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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울산 김진성 기자] “연패에 빠지면 안 되는데…”
SK는 올 시즌에도 여전히 강호로 분류된다. 그런데 시즌 초반 행보는 썩 좋지 않다. 12일 삼성과의 개막전 승리 이후 14일 오리온스전에 이어 16일 모비스전까지 연이어 패배. 1승2패다. 문경은 감독은 개막전 직전 “1라운드 초반에 치고 나가는 게 중요하다. 멤버 변화가 적기 때문에 조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나 계산과는 살짝 어긋난 행보.
SK는 여전히 매력적인 팀이다. 중심축 김선형이 대표팀 생활을 거치면서 파괴력이 더 좋아졌다. 기존의 강점에 약점이 보완됐다. 탄탄한 수비력을 갖춘 박승리와 이현석이라는 확실한 카드도 얻었다. 그런데 여전히 SK가 갖고 있는 약점도 있다. 불의의 악재도 맞이했다. 이런 점들이 모여 개막 초반 SK의 행보가 썩 좋지 않다.
▲ 승부처에서 2% 부족하다
그동안 SK의 장점은 승부처 박빙승부에 강하다는 것이었다. 김선형과 애런 헤인즈라는 확실한 무기를 갖고 있다. 이들의 의존도가 높은 게 약점이기도 하지만, 이들만한 날카로운 콤비도 KBL에 드물다. 그런데 올 시즌 초반에는 SK 고유의 강인한 승부처 응집력이 보이지 않는다. 개막전서는 삼성이 SK의 기습적인 풀코트 프레스에 스스로 무너진 경향이 있었다.
그런데 오리온스와의 홈 개막전, 이날 모비스전 모두 승부처를 버텨내지 못했다. 줄곧 끌려다니다 승부를 뒤집지 못하고 무너졌다. 일단 김선형이 잠잠했다. 2경기 합계 9점 8도움. 문 감독은 “좀 더 활동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대표팀에서 거사를 치른 이후 확실히 지쳤다. 김선형이 잠잠하면서 에이스 헤인즈의 분전이 시너지효과를 일으키지 못했다.
물론 4쿼터 중반 10여점을 극복하고 동점까지 만들었다. 후반전 주희정 투입이 주효했다. 시원스러운 외곽포는 많지 않았지만, 모비스 지역방어를 깨는 움직임을 보여줬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서 정상적 전력이 아닌 모비스가 실책과 집중력 난조 등 스코어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결과이기도 했다.
결정적으로 전반전 1가드 4포워드 시스템에서 상대 지역방어를 효율적으로 공략하지 못했다. 외곽포가 좋은 선수가 즐비한데 하이포스트에서의 볼처리가 매끄럽지 않았다. 또 승부처에서 손쉽게 공략당하는 3-2 드롭존을 대체하는 확고한 시스템도 아직은 정착되지 않은 느낌. 이런 점들이 결합해 승부처에서의 강인함이 약해졌다. 문 감독은 “승부처에서 응집력이 떨어진다. 선수들이 조급하다. 스스로 무너진다”라고 진단했다.
▲ 심스 부상
코트니 심스의 부상도 시즌 초반 발걸음을 무겁게 하는 부분. 문 감독은 “조직력이 다른 게 아니다. 헤인즈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다른 옵션을 강화하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문 감독의 올 시즌 구상에 심스는 중요했다. 하지만, 심스는 삼성과의 개막전서 발목을 다치면서 2~3주간 뛸 수 없다. 심스 대신 2012-2013시즌 kt와 삼성에서 뛴 브라이언 데이비스가 일시대체로 입단했다. 하지만, 객관적인 기량이 심스보다 떨어진다.
문 감독은 “심스는 골밑 장악력이 있다. 심스로 인해 외곽 공격이 더 잘 풀릴 수도 있다”라고 했다. 실제 SK는 이 부분에 대비해 많은 준비를 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선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없다. 여러 요인들로 승부처에서 응집력이 떨어진 상황. 돌파구를 열 수 있는 카드 하나가 사라졌다. 데이비스로 심스를 대체하기엔 무게감이 떨어진다.
▲ 어떻게 버틸까
중요한 건 지금부터다. 시즌은 길다. 당장 들이닥친 문제에 뾰족한 묘수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게 고민. “시즌 초반부터 치고 나가야 한다”라는 문경은 감독의 코멘트는, 그만큼 올 시즌에는 만만한 팀이 없다는 절박함에서 비롯됐다. 한 농구관계자도 “올해는 밑에서 깔아주는 팀(승수자판기 정도로 해석 가능)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때문에 SK의 진정한 경쟁력이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올랐다. 현 시점에서 완전하지 않은 조직력에 데이비스가 100% 녹는 건 쉽지 않다. 그래서 문 감독은 “데이비스에겐 확실한 역할을 부여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만리그에서 테스트를 받고 오느라 몸 상태는 나쁘지 않았다. 10분 이상 뛸 수 있다면 SK로선 대만족.
또한, 문 감독은 “지역방어라는 게 슛이 들어가지 않으면 결국 깨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실제 모비스전서 3점슛 13개 중 3개만 넣었다. 후반전서 주희정이 투입돼 볼 흐름이 원활해졌으나 아쉬움은 남았다. 상대 지역방어에 외곽슛 성공률을 높이는 건 지역방어를 깨는 세밀한 움직임과 정교한 패스 타이밍이 관건이다. 시즌을 치르면서 조금씩 보완해나가는 수밖에 없다.
[SK 선수들.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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