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2011년 프로 데뷔 후 1군 경력은 하나도 없다. 하지만 벌써부터 그의 2015시즌을 기대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2011 신인 드래프트에서 '깜짝 1라운드' 지명을 받고 SK 유니폼을 입었던 서진용이 돌아왔다. 지난 2년간 상무에서 군 복무를 수행한 서진용은 지난해 말 상무에서 제대한 뒤 소속팀 SK로 복귀했다. 최근에는 인천 문학구장에서 개인 훈련을 하고 있다. 지난 12일 서진용을 만났다.
▲ 깜짝 1라운드 지명, 부상으로 1군 등판 없이 상무 입대
SK는 2011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경남고 서진용을 지명했다. 깜짝 지명이라는 말이 많았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 투수로 전업한지 불과 1년도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진용은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3루수로 뛰었다. SK는 그의 '싱싱한 어깨'와 '강속구' 등 가능성을 보고 뽑았다.
서진용은 "고등학교 때 잘 던진 기억이 별로 없다. 그래서 드래프트장에도 가지 않았고 지명됐다는 것도 뒤늦게 알게 됐다. 만약에 뽑히더라도 중간 라운드나 뒤쪽에서 뽑힐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어깨가 아닌 무릎이 문제였다. SK는 서진용의 무릎에 금이 갔다는 것을 확인하고 첫 시즌을 맞이하기도 전에 수술을 선택했다. 결국 서진용은 수술에 이은 재활로 인해 첫 해에 아무 것도 보여주지 못했다.
그는 "(심)창민이나 (한)현희는 곧바로 1군에 올라가서 보여주는데 내 자신에게 아쉬웠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심창민은 경남고 동기동창이며 한현희는 1년 후배다.
2012시즌 종료 후 상무 입대가 전화위복이 됐다. 서진용은 지난해 39경기에 출전, 4승 2패 12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3.76을 기록하며 상무 불펜 한 축을 담당했다. 한 인터뷰에서 상무 박치왕 감독이 가장 기대되는 선수로 꼽기도 했다.
서진용은 "상무는 1군에 올라가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다. 자신의 운동만 하면 되는 것이 도움이 된 것 같다. 부족했던 것을 보완하는 계기가 됐다. 세게 던지는 것은 되니까 제구를 먼저 신경 썼다"고 전했다.
▲ 최고구속 155km… "160km 던져보고 싶다"
비록 1군 리그는 아니지만 상무에서 자리 잡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서진용이 상무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데에는 광속구가 있었다. 서진용은 상무 유니폼을 입고 155km까지 던졌다. 평균 구속도 150km에 이르렀다.
투수에게 구속이 모든 것은 아니다. 구속보다 제구가 더 중요하다는 시각이 보편화 돼 있다. 하지만 150~160km를 넘나드는 강속구는 야구 팬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하다. 또 상대 타자들을 위압할 수 있는 요소이기도 하다.
1992년생 젊은 선수인만큼 서진용도 구속에 대한 욕심이 있다. 그는 "스프링캠프에서 일단 무기를 하나 더 만들어야 할 것 같다. 완벽한 변화구를 더 하나 만들고 싶다"면서 "직구도 더 끌어 올려야 할 것 같다. 155km~160km 사이, 더 욕심 부린다면 160km까지 던져 보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현재 서진용은 패스트볼과 더불어 스플리터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서진용의 경우 본인이나 팀이나 선발보다는 불펜투수로 보고 있다. 더욱이 박희수가 부상으로 인해 시즌 초반에 출장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 시즌 허약했던 불펜 사정을 감안했을 때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성공적으로 소화한다면 지금까지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1군 서진용'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을 듯 하다.
서진용도 1군 무대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그는 "상무에 있을 때 SK 경기를 보면서 내가 저 자리에서 던지는 것을 상상도 하고 그려왔다"며 "처음에는 긴장이 많이 될 것 같다. 처음에 2군에 갔을 때도 긴장이 많이 됐다. 그래도 어디에서든 씩씩하게 하는 성격이라 금방 적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팀 복귀와 함께 등번호 '22번'을 달았다. SK에서는 전임 이만수 감독이 생각나는 번호지만 그의 선택에는 다른 이유가 있다. 미국이나 일본 야구를 보다보니 뛰어난 마무리 투수 중에 등번호 22번을 단 선수가 많아 선택했다는 것. 그의 꿈은 마무리 투수다.
그렇다고 한 번에 모든 것을 이루려는 것은 아니다. 서진용은 "부상 없이 1군에서 계속 자리 잡으면서 끝까지 있는 것이 올시즌 목표다"라며 "군대에 다녀온 뒤 첫 시즌인데 좋은 긴장감이 든다"고 말했다.
서진용이 150km를 웃도는 강속구를 바탕으로 '좋은 긴장감'을 결과로 연결시킬 수 있을까. 만약 서진용이 SK 불펜 한 축을 형성하게 된다면 외모와 실력을 모두 갖춘 또 한 명의 스타가 탄생할 듯 하다.
[SK 서진용. 사진=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SK 와이번스 제공]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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