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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1991년 일본 지바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 현정화(45)와 리분희(46)는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을 꺾고 남북 단일팀의 역사적인 우승을 이끌었다. 당시 중국은 단체전 9연속 우승을 도전하던 세계 최강의 팀이었다.
남북을 대표하는 '탁구 여왕'인 두 사람의 인연은 훗날 영화('코리아')로도 제작될 정도로 숱한 화제를 모았다.
두 사람은 올해 재회를 앞두고 있었다. 현정화는 2014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선수촌장을 맡았고 리분희는 조선장애인체육협회 서기장을 맡고 있어 대회 개막에 맞춰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었다. 둘다 장애인선수 단체장이었다.
23년 만의 재회로 화제를 모았지만 결국 이는 현실로 이뤄지지 않았다. 또 두사람 다 '교통사고' 때문이었다.
현정화는 지난 1일 새벽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오리역 부근 사거리에서 운전을 하다 택시와 추돌사고를 일으켰다. 당시 현정화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운전면허 취소 처분 기준을 훨씬 넘는 0.201%로 알려져 많은 이들의 질타를 받았다. 만취 음주운전이란 물의를 일으킨 현정화는 결국 선수촌장직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현정화는 조직위원회를 통해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맡은 바 소임을 다하고 싶었는데, 불미스러운 일을 일으켜 죄송하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리분희 역시 교통사고를 당해 한국을 방문하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 리분희는 지난달 25일 평양서 운전을 하던 도중 트럭과 충돌하면서 큰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목뼈가 부러질 정도로 큰 사고였다. 뇌진탕 증세까지 보여 병원에서 치료에 여념이 없다.
이번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대회를 통해 23년 전의 감동을 재현할 수 있었던 두 사람이었지만 결국 '사고'에 얽히면서 어긋난 일이 되고 말았다. 두 사람의 기구한 인연이 아닐 수 없다.
[현정화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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