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두산은 불펜 재정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시범경기 최대 화두. 최근 몇 년간 두산을 괴롭힌 파트였기 때문. 올 시즌에도 변수가 많다. 지난해 메인 셋업맨 정재훈, 마무리 이용찬이 FA보상선수와 군입대로 빠져나갔다. 김 감독은 마무리 후보로 노경은, 이재우, 이현승을 내세웠다. 그러나 경험이 많은 이재우는 정재훈의 역할을 맡는 게 이상적이라고 봤다. 지난해 막판 선발로 돌아선 이현승은 5선발에 안착했다.
결국 김 감독은 노경은이 마무리를 맡고, 윤명준이 메인 셋업맨을 맡아주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곧바로 악재가 터졌다. 노경은이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막판 턱 관절 뼈에 부상했다. 윤명준도 예상보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김 감독은 두 사람에 대한 세심한 관리에 들어갔다. 어떻게든 1군 주요전력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두산 불펜에는 좋은 잠재력을 갖고 있는 자원이 수두룩하다. 하지만, 잠재력을 실전서 터트리지 못한 케이스가 많다. 시범경기서도 두산 마운드는 들쭉날쭉하다. 때문에 노경은과 윤명준의 행보는 매우 중요하다.
▲노경은 복귀 준비 시작
노경은은 지난해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3승15패 평균자책점 9.03. 본래 상체 위주로 공을 던지는 타입이었는데, 미세한 밸런스가 흐트러지면서 구위, 제구 모두 흔들렸다. 불펜으로 이동해봤지만, 더욱 망가졌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빠른 공을 갖고 있다. 체력을 보충하고, 제대로 몸을 만들 경우 1이닝 정도는 위력적으로 막아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 결국 마무리에 가장 가깝다고 봤다.
노경은은 부상 이후 한동안 죽 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고 한다. 김 감독은 “곧바로 5kg이 빠졌다”라고 했다.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어야 할 시기에 5kg이 빠지는 건 치명타. 김 감독은 서둘러 복귀하려는 노경은에게 “무리하지 마라”고 충고했다. 김 감독은 “노경은의 복귀는 시간이 꽤 걸릴 것이다”라고 했다.
두산 관계자는 “현재 노경은은 턱 주변 통증이 사라졌다. 식단 조절을 통한 영양 섭취와 근력 유지, 강화에 포커스를 두고 훈련을 진행 중이다”라고 했다. 가볍게 던지는 네트 스로잉은 가능하지만, 러닝이나 수영은 불가능하다. 몸을 격렬하게 움직일 경우 턱 관절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 또한, 투수는 투구 시 이를 악물고 던지기 때문에 턱 관절이 정상적이지 않을 경우 투구 밸런스에 악영향을 미친다.
두산 관계자는 “2군 담당 트레이너가 상태를 지속적으로 파악, 노경은의 컨디션에 맞는 체계적 훈련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일단 노경은이 부상을 털고 일어났다는 건 고무적이다. 그러나 여전히 복귀 시점, 보직은 알 수 없다. 어쨌든 노경은은 선발과 마무리가 모두 가능한 자원. 시즌 중반 기존 1군 투수들 중 부진 혹은 부상하는 케이스가 나올 경우 곧바로 대체 가능하다.
▲윤명준 다음주 첫 실전
노경은이 갑작스럽게 이탈하면서, 김 감독은 마무리를 윤명준으로 점 찍었다. 걸리는 대목이 있다. 윤명준은 지난해 불펜 마당쇠로 뛰었다. 정재훈이 메인 셋업맨으로 8회를 책임졌다면, 윤명준은 어떤 상황도 가리지 않고 전천후로 나섰다. 61경기, 무려 71⅔이닝을 소화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 무리한 부분이 있다”라고 했다.
미아쟈키에서 약간의 어깨 통증을 호소했다.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다. 투수라면 통상적으로 갖고 있는 수준. 그러나 마무리로 점 찍은 이상,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상황. 김 감독은 아직 윤명준을 시범경기에 내세우지 않았다. 아직 날씨가 춥기 때문에 굳이 무리하게 등판할 이유가 없다. 김 감독은 13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윤명준을 다음주 시범경기에 내세우겠다고 밝혔다.
대신 김 감독은 윤명준을 2군 연습경기에 내보냈다. 12일 함평 KIA전서 구원 등판. 1⅓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으로 홀드를 따냈다. 투구수는 18개, 직구 최고구속은 143km. 2군 전력분석원은 “제구가 좋았고, 밸런스도 괜찮았다. 가끔씩 빠지는 볼이 있었으나 전체적으로 안정된 피칭이었다”라고 했다. 윤명준은 “첫 실전등판이라 기록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가끔씩 빠지는 볼이 있었다. 밸런스가 아직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개막에 맞춰 컨디션을 계속 끌어올리는데 중점을 둘 것이다”라고 했다.
일단 김 감독은 윤명준을 다음주 시범경기서 활용해본 뒤 개막 엔트리 등록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만약 윤명준의 페이스가 좋지 않을 경우 대체 마무리는 물론, 불펜 필승조 구상도 수정을 가해야 한다. 김 감독의 노경은과 윤명준 관리. 초보 사령탑답지 않은 세심함이 돋보인다.
[노경은(위), 윤명준(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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