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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롱볼축구’를 바라보는 시선은 두 가지로 나뉜다. 잘 되면 효율적이라는 칭찬을 듣고, 안 되면 지루하다는 비난을 받았다. 올 시즌 루이스 판 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감독도 예외는 아니었다. 허나, 결과적으로 판 할 감독은 전자에 가까운 평가를 받으며 시즌의 끝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 시즌 관통까지 1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맨유는 프리미어리그(EPL) 20개 구단 중 3번째 많은 롱볼을 구사하고도 목표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획득하는데 성공했다.
영국 축구통계 업체 ‘옵타(OPTA)’에 따르면 맨유는 올 시즌 경기당 평균 79개의 롱볼을 시도했다. 37경기까지 맨유가 전방으로 때린 롱볼은 2870개에 달한다. 이는 전체 팀 중 3번째로 높은 숫자다. 맨유보다 롱볼을 많이 시도한 팀은 퀸즈파크 레인저스(2935개)과 번리(2922개) 뿐이다. 공교롭게도 이 두 팀은 강등이 확정됐다.
통계적으로 롱볼축구를 구사한 팀은 올 시즌 EPL에서 살아남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강등 3팀 중 2팀이 롱볼을 가장 많이 구사했다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그러나 맨유는 롱볼을 전략적으로 사용하며 빅4 진입에 성공했다. 물론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 맨유는 QPR, 번리보다 수준 높은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롱볼=강등’이라는 공식보다는 맨유의 롱볼 빈도가 왜 높아졌고 어떻게 그것을 활용했는지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감독마다 팀에 제시하는 해법은 다르다. 각자의 철학 속에서 답을 찾는다. 롱볼은 판 할이 맨유의 빌드업 과정에서 찾은 문제점에 대한 해답이었다. 올 시즌 맨유는 마이클 캐릭이 있을 때와 없을 때의 경기력이 큰 차이를 보였다. 문제는 캐릭이 없는 경기가 절반에 가까웠다는 점이다. 여기에 기대했던 앙헬 디 마리아는 점차 자신감을 잃어갔다. 판 할은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
판 할 감독은 공격을 단순화했다. 맨유는 유럽에서 가장 공중볼에 강한 사나이를 보유하고 있다. 바로 마루앙 펠라이니다. 판 할 감독은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조차 망설였던 펠라이니를 원톱 근처까지 전진시켰다.
맨유는 올 시즌 로빈 판 페르시와 라다멜 팔카오의 부진으로 전방에서 볼을 소유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웨인 루니도 훌륭한 공격수지만 볼을 등지는 플레이가 좋은 선수는 아니다. 펠라이니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줬다. 펠라이니의 가세로 맨유는 볼을 보다 쉽게 전방으로 이동시켰고 동시에 상대 센터백에게 부담을 줬다. 그리고 이 틈을 후안 마타, 안드레 에레라가 파고들었다.
판 할의 롱볼이 완벽했던 건 아니다. 펠라이니에 대한 의존도가 컸기 때문에 기복이 컸다. 맨체스터 시티전에선 최고였지만 반대로 에버튼전에서는 실망스러웠던 이유다. 그럼에도 맨유의 롱볼축구는 유의미했다. 판 할의 맨유는 퍼거슨의 마지막 시절(56%)보다 높은 평균 점유율(61.1%)을 기록했다. 짧은 패스의 숫자가 늘었고 정확도도 퍼거슨 감독이 있을 때와 비슷했다. 판 할은 답을 찾고 있다.
[사진 = AFPBBNEWS}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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