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인천 강진웅 기자] 대한항공 점보스의 3위 탈환에 빨간불이 켜졌다. 허리 부상에도 불구하고 통증을 참고 팀의 승리에 기여하려 했던 마이클 산체스의 투혼도 소용이 없었다.
대한항공은 12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NH농협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1-3(22-25, 17-25, 26-24, 21-25)으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4위 대한항공은 3연패 수렁에 빠지며 14승 14패(승점 43)에 머물렀다.
이날 패배는 대한항공에게 뼈아팠다. 승리 팀인 3위 한국전력(승점 50)과의 격차가 승점 7점까지 벌어지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빨간불이 켜진 것. 게다가 5위 현대캐피탈(승점 43)과는 승점도 같아 대한항공은 4위 자리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한항공으로서는 절체절명의 위기였기에 이날 경기를 앞두고 가장 큰 관심사는 허리 디스크 판정을 받고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던 대한항공의 외국인 선수 마이클 산체스의 출전 여부였다. 산체스는 지난 5일 OK저축은행과의 경기 도중 허리를 삐끗하면서 본인이 벤치에 교체를 요청했다. 이후 정밀 진단 결과 허리 디스크 진단을 받고 지난 8일 현대캐피탈전에 나서지 못했다.
산체스는 아직 완전한 몸 상태는 아니었지만 이날 위기에 빠진 팀을 구하기 위해 출전했다. 경기 전 대한항공 김종민 감독은 “산체스에게 100%는 아니더라도 코트 안에서 너 스스로 조절할 수 있으니 뛰라고 했는데 본인도 최선을 다 하겠다고 했다”며 산체스의 출전 소식을 알렸다.
산체스는 부상 이후 허리 운동만 했고 공을 갖고 한 훈련은 단 하루뿐이었다. 하지만 산체스가 코트 안에 있는 것만으로도 분위기와 경기력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날 산체스는 출전을 결정했다. 그리고 산체스의 이날 활약은 패배에도 불구하고 눈부셨다.
산체스는 1세트부터 완벽한 몸놀림은 아니었지만 득점 행진에 가세했다. 산체스의 공격 횟수 자체가 이전보다 줄어든 상황서 대한항공은 신영수와 곽승석이 공격을 분담했다.
산체스는 1세트 블로킹 1개 포함 7득점하며 공격 성공률도 66.67%에 달하는 등 팀에 큰 보탬이 됐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20점대에 들어서 한국전력 전광인의 공격을 제대로 가로막지 못했고, 전광인에게 세트 막판 연속 4득점을 허용하며 첫 세트를 내줬다.
2세트 산체스의 플레이는 1세트에 비해 뚝 떨어졌다. 산체스는 2세트 들어 허리가 좋지 않은 상황서도 다이빙 디그를 시도하는 등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산체스는 1세트보다 스파이크 때 타점이 낮아지면서 전광인에게 두 번 연속 후위 공격이 차단되기도 했다. 산체스가 풀리지 않자 대한항공은 득점을 뽑아줄 선수가 부족해졌다. 결국 통증을 참고 뛰었던 산체스는 팀이 2세트 7-16으로 뒤지고 있던 상황서 공재학과 교체돼 나갔다. 그리고 분위기는 완전히 한국전력쪽으로 넘어가며 2세트는 완패를 하고 말았다.
1,2세트를 내리 내준 대한항공은 3세트 시작과 동시에 다시 산체스를 투입했다. 산체스는 김종민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잇따른 후위 공격 득점을 기록하며 공격에 힘을 더했다. 끈질기게 추격전을 펼친 대한항공은 15-17로 뒤진 상황서 곽승석의 퀵오픈과 산체스의 오픈 공격으로 17-17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대한항공은 한국전력과 동점을 거듭하며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다. 세트 중반 이후 산체스의 오픈 공격 득점이 큰 힘이 된 대한항공이었다. 그리고 산체스는 20-21로 뒤진 상황서 동점을 만드는 결정적인 서브 득점까지 기록했다. 대한항공은 결국 3세트 듀스를 만들었고, 듀스 상황서 곽승석의 결정적인 블로킹 득점이 나오며 3세트를 따냈다. 산체스는 부상에도 불구, 3세트에만 12득점 공격성공률 73.33%를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대한항공은 4세트 들어 앞선 세트들보다 조금 더 나아진 수비력을 선보였다. 산체스의 득점도 계속됐다. 하지만 산체스의 부상 투혼도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대한항공은 세트 초반 10-8로 앞서갔다. 그러나 한국전력이 쥬리치의 공격 득점과 서재덕의 서브 득점, 김종민 감독에게 레드카드까지 주어지며 벌칙으로 한국전력이 1점을 추가해 점수는 순식간에 14-11까지 벌어졌다.
이후 분위기는 한국전력의 차지였다. 한국전력은 전광인의 오픈 공격과 상대 범실로 상승세를 이어갔고, 이후 리드를 뺏기지 않고 4세트를 따냈다.
대한항공은 이날 산체스까지 투입하며 승리를 노렸지만 고비를 넘기지 못하며 3연패 수렁에 빠졌다.
[마이클 산체스.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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