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일본 오키나와 김진성 기자] 3개월만에 만났다.
2014년 한국시리즈서 뜨겁게 맞붙었던 삼성과 넥센. 24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 볼파크에서 약 3개월만에 재회한다. 정식경기가 아닌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의미는 작지 않다. 오키나와에서 수 많은 연습경기가 진행 중이지만, 두 팀은 이날 맞대결 이후 더 이상 오키나와에서 맞붙지 않는다. 스프링캠프 성과를 간접적으로 비교해볼 수 있는 유일한 기회.
삼성이 3개월 전 한국시리즈서 웃었다. 넥센을 제물로 사상 첫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통합 4연패를 달성했다. 넥센은 창단 후 첫 한국시리즈 패권에 도전했으나 한국시리즈 진출 자체에 만족해야 했다. 삼성은 올 시즌 사상 첫 통합 5연패를 노린다. 넥센도 한국시리즈 우승에 목표를 정조준했다. 서로를 넘지 못하면 올 시즌 정상 등극은 불가능하다.
▲훈련방식 대척점
삼성과 넥센은 올 시즌에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분류된다. 오프시즌 전력 공백이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선수층이 탄탄하다. 그리고 팀 운영 시스템에 안정감이 있다. 그런 두 팀의 스프링캠프 풍경은 정반대. 넥센은 10개구단 중 훈련량이 가장 적다. 염경엽 감독 부임 이후 계속 그랬다. 미국 애리조나에선 오전에 거의 모든 스케줄이 끝났다. 오후에는 각자 필요한 훈련을 자율적으로 진행했다.
삼성은 넥센과 대척점에 있다. 김성근 감독의 한화가 지옥훈련으로 유명하지만, 삼성 역시 스프링캠프 훈련 강도가 전통적으로 셌다는 게 야구관계자들 평가. 올 시즌의 경우 괌 캠프 일정이 예년보다 짧았지만, 강도와 효율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자율성도 스며들었지만, 그 속에 류중일 감독 특유의 철두철미함이 녹아있다. 이날 맞대결서 훈련방식 대척점에 있는 두 팀의 효율성을 간접적으로 비교해볼 수 있다.
▲전력 공백 어떻게 메울까
두 팀은 오프시즌 전력 누수가 있었다. 4연패 과정서 갖가지 이유로 선수들이 빠져나간 삼성. 이번에도 배영수와 권혁이 FA를 선언, 한화로 이적했다. 4~5선발과 롱릴리프가 가능한 자원. 왼손 원 포인트 릴리프 자원의 공백. 삼성은 이번 스프링캠프서 배영수와 권혁의 공백을 메우는 게 가장 중요한 과제. 현재 차우찬 백정현 정인욱이 치열한 5선발 경합 중이다. 삼성은 타 구단에 비해 왼손 불펜 자원이 많지만, 확실한 카드를 만드는 게 또 다른 숙제.
넥센은 메이저리그 피츠버그로 떠난 ‘거포 유격수’ 강정호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 마무리캠프서 다음 시즌 주전라인업을 완성하는 염경엽 감독은 유력 대체자로 윤석민을 지목했다. 여기에 김하성, 김지수 등이 경합하는 구도. 여기에 해묵은 과제인 토종 풀타임 선발투수 발굴작업 역시 올 시즌에는 구체적인 성과를 거둬야 한다.
이날 맞대결서 류중일 감독과 염경엽 감독의 고민과 해결 과정이 고스란히 그라운드에 묻어날 전망이다. 실질적으로 승패 그 이상으로 중요한 부분들. 특히 넥센의 경우 23일 SK전으로 오키나와 리그를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비로 취소되면서 삼성전이 타 구단과의 첫 연습경기. 애리조나에 가장 오래 머물렀던 넥센이 오키나와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전력 누수에도 불구하고 삼성과 넥센은 올 시즌 강호로 분류된다. 이날 맞대결을 통해 올 시즌 상위권 지형도를 간접적으로 내다볼 수 있다. 물론 류중일 감독과 염경엽 감독 모두 무리하게 승부수를 띄울 이유는 없다. 그럴 상황도, 시기도 아니다. 다만, 승부가 팽팽하게 이어질 경우 선수들이 경기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를 지켜볼 필요는 있다. 두 팀 모두 지난해 한국시리즈를 통해 성장했고, 그를 토대로 이번 스프링캠프서 보완 및 진화를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류중일 감독과 염경엽 감독(위), 지난해 한국시리즈 맞대결(가운데, 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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