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김수미 필두로 신선한 캐릭터 인기'
'흐지부지된 여주인공 복수, 뒷심 부족 아쉬움'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높은 시청률에도 불구 이른바 '국민 드라마'가 되기에는 후반부에 힘이 빠진 MBC 주말드라마 '전설의 마녀'(극본 구현숙 연출 주성우)였다.
8일 40회로 종영한 '전설의 마녀'는 당초 36부작으로 기획됐으나 인기에 힘입어 4회 연장돼 마무리됐다. 극악무도한 악인이 등장하고, 인생이 바뀐 주인공들이 복수를 위해 고군분투하며, 이 과정에서 소소한 에피소드가 웃음을 준 전형적인 주말드라마의 구도를 답습했지만 특색 있는 캐릭터들이 지루함을 느낄 틈을 주지 않았다.
대표적인 캐릭터가 배우 김수미가 연기한 김영옥이었다. 네 명의 여주인공이 교도소에서 맞닥뜨린 인물인데, 김수미 특유의 거침없는 입담 덕분에 맛깔스러운 매력으로 살아 움직였다. 극 중 복권에 당첨돼 이야기 흐름에 빠질 수 없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당초 특별출연 격이었으나 영옥을 향한 시청자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주연급으로 급부상한 것만 봐도 김수미가 얼마나 큰 역할을 차지했는지 알 수 있다.
영옥 외에도 90년대 톱스타 배우 오현경과 이종원이 연기한 손풍금, 탁월한 커플은 시청자들의 웃음보를 도맡았다. 배우 변정수가 연기한 마주란은 밉지만은 않은 악역으로 사랑 받았다. 김수미는 물론 고두심, 박근형에 전인화, 박인환, 한지혜, 하석진까지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도 극의 중심을 단단하게 했다.
시청률은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자체최고시청률이 31.4%였다. 다만 29, 30회 때 2회 연속 31.4% 달성 이후 종영까지 10회 동안 이를 넘지 못한 채 정체기였다. 막판 스퍼트에 실패한 셈으로 후반부에 힘이 빠진 극본이 그 이유로 분석된다. 죽은 줄 알았던 수인의 남편 마도현(고주원)이 돌아오고 전개가 늘어진 것도 한 몫 했다. 특히 한지혜가 연기한 여주인공 문수인이 수동적인 캐릭터로 그려져, 마태산(박근형) 회장을 향한 복수의 과정에서 눈물만 하염없이 쏟아 시청자들을 답답하게 만든 게 큰 이유였다.
네 여주인공의 유쾌, 상쾌, 통쾌한 '전설(湔雪)'을 그리겠다는 제작진의 기획의도였으나 썩 통쾌하진 못했던 '전설의 마녀'였다. 시청률에 급급해 초반 기획의도에서 벗어난 이야기를 좇는 한국드라마의 병폐가 반복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진 = MBC 방송 화면 캡처-마이데일리 사진DB]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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