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강산 기자] 뼈아팠다. 너무나 뼈아팠다. 견제사 하나에 모든 게 뒤틀렸다.
한화는 26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3차전서 3-10 대패했다. 이날 패배로 2연패에 빠진 한화는 시즌 전적 23승 23패, 정확히 5할 승률이 됐다. 이용규가 가벼운 허리 통증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어느 정도 고전은 예상됐다. 그러나 기회가 없었던 게 아니다. 하필 견제사 하나가 너무나 중요한 순간에 나온 게 컸다.
상황은 이랬다. 한화는 1-4로 뒤진 4회말 조인성의 안타와 김회성의 볼넷, 주현상의 안타로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송주호의 1루수 땅볼로 득점에 실패했으나 1사 만루 상황은 계속됐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정근우 타석에 김태균 대타 카드를 꺼내 들었다. 만루 상황에 김태균. 2루 주자 주현상의 빠른 발을 감안하면 단타 하나만 나와도 한 점 차까지 따라붙을 수 있었다.
그런데 1루 주자 송주호가 임준혁의 견제에 걸려 횡사했다. 앞서 2루 주자 주현상도 이홍구의 재빠른 견제로 간발의 차이로 세이프돼 가슴을 쓸어 내렸다. 그런데 송주호의 견제사는 흐름에 찬물을 끼얹은 결정적 장면이었다. 무사 만루 상황이 순식간에 2사 2, 3루가 됐고, KIA의 선택은 고의4구였다. 굳이 김태균과 승부할 이유가 없었다. 결국 권용관은 2사 만루 상황에서 3구 삼진으로 물러났다. 무사 만루 무득점. 설명이 필요 없는 치명타였다.
그리고 한화는 와르르 무너졌다. 6회초 2아웃 이후 연이은 볼넷으로 1, 2루 위기를 자초했고, 강한울과 신종길, 김민우의 연이은 적시타로 3실점했다. 1-7이 되면서 사실상 흐름이 기울었다. 곧이어 김주찬의 스리런 홈런까지 터져 1-10이 됐다. 6회말 김회성의 솔로 홈런으로 뒤늦게 한 점을 만회했으나 한 번 벌어진 격차는 너무나 컸다. 9회말 무사 만루 기회에서도 최진행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한 점을 낸 게 전부였다.
한 번 기회를 잡았을 때 득점하지 못하면 흐름이 끊기곤 한다. 그런데 견제사 하나로 모든 게 꼬여버렸다. 대타 김태균 카드가 허무하게 날아간 게 결정적이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대량 실점하며 무너졌다. 기회 뒤 위기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점수 차는 8점이었으나 한 순간 흐름이 넘어갔다는 점에서 견제사 하나가 두고두고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김성근 한화 감독도 경기 후 "본헤드 플레이가 아쉬웠다"고 말했다.
[한화 이글스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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