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라틀리프 없는 모비스. 상상이 안 된다.
모비스 리카르도 라틀리프. 2012년 미국 미주리대학을 졸업한 센터. 200cm라는 애매한 신장이 발목을 잡았다. NBA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라틀리프는 KBL을 노크했다. 대학을 갓 졸업한 외국인선수를 선호하는 모비스 유재학 감독의 눈에 띄었다. 유 감독은 2012-2013시즌 외국인선수 드래프트 1라운드 6순위로 라틀리프를 지명했다.
당시만해도 파격이었다. 실제 뚜껑을 열어본 라틀리프의 기량은 그렇게 인상적이지 않았다. 신장 대비 기동력이 좋고, 파워는 빼어났다. 하지만, 기본적인 공격 테크닉이 좋은 편이 아니었다. 중거리슛도 불안했다. 모비스는 시즌 중반 LG로부터 로드 벤슨을 데려왔다. 벤슨은 2012-2013시즌, 2013-2014시즌 챔피언결정전 2연패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라틀리프는 사실상 세컨드옵션.
라틀리프는 벤슨이 떠나자 ‘괴물 모드’로 바뀌었다. 1일 현재 평균 29분4초간 20.2점(3위), 10.1리바운드(1위), 1.7블록슛(1위)을 기록 중이다. 유재학 감독의 조언에 따라 중거리슛을 장착했다. 모비스에서 3시즌을 보내면서 공격 테크닉이 많이 좋아졌다. 여기에 특유의 빠른 공수전환이 결합되면서 괴물센터로 진화했다. 기본적으로 라틀리프와 매치업되는 외국인 빅맨들은 수비력이 약하고, 기동력도 떨어진다. 실점 후 양동근의 아웃렛 패스에 이은 라틀리프의 속공 득점은 모비스의 확률 높은 공격루트.
KBL서 3년을 보내면서 공수 파괴력 자체가 좋아졌다. 더구나 올 시즌 모비스 전력은 불안한 부분이 많았다. 라틀리프를 도와야 할 함지훈은 부상 후유증으로 예년과 같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세컨드 옵션 아이라 클라크는 외곽 공격 성향 탓에 라틀리프만큼의 골밑 지배력을 뽐내지 못했다. 양동근과 문태영 역시 시즌 막판 체력저하 현상이 드러났다.
모비스는 시즌 막판 경기력이 뚝 떨어졌지만, 라틀리프는 꾸준했다. 아직 나이가 젊기도 하고, 또 모비스를 위해 헌신하는 마인드가 강하다는 게 모비스 관계자의 설명. 라틀리프마저 골밑에서 버텨내지 못했다면 모비스의 정규시즌 우승은 불가능했다. 모비스를 넘어 올 시즌 KBL서 가장 빼어난 활약을 펼친 1명이다. 당연히 정규시즌 MVP에 선정될 자격이 있다.
모비스는 2009-2010시즌 이후 5년만에 정규시즌, 챔피언결정전 통합우승을 노린다. 라틀리프의 활약이 전제조건이다. 플레이오프는 골밑 안정성이 경기력에 큰 영향력을 미친다. 다행히 함지훈의 경기력이 조금씩 좋아지는 추세다. 라틀리프만 상대 집중견제를 뚫어내면 된다. 정규시즌 우승을 실질적을 이끈 라틀리프. 모비스는 플레이오프도 라틀리프만 믿는다.
[라틀리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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