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KIA 타이거즈에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송은범이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는다. 2011년 이후 3년 만에 옛 스승인 '야신' 김성근 감독의 품에 안긴다는 점이 눈에 띈다.
한화 구단은 2일 "KIA 타이거즈에서 FA를 선언한 우완투수 송은범과 4년간 총액 34억원에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송은범은 지난해 5월 SK 와이번스에서 2대2 트레이드를 통해 KIA로 이적한 뒤 2시즌만 뛰고 유니폼을 바꿔입게 됐다. 그뿐만 아니라 2007년부터 2011년 중반까지 5시즌 동안 함께했던 김 감독과 3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됐다.
송은범에게 김 감독은 각별한 존재다. 동산고를 졸업하고 2003년 SK에 1차 지명을 받은 송은범은 큰 기대에도 불구하고 2006년까지 101경기에서 13승 13패 4세이브 8홀드 평균자책점 5.44로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 그러나 김 감독의 SK 사령탑 부임 첫해인 2007년 24경기에서 6승 3패 2홀드 평균자책점 3.01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고, 이후 2011년까지 꾸준히 3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했다.
특히 2009년 12승 3패 평균자책점 3.13을 기록하며 생애 첫 두자릿수 승리와 함께 전성시대를 열었고, 이후 2년간 보직을 가리지 않고 희생하며 8승 5패 8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2.30(2010년), 8승 8패 1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3.43(2011년)을 기록, 리그 정상급 우완투수로 자리매김했다. 김 감독과 함께한 5시즌 중 3차례나 통합우승의 영광을 누렸다. 2011시즌 중반 김 감독의 사퇴 이후에도 꾸준히 SK 마운드의 중심축 역할을 했고, 그 해 포스트시즌서는 투혼의 역투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2011년 말 팔꿈치 수술 여파로 2012시즌 20경기 등판이 전부였지만 8승 3패 평균자책점 4.15로 선방했고, 지난해 5월 6일 김상현, 진해수(이상 SK), 신승현이 포함된 2대2 트레이드를 통해 KIA로 둥지를 옮겼다. 전환점이 될 것이란 기대와는 달리 KIA에서 뛴 2시즌 동안 5승 15패 평균자책점 7.33이라는 초라한 성적만 남겼다. 제구가 몹시 흔들리면서 위력을 잃었다.
당연히 FA 계약에도 영향을 끼쳤다. 원소속 구단 우선협상 마지막 날인 26일 오후 송은범과 KIA의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협상 과정에서 금액 차가 컸다. KIA로선 2년간 부진했던 송은범에게 무작정 거액을 안겨줄 수도 없었다. SK시절의 위력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으니 그럴 만도 했다. 하지만 마운드 보강이 절실했던 한화는 달랐다. 송은범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갔고, 계약을 이끌어냈다.
송은범이 한창 위력을 떨친 기간에 김 감독과 함께했다는 점도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야신'과의 재회는 송은범에게 큰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김 감독을 무척 따랐던 송은범에게는 또 다른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일단 지난 시즌 막판 구위를 회복하며 한 줄기 희망을 보인 만큼 안정감을 찾는 게 우선이다. '독수리 군단'에 합류한 송은범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SK 와이번스 시절 송은범과 김성근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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