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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뮤지컬 '비스티보이즈', 화려하면서도 천박하고 그 안에선 우리를 들여다보는 듯 하다.
뮤지컬 '비스티보이즈'는 청담동의 유명 호스트바 '개츠비' M팀 선수의 이야기. '범죄와의 전쟁', '군도'의 윤종빈 감독과 하정우, 윤계상의 만남으로 화제가 됐던 영화 '비스티보이즈'를 원작으로 탄생된 뮤지컬이다. 영화와는 호스트바라는 배경만 동일하고 기존의 영화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그린다.
CJ크리에이티브마인즈 리딩 공연 이후 이헌재 작가와 글루미데이의 성종완 연출이 각색, 연출을 맡아 새로운 캐릭터를 추가하며 스토리라인을 대폭 수정했다. 홍정의 작곡가와 함께 글루미데이의 김은영 음악감독이 호흡을 맞춰 음악도 전 곡 새롭게 개편 됐다.
호스트바 '개츠비'에는 각기 다른 사연을 지닌 다섯명의 선수들이 있다. 남성적이고 비정한 '개츠비'의 마담 이재현(김종구 이규형 정동화), 내레이터로서 작품을 이끌어가는 이승우(배두훈 이지호 김지휘), '개츠비'의 에이스로 맹목적이고 저돌적인 김주노(정민 김보강 라이언), 상류층을 꿈꾸며 폼생폼사의 진수를 보여주는 '개츠비'의 선수 강민혁(엄태형 안재영 고은성), 가슴 아픈 사연을 숨기고 화류계로 뛰어든 개츠비의 선수 알렉스(이현 김도빈 주민진)가 그 주인공이다.
각기 다른 사연을 갖고 있는 만큼 이들이 보여주는 인간 군상은 저마다 다르다. 돈을 쫓는 이가 있는가 하면 꿈을 쫓는 이가 있다. 사랑 앞에 변하는 이가 있고 자신이 놓인 상황 앞에 변하는 이가 있다. 자신에게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또 다른 이의 소중한 것을 망쳐 놓는 이도 있다.
이들의 첫 모습은 참 화려하다. 어두운 밤 화류계를 다루는 만큼 이들의 치명적인 매력은 극 내내 발산된다. 대학로 인기 남자 배우들이 모여 있는 이유도 이 때문. 호스트바 선수로 분해 말끔히 차려 입고 나타나 온갖 매력을 발산하는 이들은 보는 이들을 흐뭇하게 한다.
하지만 이들이 비주얼적인 면에만 신경 썼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비스티보이즈'는 화려함 안에 감춰진, 천박함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화려한 첫모습이 점점 천박함으로 변하는 모습이 참 안타깝다. 화려함과 천박함,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은 이 두가지의 모습이 다양한 인간 군상을 만나 지독히도 잘 어울리게 됐다. 화려함 속에 감춰졌기에 더 추악하고, 더 솔직한 천박함이다.
그러나 비단 이 천박함이 '개츠비' 선수들만의 모습일까. 그렇지 않기에 '비스티보이즈'의 메시지는 더욱 와닿는다. 이 모든 인간 군상이 극중 캐릭터를 만나 과장되고 극대화된 부분이 있지만 이는 실제 우리와 다르지 않은 모습인 것이다.
어쩌면 실제로 우린 참으로 화려한 세상 속에 자신을 화려하게 치장하며 그 안에 천박함을 숨기며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화려함에 익숙해져 그 천박함을 모르고 있을 뿐, 극중 인물처럼 극대화된 모습이 아닐지라도 분명 우리 안에 '비스티보이즈' 속 인간 군상과 닮은 점이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비스티보이즈'는 그 안에 보이는 메시지를 더 찬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각각의 인물에서 이같은 메시지를 찾기보다 전체 인물에게서 이같은 메시지를 찬찬히 끌어낼 때 더 큰 공감이 느껴진다다.
'비스티보이즈' 속 다양한 배우들의 모습도 보는 재미를 더한다. 각기 다른 인간 군상을 그리는 만큼 저마다 다른 매력을 지닌 배우들이 다채로운 모습으로 인물을 표현한다. 적절한 안무와 소품, 다양한 인간군상을 표현하는 음악이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인다.
한편 뮤지컬 '비스티보이즈'는 오는 9월 14일까지 서울 종로구 DCF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에서 공연된다.
[뮤지컬 '비스티보이즈' 공연 이미지, 포스터. 사진 = 네오 프로덕션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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