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극단적인 '투 피치'였지만 그래도 위력적이었다.
NC의 '토종 에이스' 이재학(24)의 주무기는 체인지업. 웬만한 야구 팬이라면 다 아는 사실이다. 25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LG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한 이재학은 106개의 공을 던졌다. 그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53개의 공이 체인지업이었다. LG 타자들은 직구+체인지업 조합을 알면서도 쉽게 공략하지 못했다.
이재학은 6⅓이닝 동안 4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고 NC는 3-1로 승리했다. 시즌 7번째 승리는 당연히 그의 몫이었다. 이재학은 "체인지업이 잘 들어갔다"라고 호투 요인을 밝혔다.
하지만 승리투수라는 이름 앞에 도취되지 않았다. 경기 내용에 대한 반성도 함께 했다. 이재학은 자신이 1실점으로 호투한 것보다 볼넷 4개를 허용한 것에 큰 아쉬움을 보였다.
사실 이날 유일한 실점 역시 볼넷으로 비롯된 것이었다. 이재학은 3회말 선두타자 김용의에게 연거푸 4개의 볼을 헌납하고 허무하게 출루를 내줬다. 선두타자 스트레이트 볼넷은 역시 실점의 빌미가 됐다. 박용택을 2루 땅볼로 잡았지만 1루주자 김용의는 2루로 향했고 곧이어 오지환에게 좌중간 적시타를 맞고 1실점을 한 것이다.
"2볼을 내주고 스트라이크를 반드시 넣어야 겠다는 생각에 밀어 넣다보니 오히려 더 들어가지 않았다. 볼넷을 주지 않으려고 나도 모르게 의식을 했다. 역시 그럴 때도 평소와 똑같이 던져야 한다는 걸 느꼈다"
이어 그는 "안타를 맞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볼넷은 다르다. 다음 경기에서는 볼넷을 줄이겠다"는 각오까지 더했다.
6⅓이닝에 안타 4개, 볼넷 4개를 내주며 숱한 위기와 함께 했음에도 이재학은 1점만 내줬을 뿐이었다. 이러한 페이스라면 지난 해 10승을 뛰어 넘는 한층 발전된 성적표를 받아 들일 것이 분명하다.
또한 그에겐 아시안게임 대표팀 승선이란 구체적인 목표가 있다. 이재학은 시즌 초반의 대단한 활약에 이어 잠시 부진에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를 극복하고 다시 일어서고 있다.
그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될 것도 안 된다. 부진이 계속되면서 나도 모르게 해탈(?)을 했다. 있는 그대로 던지고 편하게 하려고 한다"라면서 심리적으로 편해진 것이 다시 살아나는 원동력임을 밝혔다.
무언가에 지나치게 의식을 하는 것이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깨우친 그이기에 앞으로의 행보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반성을 통해 성숙해진 그의 다음 투구가 기대를 모은다.
[이재학.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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