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청주 김진성 기자] 그들도 승자다.
KB는 WKBL 출범 이후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경험해보지 못한 유일한 구단. 27일 우리은행에 패배, 1승 후 3연패로 패퇴했다. 2011-2012시즌에 이어 3년만에 오른 챔피언결정전서 또 다시 무너졌다. 3년전과 이날 공교롭게도 모두 청주 홈에서 상대팀이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걸 지켜봤다. KB는 3년 전처럼 우리은행의 세리머니 속 씁쓸하게 코트를 빠져나갔다.
그러나 KB의 올 시즌은 충분히 성공적이었다. 올 시즌 들어가기 전 다크호스로 분류됐으나 실제 챔피언결정전까지 진출할 것이라고 본 전문가는 많지 않았다. 서동철 감독 부임 후 풀타임 두번째 시즌. 서 감독 특유의 다이내믹한 농구가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KB 특유의 화끈한 외곽포 위주의 농구는 청주 팬들의 사랑을 받기에 충분했다.
KB의 전력은 플레이오프서 탈락한 지난 시즌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지난 시즌 개점 휴업했던 정선화가 FA 자격을 얻어 하나외환으로 이적하면서 보상선수로 김보미를 영입했다. 그러나 백업 빅맨 김수연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 오히려 지난해보다 실제적 전력은 약간 떨어진 채 시즌을 맞이했다.
센터 없는 농구로 성공가도를 달렸으나 플레이오프서 신한은행에 패퇴했던 2013-2014시즌. 올 시즌에는 한 단계 도약했다. 플레이오프서 신한은행에 복수한 것 그 이상의 발전이 있었다. 비키바흐의 내실 있는 골밑 장악력을 극대화했다. 쉐키나 스트릭렌은 전반적으로는 신한은행 시절보다 눈에 띄지 않았으나 변연하와 함께 해결사 능력을 발휘, 고비마다 KB 승리를 이끌었다.
베테랑 변연하는 여전했다. 서 감독이 경험이 부족한 홍아란을 2번 슈팅가드로 돌리면서 1번 포인트가드 역할을 맡았다. 경기 중에도 1~2번을 오가며 경기운영, 해결사 역할을 도맡았다. 그 파괴력은 어지간한 팀의 3번 스몰포워드 그 이상. 정미란은 4번으로 뛰면서 상대 외국인선수 수비를 도맡았고, 공격에선 외곽에서 3점포마저 꽂았다. 강아정 역시 정확한 3점포를 바탕으로 KB 특유의 파괴력을 드높였다.
올 시즌 최고의 히트상품은 역시 홍아란. 귀여운 외모가 아닌 실력으로 당당히 인정받는 시즌을 보냈다. 서 감독이 부임하자마자 주전 가드로 기용된 홍아란은 올 시즌 한 단계 도약했다. 장기적으로는 KB를 이끄는 1번 포인트가드로 뛰어야 한다. 그러나 서 감독은 홍아란 특유의 공격적인 성향을 살려주기 위해 변연하를 1번으로 돌리고 홍아란을 2번 슈팅가드로 쓰는 시간이 길었다. 홍아란은 경기운영 부담을 덜고 특유의 돌파력과 정확한 외곽슛 능력을 발휘했다. 1대1 수비는 물론이고 지역방어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는 게 서 감독 평가. 가드치고 여전히 시야가 좁지만, 올 시즌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을 통해 좋은 경험을 했다.
서 감독은 높이가 낮은 팀의 한계를 깨고 KB를 챔피언결정전까지 진출시켰다. 남자농구에서 오랜 시간 코치를 역임했던 서 감독은 연구하고 노력하는 사령탑으로도 유명하다. 신한은행과의 플레이오프서 선보였던 1-1-3 지역방어는 KB에 특화된 수비. KB는 비록 통합 3연패 우리은행의 관록을 넘어서진 못했지만, 서 감독의 지도력을 발판 삼아 확실히 한 단계 도약했다.
KB의 미래는 밝다. 베테랑 변연하가 계속 중심을 잡는데다 기존 주전들이 다음 시즌에도 건재할 전망. 김수연이 돌아올 수도 있고, 퓨처스리그 우승을 이끈 심성영 김민정 김한비 등 젊은 선수들의 성장 역시 기대된다. 여기에 서 감독 특유의 지도력이 가미돼 팀 전력이 더 단단해질 여지가 충분하다. 올 시즌을 통해 신한은행과 함께 우리은행의 아성을 무너뜨릴 1순위로 자리매김했다. 비록 창단 첫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KB 역시 2014-2015시즌의 승자다.
[KB 선수들.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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