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격세지감이다.
삼성 불펜, 특히 필승계투조의 위력은 예년만 못하다. 안지만이 허리 통증 이후 전반적으로 구위가 예년만 못한다는 평가가 많다. 임창용은 지난해보다는 확실히 낫지만, 정작 임창용까지 이어지는 과정이 불안하다. 여전히 삼성 불펜은 리그 정상급. 그러나 이젠 불펜 왕국이란 별명은 마침맞지 않다.
류중일 감독은 2일 목동 넥센전을 앞두고 "안지만-임창용 직전에 6~7회를 막아줄 투수가 마땅치 않다"라고 했다. 현재 안지만, 임창용 외에 삼성 불펜이 1군에서 활용할 수 있는 카드는 김현우 김기태(우완), 권오준 신용운(사이드암), 박근홍 백정현 임현준(좌완). 주말 LG와의 홈 3연전서 장원삼이 돌아오면 이들 중 1명은 빠진다.
▲격세지감
이들 중 확실한 필승조로 분류할 수 있는 카드는 박근홍 정도가 유일하다. 류 감독은 "근홍이도 최근 스트라이크와 볼 차이가 크다"라고 했다. 시즌 초반엔 길게 기용되기도 했지만, 최근엔 왼손 원 포인트로 활용된다. 나머지 투수들도 마운드에서 꾸준하게 호투하지 못하면서 류 감독의 눈도장을 받는 데 실패했다.
삼성 선발진은 리그 최강. 류 감독이 선발을 최대한 길게 끌고 가면서 안지만, 임창용 외에 다른 투수들을 경기 후반 리드 상황에 되도록 내보내지 않으려는 모습도 보인다. 하지만, 야구는 마음대로 풀리지 않는다. 선발투수가 안타를 많이 얻어맞고 조기에 강판될 수도 있고, 타자들의 분발로 경기 후반 타격전 속에서 박빙 승부가 이어질 때도 있다.
1일 목동 넥센전이 그랬다. 류 감독은 경기 중반 박근홍, 신용운 등을 내보냈으나 흔들리자 결국 안지만을 6회 도중 내보냈다. 당시 안지만은 2⅓이닝 동안 44개의 공을 던졌다. 올 시즌 최다 투구수. 안지만의 올 시즌 최다 투구가 역설적으로 빈곤해진 삼성 필승계투조를 대변한다. 류 감독은 "정현욱 권혁 오승환 배영수의 빈자리를 메우는 게 쉽지 않다"라고 했다. 정현욱 권혁 오승환까지 모두 있었던 시절에 비하면 올 시즌 삼성 불펜은 빈곤하다.
▲심창민 출격대기
부산 사직구장 불펜 문을 열다 왼손바닥에 부상한 심창민의 공백이 의외로 크다. 류 감독은 "안지만-임창용 앞에서는 창민이가 해줘야 한다"라고 했다. 심창민은 올 시즌 1승3패3홀드 평균자책점 4.10을 기록 중이다. 최근 1~2년간 부진하기도 했고 부상도 있었지만, 심창민만한 카드도 없는 게 현실.
류 감독은 "그나마 왼손이라 다행이다. 공을 던지는 손이 아니니 실밥만 풀면 곧바로 1군에 올릴 계획"이라고 했다. 류 감독은 현재 회복 중인 심창민에게 "왼손을 쓰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하라"고 지시한 상태. "러닝이나 캐치볼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라고 했다. 실제 심창민은 그렇게 복귀를 준비 중이다. 실밥을 풀고 왼손에 글러브를 끼는 데 지장만 없다면 1군 콜업은 시간 문제.
▲재활 3인방
류 감독이 장기적인 차원에서 기대하는 투수는 장필준, 정인욱, 이승우. 이들 중 1명이라도 후반기에 1군에 가세할 수 있다면 삼성으로선 대환영이다. 류 감독은 "만약 장필준이나 이승우가 올 시즌 올라올 수 있다면 일단 불펜"이라고 했다. 미국 무대에 도전했던 우완 장필준은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2차 1순위로 지명됐다. 류 감독이 그의 피칭폼을 보고 스카우트팀에 곧바로 영입 지시를 내린 일화는 유명하다. 장필준은 2013년 12월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현재 B.B 아크에서 성준 투수코치의 지도 속에 복귀를 준비 중이다. 장기적으로는 선발감이기도 하다.
정인욱과 이승우도 재활 중이다. 상무 시절이던 지난해 어깨통증으로 경기에 제대로 나서지 못했던 정인욱은 올해 스프링캠프에서도 구속 저하로 고생했다. 결국 다시 어깨 통증이 찾아왔고, 최근 다시 공을 잡기 시작했다는 게 류 감독 설명. 쓸데없는 가정이지만, 정인욱이 올 시즌 풀타임 선발로 뛰었다면 차우찬이 불펜에 잔류, 상대적으로 불펜이 더욱 탄탄해질 수도 있었다.
2012시즌 후 정현욱의 FA 보상선수로 LG에서 데려온 좌완 이승우도 류 감독이 여전히 기대를 버리지 않은 자원. 그러나 이승우는 아직 삼성 1군에서 단 1경기도 뛰지 못했다. 어깨 통증이 반복되면서 데뷔전 시기가 미뤄지고 있다. 그의 행보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승우 포함 재활 3인방에겐 '~라면'이라는 말이 달라붙는다. 그 라면을 없애야 삼성 불펜이 단단해진다.
[위에서부터 안지만과 임창용, 심창민, 정인욱.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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