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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슈바인슈타이거는 6번에 가장 어울리는 선수다”
‘스승’ 루이스 판 할(64) 감독과 ‘제자’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31)가 4년 만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재회했다. 판 할은 지금의 슈바인슈타이거를 있게 만든 장본인이다. 그는 바이에른 뮌헨 시절 측면에서 평범한 선수였던 슈바인슈타이거를 중앙으로 이동시켜 세계적인 수비형 미드필더로 변신시켰다. 슈바인슈타이거의 최고 재능을 끌어낸 건 바로 판 할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지난 시즌 최전방 원톱 못 지 않게 수비형 미드필더(6번) 부재에 어려움을 겪었다. 마이클 캐릭이 있을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어느덧 30대 중반을 향해 가고 있는 캐릭이 부상을 당하면 맨유는 삐걱댔다. 달레이 블린트는 볼을 전개하는데 미숙했고 안데르 에레라는 수비적으로 강하지 못했다.
판 할은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캐릭을 제외하면 우리팀에 6번 역할을 해줄 선수가 부족했다. 에레라에게 그 역할을 맡겠지만 그는 6번 포지션에 어울리는 선수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슈바인슈타이거는 판 할이 원하는 6번 역할을 해줄 완벽한 선수다. 2009년 슈바인슈타이거는 판 할의 지도 아래 한 시즌 49경기를 뛰었다. 측면에서 느린 스피드로 비난을 받았던 슈바인슈타이거는 중앙에서 90%에 육박하는 패스 성공률을 자랑하는 ‘패스마스터’가 됐다. 유럽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슈바인슈타이거의 장점으로 ‘패싱(passing)’을 꼽았다. 그밖에 장거리 슈팅과 키패스, 프리킥에도 능하다고 설명했다.
이후 유프 하인케스 감독 체제에서도 슈바인슈타이거는 팀의 핵심이었다. 4-2-3-1 포메이션에서 그는 포백 바로 위에 위치했다. 그의 옆에는 ‘박스 투 박스’형 미드필더 하비 마르티네즈가 짝을 이뤘다. 역할 분담은 확실했다. 슈바인슈타이거는 볼을 ‘점유’하고 ‘뿌려’줬다. 마르티네즈는 종적으로 크게 움직이며 슈바인슈타이커의 수비를 돕거나 전방으로 전진해 공격에 직접 가담했다.
슈바인슈타이거에게 6번은 완벽한 포지션이었다. 하지만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부임한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슈바인슈타이거가 고민 끝에 뮌헨을 떠나 맨유행을 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펩은 사비 알론소에게 6번 역할을 맡겼다. 그리고 슈바인슈타이거를 전진시켰다. 지난 시즌 막판 스리백 시스템에서 슈바인슈타이거는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와 토마스 뮐러 뒤에 섰다.
맨유에서 슈바인슈타이거는 자신이 원하는 위치에 설 것이다. 그를 도와줄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도 풍부하다. 기존의 마루앙 펠라이니, 블린트, 에레라에 ‘프랑스 출신’ 모건 슈나이덜린까지 추가됐다. 유기적인 전술 변화에 능하다. 뮌헨서 스리백과 포백을 모두 경험했다. 지난 시즌 스리백 전술에 실패했던 판 할은 슈바인슈타이거를 통해 이를 다시 시도할지도 모른다.
[사진 = AFPBBNEWS/ 유투브 영상 캡처]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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