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제가 잘해서 한화에 도움이 됐어야 하는데…"
방출의 설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한화 이글스에서 웨이버 공시된 우완투수 정민혁은 애써 태연하려 애썼다. 하지만 아쉬움을 100% 감추진 못했다.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한 아쉬움이 무척 커 보였다.
한화 구단은 28일 오후 정민혁을 웨이버 공시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정민혁은 2007년 입단 후 8년 만에 정든 팀을 떠나게 됐다. 향후 거취도 아직 알 수 없단다. 웨이버 공시 발표 직후 정민혁과 연락이 닿았다. 그는 "점심시간 쯤 통보를 받았다"고 했다.
아쉬움이 크다. 팀에 도움을 주지 못했기에 더 그렇다. 정민혁은 "내가 잘해서 도움이 됐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개인적으로 아쉽다. 야구선수로서 팀이 이길 수 있게 힘을 보태야 하는데 도와주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정민혁은 기대주였다. 연세대 시절인 2006년 아마추어 선수로는 유일하게 도하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선발되면서 기대를 모았다. 2007년 데뷔 첫해 13경기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2011년 복귀했으나 이후 3시즌 동안 아쉬움이 더 컸다. 2012년 한 시즌 가장 많은 25경기에 등판, 1승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6.16의 성적을 남겼으나 2013년 3경기 등판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1군 단 한 경기에도 뛰지 못했다. 한화에서 남긴 성적은 53경기 2승 2패 2홀드 평균자책점 6.10.
정민혁은 "가장 잘했던 경기가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2012년 6월 3일 잠실 LG 트윈스전이다. 당시 정민혁은 9회 마운드에 올라 4이닝을 1피안타 3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 봉쇄했다. 정민혁이 꼽은 '가장 잘한 경기'다. 그는 "잘한 기억이 그때 밖에 없다. 내가 잘했다면 이렇게 되지 않았을 텐데"라며 아쉬워했다.
1983년생인 정민혁은 올해 한국 나이로 33세다. 지난 1월 일본 고치 스프링캠프 기간에 열린 홍백전에서 2이닝 퍼펙트를 기록하며 희망을 밝혔으나 1군 진입 기회는 없었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 13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7.32라는 성적만 남겼다. 돌아온 건 웨이버 공시, 쉽게 말해 방출 통보였다.
과연 정민혁이 새 둥지를 찾아 현역 연장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일단 일주일간 새 둥지를 찾지 못하면 올 시즌은 뛸 수 없게 된다.그는 "지금은 생각할 겨를이 없다. 차차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정민혁. 사진 =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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