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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가요계를 대표하는 독설가였던 가수 신해철. 이제 그의 표정에서는 날카로움보다 여유가 묻어났지만 특유의 촌철살인 입담만큼은 여전했다.
3일 밤 방송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는 가수 신해철, 노유민, 윤민수가 게스트로 출연한 가운데 '노래하는 목들, 노목들' 특집으로 꾸며졌다.
'노래하는 가수들' 혹은 '목이 없는 사람들'로 중의적인 해석이 가능한 특집 제목처럼 신해철은 한층 편안해진 모습으로 스튜디오에 들어섰다. 그가 처음으로 꺼내놓은 이야기도 자녀와 함께 하는 일상에 관한 것이었다. 신해철은 "보통 내가 일을 끝내고 집에 들어가면 아이들이 유치원에 갈 무렵이다. 그런데 내가 미안하다고 말을 하기 시작하면 평생을 그렇게 해야하니 오히려 뻔뻔하게 나가고 있다"며 입을 열었다.
그는 "나는 침대에 누워서 '뭐해'를 외친다. 그 말을 들으면 아이들이 얼른 밥을 먹고 와서 나를 재운다. '이제 잠 올 것 같다'고 내가 말을 하면 딸이 유치원 가면서 '혼자 있을 수 있지?'고 묻는다"며 행복한 일상을 소개했다.
자신의 과거에 대해서는 셀프 디스도 내놨다. MC 윤종신은 "과거 신해철의 무한궤도가 앨범을 냈을 때 정말 잘 되서 하루에 트럭이 몇 번 씩 들어왔었다. 트럭 한 대에 몇 만장이 들어갔는데 만약 당시에 신해철의 일로 트럭이 멈추지 않았다면 판매량이 얼마나 됐을지 모른다"며 그의 과거 논란을 언급했다. 이에 신해철은 "사실 여러 번 멈췄다. 무한궤도 때도 멈췄고, 넥스트 때도 멈췄다. 이 얘기는 인터넷에 나온다. 그렇게 정리하는 게 깔끔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렇게 유해진 '마왕' 신해철이지만 음악에 대한 자신감 만큼은 확고했다. 그는 음악적 동료이자 친척인 가수 서태지에 대해 "서태지와 활동 시기가 겹칠 것 같아 한 판 붙자고 했다. 넥스트 앨범과 활동이 겹칠 것 같다"며 "서태지가 내 타이틀곡을 정해줬다고 말을 했는데 정확하게는 그 곡만 쓸만하다고 얘기를 했다"고 여전한 친분을 과시했다. 이어 "그럼 이번에 나올 서태지의 노래는 들어봤냐?"는 MC 윤종신의 질문에, 신해철은 "못 들어봤다. 내 곡은 들었는데 좀 그렇다"고 덧붙여 또 한 번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방송을 앞두고 '가요계 독설가' 신해철과 '예능계 독설가' 김구라의 입담 대결에 관심이 쏠렸지만 여유로운 신해철의 모습과 함께 프로그램은 예상과 다른 재미를 만들어냈다. 출연진과 일상에 관해 잔잔히 대화를 나누는 신해철의 모습이 웃음을 남긴 '라디오스타'였다.
[가수 신해철. 사진 = MBC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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