까지 기회가 돌아갔다. 박해민은 정형식과 플레툰으로 출전하다 이달 초부터 사실상 주전 중견수 자리를 꿰찼다. 타순은 7번.
박해민은 요즘 좋은 활약을 하고 있다. 20일 창원 NC전서도 5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 맹활약. 본래 발이 빨라서 대주자와 외야 대수비로 활용됐다. 경험이 부족해 타격에서 약점이 있었는데, 최근 주전으로 자리잡으면서 타격 페이스가 완전히 올라왔다. 빠른 발을 활용한 도루 등 작전수행능력도 좋고 번트도 잘 댄다. 지난 8일 대전 한화전서 만들어낸 좌선상 번트 2루타는 압권.
결과적으로 최근 박해민의 공수주 맹활약이 위기를 맞은 삼성을 완전히 쓰러지지 않게 해주는 역할을 했다. 시즌 초반 정형식이 자리잡지 못했을 때 류 감독이 조기에 적절히 대응하지 않았다면 박해민의 발굴 및 활용은 늦었을지도 모른다. 그게 위기와 결합해 더 큰 어려움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 누군가 부진했을 때 다른 누군가가 자리를 메우며 전력을 유지하는 것. 이게 선순환 야구다.
▲ 난자리 메우는 뉴 페이스
최근 악재의 중심은 선발 장원삼과 셋업맨 안지만의 1군 제외다. 장원삼은 허리, 안지만은 어깨에 약간의 이상증세가 발견됐다. 더구나 최근 삼성 중간계투는 어려움이 있었다. 6월 들어 전반적으로 흔들렸다. 마무리 임창용은 6월에만 블론세이브 3개를 기록했다. 안지만이 2개를 범해 눈 앞에서 편안한 승리를 5차례나 날렸다. 심창민 구위 역시 확연하게 올라오지 못했고 차우찬은 최근 성적과 객관적 위력은 가장 좋았지만, 고질적 제구 난조로 불안정성이 있었다.
여기서 류 감독의 과감한 선택이 돋보였다. 신인 좌완 이수민을 1군에 등록시킨 것. 일단 불펜으로 활용된다. 보통 신인들의 경우 불펜 추격조에서 경험을 쌓다 상황에 따라 필승조 혹은 롱릴리프로 보직 변경 과정을 밟는다. 그러나 류 감독은 이수민을 1군 두번째 등판이었던 지난 18일 인천 SK전서 9회에 등판시키는 대범함을 선보였다. 이수민은 전혀 기죽지 않고 ⅔이닝 무실점으로 데뷔 첫 홀드를 땄다. 고무된 류 감독은 이수민을 20일 창원 NC전서도 경기 중반 승부처에 투입했다. 3⅓이닝 동안 6볼넷을 내줬으나 1피안타 1실점으로 데뷔 첫 승을 안았다. 고졸신인답지 않게 과감하게 타자 몸쪽으로 스트라이크를 꽂아 넣는 담대함이 단연 돋보였다. 슬라이더의 예리하도 돋보였다. 류 감독은 선발 이수민의 가능성과 과제도 확인했다.
기존 필승조가 사실상 와해되면서 박근홍, 김희걸의 역할이 커졌다. 박근홍과 김희걸은 시즌 초반 뒤진 상황에 등판해 얻어맞는 날이 많았으나 최근 삼성 불펜의 부진 속에 점점 중요한 순간에 나서는 비중이 높아졌다. 특히 김희걸의 경우 최근 승부처서 좋은 투구로 류 감독에게 눈 도장을 받았다. 이 역시 선순환 야구다.
▲ 아직 해결하지 못한 부분
아직 해결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본격적으로 시즌 중반에 돌입하면서 점검해야 할 부분이 많다. 우선 김희걸, 이수민 등이 중용되는 필승조가 언제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경쟁력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해봐야 한다. 아무래도 이 부분에선 안지만, 심창민이 예전의 위력을 언제 회복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안지만이 컴백한 뒤 좋은 피칭을 보여주면서 최근 좋은 피칭을 했던 불펜 투수들이 심리적, 체력적 여유가 생기면 그 또한 선순환 야구다.
야수들 역시 크고 작은 부상을 안은 선수가 많다. 박석민, 최형우 등도 잔부상을 안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 지금은 적절한 선수교체 및 라인업 변경으로 팀 전력을 최대한 유지할 수 있는 상황. 언제나 만약에 대처해야 한다. 퓨처스리그를 항상 체크해야 하는 이유. 이 부분이 제대로 돌아가야 류 감독이 지금처럼 1군 주전들이 조금이라도 아플 경우 쉬게 해주는 등 몸 관리를 원활하게 시켜주는 환경이 지속될 수 있다.
역시 마무리가 최대 난제다. 임창용은 최근 확실히 좋지 않다. 일각에선 마무리 교체도 제기했다. 하지만, 한편으로 임창용을 대신할 마무리 후보도 보이지 않는 게 삼성 마운드 현실. 류 감독으로선 임창용의 풍부한 경험을 믿는다. 또 류 감독이 그 정도의 베테랑을 믿지 않을 스타일도 아니다. 이 부분은 현 시점에서 삼성 선순환 야구의 최대 고민거리. 그만큼 임창용은 삼성에서도 대체 불가 전력이다.
[박해민(위), 이수민(가운데), 삼성 선수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삼성라이온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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