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 충만한 전광인과 한국전력의 '봄 배구' 꿈

[마이데일리 = 강진웅 기자] “삼성화재까지 이기면서 상대팀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졌다. 아무리 강팀이라도 해볼 만 하고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최근 맹활약 중인 한국전력의 에이스 전광인이 밝아진 팀 분위기를 이어가 6연승 행진 중인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한국전력은 4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NH농협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18, 25-18, 25-22) 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한국전력은 파죽의 6연승을 질주하며 시즌 전적 16승 10패(승점 44)로 대한항공(14승 11패‧승점 43)을 제치고 3위 자리로 복귀했다.

특히 한국전력의 6연승은 V-리그 출범 이후 처음으로 기록한 것이다. 지난 1일 삼성화재를 풀세트 접전 끝에 꺾은 상승세를 이어가며 연일 최다연승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것.

이 같은 한국전력 돌풍의 중심에는 토종 거포 전광인이 자리잡고 있다. 프로 2년차인 전광인은 지난 시즌 신인왕을 받았지만 팀이 최하위에 머물며 포스트시즌을 경험하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외국인 선수 쥬리치가 제몫을 다 해주고 있고, 전광인이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자신의 생에 첫 포스트시즌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4일 경기에서도 전광인은 15득점, 공격성공률 68.18%를 기록하며 20득점을 기록한 쥬리치와 함께 팀의 완승에 큰 기여를 했다. 승리 후 전광인은 인터뷰실에 밝은 표정으로 들어왔다. 최근 밝아진 팀 분위기를 함께 느낄 수 있었다. 이 자리에서 전광인은 올 시즌 팀 성적 상승 비결로 외국인 선수 쥬리치의 합류를 꼽았다.

그는 “팀 분위기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며 “우리 팀이 사실 지난 시즌까지는 수비는 좋았지만 끝내줄 선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쥬리치라는) 든든한 라이트 공격수가 있어 심적으로 편해졌고 팀이 밸런스도 맞고 있다. 상대 공격을 받아내고 반격해서 얻는 득점이 팀 사기에 훨씬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광인은 지난 1일 프로배구 최강팀으로 꼽히는 삼성화재를 3-2로 꺾은 것이 선수들의 자신감 상승에 큰 기여를 했다고 밝혔다.

전광인은 “1일 경기 승리 후에는 다들 ‘와 이겼어’라고 놀라는 분위기였다”면서 “아무래도 1위 팀을 이기면서 상대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들었고, 아무리 강팀이라도 해볼 만 하다,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전광인은 최근 수비에서 존재감을 확실하게 보여주며 ‘디그 요정’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지난 1일 삼성화재전에서 팀내에서 쥬리치(36득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21득점을 기록했던 전광인은 수비에서도 맹활약했다. 당시 경기서 전광인이 기록한 디그만 무려 12개였다. 한국전력 신영철 감독이 5세트 막판 전광인이 결정적인 순간 받아낸 디그가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고 말할 정도였다.

이에 전광인은 “제가 요정은 아닌 것 같다”고 웃으면서 “블로커들이 바운드를 잘 시켜줘서 제가 편하게 수비를 할 수 있다. 리시브 연습과 수비 연습도 공격만큼 계속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광인은 성균관대학교 재학 시절부터 국가대표팀에 수시로 차출되며 비시즌 때도 제대로 쉬어본 적이 없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도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선발되는 등 체력적으로 힘들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전광인은 이 모든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앞으로 꾸준한 활약을 다짐했다.

전광인은 “사실 제대로 쉬어본 기억이 별로 없다”며 “대학 때부터 국가대표팀과 소속팀 경기를 같이 했다. 하지만 저를 찾아주는 곳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아픈 곳이 있어도 뛸 수 있다는 점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솔직히 연승이 안 끝나고 우승까지 했으면 좋겠지만 연승이 저희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나”라면서 “연승이 끝나더라도 그 다음을 이어 나가려고 준비를 할 것이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다졌다.

한국전력은 오는 9일 LIG손해보험, 12일에는 대한항공과 경기를 앞두고 있다. 치열한 3위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이 두 경기를 반드시 승리로 가져가야 한다. 전광인의 공수 맹활약 속에 탄탄한 전력을 선보이며 창단 후 첫 6연승을 달리고 있는 한국전력의 포스트시즌 꿈이 과연 실현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전광인.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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