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지난 13일 개막한 제68회 칸 국제영화제가 중반전을 향해 가고 있는 가운데 총 19개의 경쟁작품 가운데 토드 헤인즈 감독의 레즈비언 로맨스 ‘캐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캐롤’은 1952년 겨울 뉴욕을 배경으로 백화점 직원 트리스(루니 마라)와 부유한 기혼여성 캐롤(케이트 블란쳇)의 사랑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둘은 만나자마자 스파크가 튀는 강렬한 감정을 느낀다. 과거에 레즈비언 관계를 가진 경험이 있는 캐롤은 트리스와 함께 휴가를 보내길 원한다. 20대 초반의 티리스는 캐롤을 멘토이자 연인으로 바라본다.
프랑스 현지에선 ‘캐롤’이 예민한 슬픔의 정서를 품고 있는 우아한 로맨스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특히 케이트 블란쳇의 뛰어난 연기에 대해 호평 일색이다. 내면의 슬픔을 삭이며 자신의 감정을 크게 드러내지 않는 침묵과 조용히 흘리는 눈물 연기가 영화의 격조를 높인다는 평이다. 호주 출신의 케이트 블란쳇은 2004년 영화 ‘에비에이터’로 아카데미상 여우조연상을, 2014년 ‘블루 재스민’으로 아카데미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연기파 배우이다. 그는 ‘캐롤’를 위해 상당한 분량의 레즈비언 관련 서적을 읽은 것으로 알려졌다.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은 코엔 형제와 ‘캐롤’의 상관관계도 관심이다. ‘캐롤’의 음악감독을 맡은 카터 버웰은 코엔 형제 영화를 주로 작곡해왔다. 아카데미 작품상을 비롯한 ‘노인을 위한 나라를 없다’를 비롯해 ‘시리어스맨’ ‘번 애프터 리딩’ ‘브레이브’ 등이 모두 카터 버웰의 작품이다. 카터 버웰은 ‘캐롤’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슬픔의 정서를 아름다운 선율에 담아냈다는 평을 받았다.
2013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작품은 압델라티프 케시시 감독의 ‘가장 따뜻한 색, 블루’다. 이 영화는 레아 세이두(엠마)와 아델 에그자르코풀로스(아델)의 격렬한 레즈비언 연기로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과연 ‘캐롤’이 ‘가장 따뜻한 색, 블루’에 이어 또 다시 레즈비언 로맨스로 황금종려상을 거머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7일(현지시간)‘캐롤’레드카펫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 케이트 블란쳇. 사진 = AFP/BB NEWS]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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