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일본 오키나와 김진성 기자] “제대로 도전할 겁니다.”
넥센 서동욱은 국내에 얼마 남지 않은 스위치히터. 그러나 2013년 4월24일 최경철과 트레이드를 통해 넥센에 입단한 뒤 사실상 우투좌타로 뛰었다. LG 수비코치 시절부터 서동욱을 지켜본 넥센 염경엽 감독은 서동욱의 스위치히터 유지를 썩 달가워하지 않았다. 서동욱의 프로 통산 타율은 0.234. 어느 한쪽 타석에 제대로 집중해야 애버리지를 높일 수 있다는 게 염 감독 생각. 염 감독은 서동욱이 스위치히터를 하는 것보다 왼손타자로 경쟁력을 높이는 게 낫다고 봤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일본 오키나와 기노완 구장에서 만난 서동욱은 스위치히터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고 있었다. 서동욱은 “스위치 히터를 포기한 적은 없다. 언제부터 다시 시작한 것이라고 보는 것도 좀 그렇다”라면서 “항상 준비하고 있었다. 올 시즌에는 제대로 도전하겠다”라고 했다. 서동욱은 자신이 스위치히터로 경쟁력을 어필해야 넥센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본다.
▲우타자 서동욱의 홈런
서동욱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서 벌써 3개의 홈런을 때렸다. 25일 KIA전, 27일 KIA전, 28일 요코하마전서 연이어 1개씩 쳐냈다. 그런데 27일 KIA전서는 좌완 심동섭에게 오른쪽 타석에서 홈런을 뽑아냈다. 본래 이게 서동욱의 매력이다. 그는 LG 시절이었던 2008년 9월 25일 인천 SK전서 6,9회 연타석 홈런을 쳤다. 국내야구 사상 최초의 좌우연타석 홈런.
서동욱은 “오른손 부상이 염려돼 오른쪽 타석에 들어서지 않았다. 힘을 못 쓴 측면도 있었다”라고 했다. 보통 스위치히터의 경우 한 쪽 타석에선 장타 위주, 다른 쪽 타석에선 정확성 위주의 타격을 한다. 서동욱은 상대적으로 우타석에서 파워가 약했다. 좌타석에 비해 기술적인 약점도 많이 발견됐다. 그가 지난 1~2년간 우투좌타로 살아온 이유.
그러나 지난 비 시즌 부단히 근력운동에 매진했다. 서동욱은 “체력, 근력을 키웠다. 10kg이 찌면서 102kg”이라고 했다. 양팔 근육이 우람해진 게 눈에 띄었다. 27일 KIA전 우타석 홈런은 노력의 산물이었다. 그리고 서동욱이 스위치히터를 포기 하지 않았다는 증거물이기도 했다. 그는 좌우타석 모두 힘 있는 타격을 하는 게 목표다. 서동욱은 “최근 감독님과 면담을 마쳤다”라고 했다. 스위치타자로 살아가는 걸 허락 받았다고 봐도 될 듯하다.
▲주전에 도전한다
염 감독이 애당초 서동욱의 스위치히터 도전을 말렸던 건, 그가 어느 한 포지션에서도 주전을 꿰찬 시즌이 없었기 때문이다. 왼손타석에 집중해 타격 역량을 끌어올려야 주전경쟁에서도 유리하다고 봤다. 하지만, 서동욱은 “일단 백업으로 시작할 것이다. 그러나 주전선수들에게 도전할 것이다. 매년 스위치히터를 시도하다 멈췄는데, 올 시즌에는 다를 것이다”라고 했다.
특유의 멀티 포지션은 그대로 이어간다. 서동욱은 유격수 정도를 빼면 내, 외야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하다. 심지어 포수도 가능하다. 다만 서동욱은 “포수로는 안 나가는 게 최상”이라고 했다. 염 감독도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서동욱을 포수로 출전시키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서는 내, 외야수로 번갈아 출전 중이다.
스위치히터는 남들보다 2배 이상의 노력과 훈련량이 동반돼야 한다. 박종호, 이종열 이후 뚜렷하게 성공한 스위티치히터가 없는 건 이유가 있다. 그러나 서동욱은 고생길 속으로 스스로 들어갔다. 스위치히터로서의 파괴력이 한 단계 향상될 경우 멀티포지션을 무기 삼아 어느 포지션이든 주전경쟁을 할 수 있다는 게 서동욱의 계산이다. 잠재적으로는 넥센 전력 향상의 한 축이 될 수 있다.
[서동욱. 사진 = 일본 오키나와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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