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티포드의 복귀는 절반의 성공이었다.
LG 에버렛 티포드는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경기서 선발등판했다. 4⅓이닝 2피안타 5탈삼진 3볼넷 1실점한 티포드는 승패를 기록하지 않았다. 여전히 시즌 5승 6패. 총 82개의 볼을 던졌다.
티포드는 왼손 중지손가락이 찢어지는 부상으로 8월 12일 SK전(3⅓이닝 5자책 패전) 이후 56일만에 등판했다. 어깨 상태도 썩 좋지 않아 재활에 집중해왔다. LG가 6경기를 남긴 시점에서 시즌 아웃 가능성도 있었다. 그러나 양상문 감독은 경기 전 “아프지 않다면 복귀하는 게 맞다”라고 했다. 양 감독은 티포드 대신 장진용을 대체 선발투수로 준비시켰으나 티포드의 손가락 상태가 괜찮다고 판단해 선발등판 지시를 내렸다.
LG는 SK와 치열한 4위 다툼 중이다. 아직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된 게 아니다. 아프지 않은 외국인투수를 썩힐 이유가 없다. 또 양 감독 입장에서도 티포드를 실전서 확인하고 포스트시즌에 데려가는 게 더 나을 수 있다. LG는 SK 도움이 있어야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할 수 있지만, 일단 티포드 복귀는 당장의 4위 싸움과 함께 포스트시즌까지 염두에 둔 것이다.
56일만의 등판. 공백이 은근히 길었다. 실전 감각이 무뎌지지 않았을까. 더구나 손가락 끝이 찢어진 건 변화구 그립을 잡다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 확실히 투수에게 손가락 부상은 치명적일 수 있다. 여러모로 티포드의 7일 등판이 LG에 중요했다. 티포드도 올 시즌 삼성전서 2경기 1패 평균자책점 7.71로 부진한 걸 갚을 필요가 있었다.
티포드는 우려를 씻고 좋은 투구를 했다. 손가락 부상은 더 이상 없었다. 1회 야마이코 나바로, 박한이, 채태인을 삼자범퇴로 돌려세운 티포드는 2회 선두타자 최형우에게 볼카운트 3B1S서 140km 직구가 높게 형성되면서 선제 솔로포를 맞았다. 올 시즌 8번째 피홈런. 그러나 이승엽, 조동찬, 김헌곤을 다시 한번 연이어 돌려세웠다.
티포드는 3회 2사 후 나바로와 박한이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그러나 채태인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4회엔 1사 후 이승엽을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조동찬과 김헌곤을 잇따라 삼진으로 솎아냈다. 5회엔 1사 후 김상수에게 우전안타를 맞은 뒤 김선규로 교체됐다. 아직 몸 상태가 100%가 아닌 티포드가 이 고비를 넘기기 쉽지 않다는 게 양상문 감독의 판단이었다.
김선규, 윤지웅, 유원상이 5회를 깔끔하게 막아내지 못했으나 티포드의 자책점은 2점으로 확정됐다. 티포드는 4⅓이닝동안 무려 82개의 공을 던졌다. 투구내용은 좋았으나 소화한 이닝에 비하면 투구수는 많았다. 정황상 벤치와 티포드가 미리 80구 정도에서 강판을 약속한 듯하다. 그러나 손 끝 감각이 완벽하게 돌아왔다고 볼 수 없는 상황에서 삼성타선에 단 2안타만을 내준 건 고무적이다. 스트라이크를 49개 잡았고, 최고구속도 144km까지 나왔다. 커브와 컷 패스트볼로 승부했는데, 삼성 타선을 효과적으로 요리했다.
양상문 감독은 티포드를 잔여 경기서 불펜 대기시킨다고 했다. 몸 상태는 완벽하진 않더라도 정상에 가까워졌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에 대해선 이 경기만으로는 내다보기 힘들다. 때문에 LG로선 티포드를 좀 더 다각도로 실험해볼 필요가 있다.
[티포드.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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