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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잠실학생체 김진성 기자] “두려움 없이 부딪혀봐라.”
9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 SK와의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만난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두려움 없이 부딪혀보라고 했다. 어차피 전력은 종이 한 장 차이다”라고 했다. 전자랜드는 SK에 전력상 근소하게 뒤진다. 골밑 높이, 개개인의 역량 모두 SK를 압도하지 못한다. 전자랜드는 6강 플레이오프 단골팀이지만, 단기전서 결정적으로 작용하는 제공권, 그로 인해 구사할 수 있는 전략전술의 약점으로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유 감독은 “문태종, 신기성 등 매년 베테랑 선수들이 빠져나갔지만, 알고 보면 우리 선수들도 6강 경험은 많다”라고 했다. 이어 “선수들이 단기전을 어떻게 치러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미친 선수가 나와주길 바란다”라고 했다. 전자랜드로선 기본적으로 개개인의 집중력과 많은 활동량으로 평균 이상의 전투력이 필요했다.
일단 이 부분은 제대로 통했다. 매치업에서 밀리는 전자랜드는 지역방어보다 맨투맨, 그리고 도움수비를 많이 사용했다. 대신 그만큼 리바운드를 많이 따낼 조건을 갖췄다. 전자랜드는 유 감독의말대로 두려움 없이 부딪혔다. 많은 리바운드를 따내 SK 공격기회를 억제했다. 또 공격에선 정영삼, 차바위 등이 스크린을 활용한 효율적 패스플레이로 수많은 3점포를 림에 꽂았다. 이 부분에선 상대적으로 SK의 외곽수비가 느슨했다.
공격이 풀리지 않은 SK는 2쿼터 초반 심스와 김선형-주희정 조합으로 나섰다. 특유의 1-4 시스템을 포기한 것. 대신 그만큼 전자랜드는 매치업에서 불리함을 극복했다. 포웰과 레더가 더욱 전투적으로 점수를 만들었다. SK는 지역방어도 써봤지만, 전혀 재미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SK는 3쿼터 초반 전자랜드가 잠깐 느슨한 사이 맹추격, 2점차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전자랜드 젊은 피들의 재능은 다시 한번 폭발했다 정효근과 정영삼이 스크린을 활용해 연이어 3점포를 넣었고, 엄청난 혼전 속에서 중거리 뱅크슛으로 마무리했다. 극심한 승부처에서 오히려 대담한 플레이로 대등한 승부를 벌였다. 베테랑 이현호는 4쿼터에 결정적인 외곽포를 연이어 작렬했다. 또한, 헤인즈가 부상으로 물러난 뒤 심스가 골밑에서 제공권을 장악했으나 레더, 포웰도 크게 밀리지 않았다.
결국 전자랜드가 SK를 잡았다. 그것도 15점차 완승. 단기전서 1차전 중요성은 엄청나다. 그 중요성을 모를 리 없다. 하지만, 단순히 전자랜드가 전투력만으로 경기를 이긴 건 아니다. 유 감독은 “정영삼, 이현호, 박성진 정도의 연차가 되면 더 이상 실력이 늘기 어렵다. 자신의 특기 발휘가 중요하다”라고 했고, 저연차 선수들에겐 “끝없이 자기 특기를 발휘하는 게 중요하다. 개별 포지션 랭킹 탑3에 들어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유 감독은 개개인의 테크닉을 끌어올리기 위해 장기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날 수 차례 나온 스크린에 의한 외곽 플레이는 노력의 산물이다. 차바위와 정효근의 무빙 3점포, 박서진과 정효근의 스핀무브에 의한 돌파는 그래서 인상적이었다. 엄청난 운동량과 테크닉 향상을 위한 노력이 곁들여진 산물. 전자랜드의 1차전 승리는 엄청난 의미를 지닌다. 단순히 단기전 선승이라는 상징성을 넘어서서, SK에 대한 엄청난 준비와 전투력이 융화된 결과다.
[차바위. 사진 = 잠실학생체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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