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아시안게임 성적은 외국인 연합팀에 달렸다.
남자농구대표팀은 스페인월드컵을 준비하면서 적절한 시기에 질 좋은 스파링파트너를 상대하는 것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 시행착오는 두 번 반복하면 안 된다. 대표팀은 지난 9일부터 인천 아시안게임 준비에 들어갔다. 유재학호의 진짜 목표. 분명한 결과를 내야 하는 대회. 예선 A조 1위와의 12강리그 D조 첫 경기는 24일. 시간이 많지 않다.
국가대표운영위원회(이하 국대위)가 팔을 걷어붙였다. 대표팀 한기윤 전력분석원의 추천을 받아 외국인선수 연합팀을 꾸렸다. 현재 KBL 10개구단에 소속된 선수들은 아니다. KBL에 따르면 레지 오코사, 크리스 알렉산더, 조셉 테일러 등 KBL 경력자 3명, 디안드레 벨, 스테폰 라마, 제일런 제스퍼스 등 KBL 경력이 없는 선수 3명 등 총 6명이 14일 진천선수촌에 합류해 대표팀과 세 차례 연습경기를 치른다. 대표팀은 아시안게임 직전까지 외국인 연합팀 외에는 연습경기 일정이 없다.
▲ 컨디션이 관건
KBL은 6명의 외국인선수들에게 소정의 금액을 지불하고 아시안게임 직전까지 관리한다. 이들에게도 나름의 의미가 있다. 지난 7월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 나왔던 오코사, 알렉산더, 테일러 중 소속팀이 없는 알렉산더와 테일러의 경우 시즌 대체로 KBL 입성도 가능한 상황. 벨, 라마, 제스퍼스의 경우 지난 7월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 참가하지 않았기 때문에 올 시즌엔 KBL에 들어올 수 없다. 한 농구관계자는 “드래프트에 나왔던 선수들은 시즌 중이라도 한국에 들어오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들에겐 일종의 KBL행 모의고사다. 일단 전투력은 믿을만한 수준이다. 이 부분은 대표팀에도 긍정적이다.
관건은 컨디션. 6명 모두 최상의 몸 상태를 갖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과거 KBL서 보여줬던 수준의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스파링파트너로서의 위력은 떨어진다. 보통 비 시즌 몸 관리가 체계적이지 못한 외국인선수가 있다. 물론 KBL이 기본적으로 이들의 몸 상태를 확인하고 연합팀을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의 정확한 몸 상태는 결국 대표팀과 맞붙어봐야 확실하게 판단할 수 있다.
▲ 높이는 괜찮다
높이는 괜찮다. 오코사(205cm), 알렉산더(212cm)는 과거 KBL서 좋은 외국인센터였다. 이들이 과거 KBL 시절만큼의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하메드 하다디(이란) 같은 빅맨 대비 연습효과를 일정수준까지 누릴 수 있다. 필리핀도 NBA 리거 안드레이 블라체가 나오지 못한다고 해도 마커스 다우잇이 나올 경우 확실한 공략법을 마련해야 한다. 세대교체 된 중국 역시 왕저린, 리무하오 등 지난해 동아시아대회 당시 방한했던 젊은 빅맨들이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그들의 높이에 대한 적응력을 키우기 위해서라도 오코사와 알렉산더의 활약이 중요하다.
이들의 높이가 위력을 더할 수 있는 건 가드와 포워드 자원이 선발됐기 때문이다. 라마는 184cm의 가드, 제스퍼는 190cm 가드다. 벨은 198cm 포워드 자원. 대표팀은 지난해 아시아선수권을 준비했을 때도 KBL 출신 외국인빅맨들을 불러 연습 상대로 활용했다. 하지만, 포지션이 빅맨에 한정돼 효과가 반감됐다. 대표팀 훈련 집중도와 긴장감을 끌어올리기 위해 외국인 빅맨들이 외국인 가드, 포워드들과 한 팀을 형성하는 게 좋다. 이런 환경은 알렉산더와 오코사 뿐 아니라 외국인연합팀의 전체적인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
▲ 스피드와 외곽슛은 의문사항
스피드와 외곽슛은 의문점이 남는다. 테일러를 비롯한 가드, 포워드들이 외곽슛이 썩 좋은 수준이 아닐 수 있다는 게 유재학 감독의 냉정한 평가. 유재학 감독은 지난 10일 전화통화서 “외곽슛이 약한 선수들이 들어오면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라고 했다. 대표팀이 아시안게임서 살아남기 위해선 월드컵과 마찬가지로 압박과 스위치 디펜스가 효율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외곽슛이 강한 상대와 맞붙어봐야 외곽수비 연습도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가드와 포워드들의 스피드도 점검해야 한다. 유 감독은 “발이 느릴 수도 있다”라고 했다. 외곽에서 움직이는 가드와 포워드들이 공수에서 발이 느릴 경우 그만큼 대표팀은 편해진다. 스파링파트너는 이길 수 있어도, 훈련효과는 떨어진다. 이렇듯 외국인연합팀 구성의 취지는 좋다. 그런데 직접 맞붙으면서 점검해야 할 부분이 많다. 아시안게임 준비를 위해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다.
[위에서부터 오코사, 알렉산더, 테일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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