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순위만큼 마운드의 변화도 심하다.
다시 1위에 오른 두산. 김태형 감독은 불안한 마운드에 적시에 변화를 주면서 잘 버텨내고 있다. 돌이켜보면 두산 마운드는 스프링캠프 때부터 크고 작은 변화가 많았다. 시즌 개막 이후에도 계속 변화가 일어났다.
긍정적인 변화도, 긍정적이지 않은 변화도 있었다. 예를 들어 스프링캠프 때 턱 관절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노경은 대신 시도한 윤명준 마무리 카드는 실패로 돌아갔다. 그러나 시즌 초반 더스틴 니퍼트의 골반 통증, 이현승의 손가락 부상 공백을 메운 진야곱 5선발 카드는 조금씩 안정감이 높아지고 있다.
▲유의미한 변화들
최근에도 두산 마운드에는 변화의 폭이 크다. 유네스키 마야가 퇴출되면서 곧바로 앤서니 스와잭을 영입했다. 노히트노런 이후 내리막 길이었던 마야의 퇴출은 전격적이었다. 스와잭 영입도 신속했다. 각종 입단 절차를 마치면 이번 주말에는 1군 등록도 가능하다. 어깨 충돌증후군을 호소한 니퍼트마저 1군에서 빠진 상황. 선발로테이션이 무너진 상황서 스와잭의 1군 등록이 곧 가능한 건 두산으로선 다행스럽다.
노경은의 마무리 고정, 이현승의 불펜 합류도 긍정적이다. 16일 대구 삼성전을 포함, 노경은이 몇 차례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긴 했다. 그래도 노경은의 마무리 합류 이후 불안했던 두산 불펜은 많이 안정됐다. 사실상 메인 셋업맨 역할을 하는 이현승의 복귀 및 불펜 가세도 결과적으로는 두산 마운드에 큰 힘이 됐다. 불펜에서 없어선 안 될 카드로 성장한 오현택도 든든하다.
선발로테이션에 구멍이 나면서 임시로 선발 등판한 허준혁의 깜짝 호투, 점점 좋아지는 진야곱 등 지금까지는 니퍼트와 마야가 동시에 빠져나간 공백이 그렇게 크게 느껴지진 않는다. 오히려 불펜이 좀 더 안정되면서 전체적으로 마운드 운영 시스템이 정돈된 모양새. 안정적인 위치는 아니지만, 두산은 기어코 선두를 탈환했다. 현 상황에서 큰 의미 없는 1위라고 해도, 간과할 성질의 것도 아니다.
▲그래도 희망적이다
여전히 불안한 부분은 많다. 허준혁과 진야곱은 여전히 검증된 카드라고 할 순 없다. 게다가 니퍼트의 공백기가 예상보다 길어질 조짐도 보인다. 시즌 막판 순위싸움, 포스트시즌서 절대적인 역할을 해야 할 니퍼트의 복귀를 무작정 서두를 수도 없다. 마야 대신 가세할 스와잭은 스펙은 화려하지만 미지의 인물.
이현승 정도를 제외하면 불펜에서 확실한 카드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오현택 함덕주는 여전히 경험이 부족하다. 마무리 보직을 내려놓은 윤명준이 최근 2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아직 확실히 살아나지 못한 부분도 찝찝하다. 이 부분은 실패 리스크를 안고 실전서 계속 부딪힐 수밖에 없다.
그래도 두산 마운드는 충분히 희망적이다. 김 감독이 초보 감독답지 않게 상황에 따라 적시에 변화를 주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의미 있다. 특히 최근 1군 메인 투수코치로 올라온 한용덕 코치가 두산 마운드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여전히 '~라면'이라는 가정이 붙지만, 궁극적으로 시즌 중반 이후 본격적인 순위싸움이 벌어질 때 니퍼트와 스와잭이 건강하게 가세하면 마운드는 급격히 안정될 가능성이 크다. 장원준과 유희관이 꾸준하게 활약하는 덕분에 최적의 선발진 구성도 가능하다. 노경은과 이현승이 불펜 필승조로 자리잡으면서 선발과 불펜의 시너지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아직은 승부처가 아니다. 두산 타선과 수비는 리그 상위 클래스. 마운드가 극심한 순위싸움이 벌어질 8~9월까지 지금처럼 많은 변화 속에서도 버텨내면서 좀 더 안정감을 높이면 대성공이다. 불안한 점도 있지만, 시즌 초반에 비하면 많이 좋아졌다. 희망도 보인다. 1위 탈환보다 더 중요한 부분이다.
[두산 마운드 교체 장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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