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솔직히 염려됩니다."
두산은 10개구단 중 가장 많은 14경기가 9월 13일 일정 이후로 밀렸다. 올 시즌 우천취소를 가장 많이 경험했다. 확실한 건 시즌 막판 두산의 일정이 가장 빡빡할 것이라는 점. 상위권 순위다툼에 엄청난 변수다. 두산 내부적으로도 너무 많은 경기가 뒤로 밀리면 좋을 게 없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23일 인천 SK전을 앞두고 "솔직히 염려된다. 경기가 더 이상 취소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하지만, 두산은 더 많은 경기가 우천 취소될 수 있다. 최근 8~9월에는 태풍, 게릴라성 폭우 등이 자주 내린다. 장마철이 끝나간다고 해서 안심할 수 없다. 김 감독도 "예전에는 장마철에만 3~4일 경기하지 못했는데 최근에는 8~9월에도 비가 많이 내린다"라고 우려했다.
▲월요일 경기 혹은 DH를 치른다면
KBO는 11월 8일 개막하는 프리미어12 준비를 위해 한국시리즈를 10월 31일까지 끝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결국 8월부터 월요일 경기를 시행할 가능성이 크다. 이 부분은 현장에서도 받아들이는 분위기.
사실 두산이 우천취소 경기가 가장 많이 남은 것과 월요일 경기 시행의 직접적인 연관관계는 없다. 8월부터 시작할 가능성이 큰 월요일 게임은 토~일요일 2연전 중 1경기가 비로 취소될 경우에 한해서만 치러지기 때문. 지난해에도 인천 아시안게임 휴식기 관계로 금~일 주말 3연전 중 1경기가 취소됐을 때만 월요일 경기를 진행했다.
다만, 두산으로선 잔여일정이 걱정스럽다. 아무래도 가장 많은 14경기가 남아있고, 8~9월에 추가로 취소되는 경기가 발생한다고 볼 때 잔여일정 때 월요일 경기를 다른 구단보다 많이 치를 가능성이 있다.(올 시즌 우천취소 페이스를 볼 때 KBO가 잔여일정 때 월요일 경기를 편성할 가능성이 크다.) 최악의 경우 더블헤더를 치를 가능성도 있다. 역시 확률적으로 두산 경기가 더블헤더로 편성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
▲두산, 불리할 것 없다
김 감독도 두산의 잔여일정이 빡빡한 건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한다는 견해. 그러나 "더블헤더는 피하고 싶다"라고 했다. 다른 현장 감독들과 비슷한 의견. 그런데 두산의 전력을 보면 빡빡한 잔여 일정으로 월요일 혹은 더블헤더를 치른다고 해서 그렇게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 일단 다른 팀보다 주전급 백업 야수들이 조금 더 많다. 타자들의 체력 안배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
마운드는 8월 초 더스틴 니퍼트가 복귀하면 기본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이 6명(니퍼트, 장원준, 유희관, 앤서니 스와잭, 허준혁, 진야곱)으로 늘어난다. 김 감독은 니퍼트 복귀와 동시에 진야곱을 불펜으로 돌릴 계획. 올 시즌 내내 허약했던 불펜진을 강화하면서 선발진도 정비하는 효과를 노린다. 그런데 8월 이후 월요일 경기가 성사되거나 잔여일정 때 월요일 경기 혹은 최악의 경우 더블헤더가 걸리면 1주일에 최대 6명 정도의 선발투수가 필요하다. 그럴 경우 두산은 강점이 있다. 다시 진야곱을 선발로 돌리면 된다. 김 감독은 "야곱이의 경우 선발과 불펜을 오간다고 해서 그렇게 흔들리는 스타일은 아니다. 피칭 자체에 여유가 생겼다"라고 했다. 물론 가장 많은 잔여일정을 소화하면서 불안감이 남아있는(시즌 초반보다는 많이 좋아진) 불펜진 운영은 확실히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 부분은 선발투수들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면서 극복해야 한다.
그리고 시즌 막판 또 하나의 걱정거리는 양의지(포수), 김재호(유격수) 등 주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포지션의 체력관리. 김 감독은 "사실 우천 취소가 가장 많이 되면서 선수들이 체력을 세이브한 부분도 있었다. 그러나 시즌 막판 일정이 빡빡해지면 의지나 재호의 체력 관리가 가장 중요할 것 같다"라고 내다봤다.
두산은 월요일 경기를 치르든 최악의 경우 더블헤더가 도입되든 시즌 막판을 가장 바쁘고 힘들게 보내야 할 운명이다. 김 감독의 대처능력과 두산 야구의 저력이 시험대에 오른다. 올 시즌 농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부분이다.
[두산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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