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홍성흔은 필요한 선수다."
18일 1군에서 말소된 두산 간판타자 홍성흔. 올 시즌 35경기서 타율 0.236 1홈런 16타점. 최근 5경기서도 19타수 1안타로 타격감이 매우 좋지 않았다. 사실 김태형 감독은 최고참 타자를 많이 기다려줬다. 잭 루츠가 부상으로 이탈한 뒤 꾸준히 4번에 기용하며 살아나길 기다렸다. 하지만, 17일 광주 KIA전을 끝으로 결단을 내렸다.
두산은 당분간 홍성흔 없는 중심타선을 꾸린다. 그런데 핵심은 여전히 홍성흔이다. 김태형 감독은 19일 우천 취소된 잠실 삼성전을 앞두고 "요즘 타격 밸런스가 좋지 않았다. 2군에 가서 여유를 찾았으면 한다"라고 했다. 이어 "(1군 중심타선에)필요해서 내렸다. 홍성흔은 팀에 필요한 선수"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2군행, 문책 아닌 배려
홍성흔의 2군행은 문책이 아닌 김 감독의 또 다른 배려다. 김 감독은 "성흔이를 1군에 두면서 연습도 시키고, 벤치에서 파이팅을 불어넣는 역할을 맡기는 것도 생각했다"라고 털어놨다. 보통 감독들은 주전타자가 극심한 부진에 시달릴 경우 이 방법을 택한다. 주전타자라고 해도 1~2경기 결장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김 감독은 홍성흔을 2군에 보냈다. 최소 열흘간 완전히 쓰지 않기로 했다. 김 감독은 "성흔이가 벤치에 앉아서 박수만 치면 뒷선으로 밀려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건 싫다. 성흔이는 팀에 필요한 선수다. 중심타선에서 자신의 역할을 해줘야 한다"라고 했다. 1군에서 어정쩡하게 벤치를 덥히느니, 깔끔하게 2군에서 조정기를 거치는 게 타당하다고 봤다. 김 감독은 홍성흔이 여전히 두산 타선의 중심이란 사실을 모두에게 알리고 싶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홍성흔의 2군행은 문책이 아닌 배려다.
홍성흔은 1군 선수단 이동일인 25일에 합류한다. 열흘도 아닌, 1주일 만에 1군에 올라오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두산은 26일부터 NC와 창원 원정 3연전을 갖는다. 홍성흔을 창원 원정에 동행시키겠다는 것. KBO리그 엔트리 운영 규정상 홍성흔은 28일 NC와의 3연전 마지막 경기부터 출전할 수 있다. 결국 김 감독은 홍성흔 정도의 베테랑이라면 일주일만에 재정비가 가능하다고 봤다.
▲4번-DH 활용방안은
두산 타선은 최근 기형적이었다. 상위타선과 하위타선은 강력하고 짜임새가 있었지만, 오히려 클린업트리오가 2% 부족했다. 홍성흔의 부진과 외국인타자의 부재로 100%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결국 타선의 전체적인 짜임새가 약간 떨어졌다.
홍성흔이 빠지면서, 타선에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다. 김 감독은 "김현수가 4번에 들어간다"라고 했다. 이럴 경우 당분간 중심타선은 민병헌, 김현수, 오재원 혹은 양의지로 꾸려질 것으로 보인다. 테이블세터에는 정수빈과 정진호, 하위타선은 최주환(허경민), 김재환, 김재호 등으로 꾸려진다. 개막전 라인업에서 핵심 타자가 2명이나 빠졌지만, 백업이 두꺼운 두산 야수진 특성상 무게감이 크게 떨어지진 않는다.
지명타자 활용에 따라 기용 선수 및 타순, 수비 위치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김 감독은 우천 취소된 19일 잠실 삼성전서 김현수를 4번 지명타자로 쓰고, 정진호를 외야수로 기용하려고 했다. 그러나 김현수가 좌익수로 들어가면 체력 안배가 필요한 양의지. 1루 수비력이 약간 불안한 김재환, 잔부상이 있는 민병헌 등도 지명타자로 나설 수 있다. 김 감독은 그동안 활용을 많이 하지 못했던 허경민, 내, 외야 수비가 동시에 가능한 김진형 등을 활용할 복안도 갖고 있다. 김 감독은 "지명타자는 체력 안배가 필요한 선수를 넣을 수 있다. 돌아가면서 사용하겠다"라고 했다. 이번 기회에 확실한 플랜B를 만드는 것도 의미가 있다. 까다로운 삼성과 SK를 상대로 제대로 검증 받을 수 있다.
물론 최상의 시나리오는 홍성흔과 새 외국인타자가 클린업트리오에 정상적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홍성흔 조건부 1군 말소는 김태형 감독의 또 다른 승부수다.
[홍성흔.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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