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청주 강산 기자] 단순히 인생경기로 치부할 수 없다. 준비된 선수다.
장운호는 올 시즌 한화 이글스가 자랑하는 히트상품.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기량을 인정받았고, 1군 16경기에서 타율 3할 4푼 2리(38타수 13안타) 2홈런 5타점, 출루율 4할 1푼 9리로 활약 중이다. 특히 지난 14일과 15일 청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타율 8할(10타수 8안타) 1홈런 2타점 4득점 맹활약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최근 3경기 연속 2번 타자 우익수로 나서며 입지를 넓혀 가고 있다.
장운호는 2013년 신인드래프트 6라운드에서 한화의 지명을 받았다. 입단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정훈 한화 퓨처스 감독이 그를 주목했다. "타격과 수비 센스가 좋다. 퓨처스팀 붙박이 4번 타자로 내보내면서 물건 한번 만들어 보겠다"고 공언했다. 이 감독의 혹독한 조련을 거치며 1군에서 통할 수 있는 선수로 성장했다. 입단 당시 내야수였던 그는 외야로 전향하면서 확실한 포지션을 갖게 됐다. 올해는 출전정지 징계를 받은 최진행의 빈자리를 잘 메워주고 있다.
입단 첫해인 2013년 11경기 타율 3할(20타수 6안타) 4타점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데뷔 첫 홈런을 터트리는 등 39경기 타율 2할 6푼 6리(64타수 17안타) 1홈런 7타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막판 삼성 서동환의 공에 머리를 맞아 부상했지만 금방 털고 일어났다. 입단 초기에 헤드샷을 경험하면 몸쪽 공에 위축되곤 하는데, 트라우마는 전혀 없어 보인다. 오히려 간결한 스윙으로 몸쪽 공도 문제없이 공략해내고 있다. 입단 첫해 코치진의 번트 지시에 "한 번 쳐보겠다"고 한 뒤 2루타를 때려냈던 장운호의 근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
특히 지난 15일 청주 롯데전은 장운호에게 잊지 못할 경기다. 선제 솔로 홈런과 2루타 3개 포함 데뷔 후 한 경기 최다인 5안타를 몰아쳤다. 하루 전인 14일 자신의 종전 한 경기 최다 타이 3안타를 때려낸 지 하루 만에 기록을 새로 썼다. 사이클링히트에 3루타 하나가 부족했다. 비록 팀은 10-12로 패했지만 장운호의 맹타는 한화 입장에서 무척 반가운 일. 특히 안타 5개 모두 타구 질이 아주 좋았다. 정확하고 간결한 스윙으로 공을 띄웠다. 4, 5번째 타석에서 만들어낸 2루타는 라인드라이브로 쭉쭉 뻗었다.
수비에서도 안정감을 자랑한다. 우익수로 13경기, 91이닝을 소화했는데 실책은 하나도 없다. 지난 10일 잠실 LG전에서는 9회말 승부처에서 호수비 2개로 팀을 구했고, 15일에도 5-10으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롯데 정훈의 우중간을 가를 듯한 타구를 건져냈다. "센스가 좋다"는 이 감독의 말이 딱 맞다. 스스로도 "수비에 나가면 더 집중하게 된다"며 마음을 다잡는다.
김성근 한화 감독도 스프링캠프 때부터 장운호를 지켜보며 "재능이 있는 선수"라고 했다. 7월 초반 7경기에서 12타수 무안타 극도의 부진에 시달렸으나 최근 3경기에서는 13타수 9안타(타율 0.692) 대폭발. 장운호는 "최근 김성근 감독님과 특타를 했다. 간결하게 스윙하면서 컨디션이 올라온 것 같다. 큰 욕심을 내기보다 지금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싶다"고 했다. 지금 장운호는 단순히 공백을 메우는 수준이 아닌 팀 전력에 어마어마한 플러스가 되는 카드다.
장운호의 최근 2경기 맹타를 두고 '인생경기'라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장운호는 준비된 선수다. 천천히 한 계단씩 올라가고 있다. 잠재력을 끌어내는 건 본인 몫이다. 그는 "부족한 주루와 수비 동작도 보완해서 더 좋은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장운호의 맹활약, 올해 한화 야구를 보는 또 다른 재미다.
[한화 이글스 장운호. 사진 =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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