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강산 기자] "타순이 어디든 상관없다. 나는 내 역할을 할 뿐이다. 경기에 나가는 자체로 재미있다."
롯데 자이언츠 짐 아두치가 말했다. 그는 타순에 상관없이 제 역할을 해냈다. 이날 전까지 1번 타순에서 타율 2할 8푼 6리(203타수 58안타) 13홈런 37타점, 2번에서 3할 1푼 3리(32타수 10안타) 2홈런 5타점, 3번에서는 3할 2리(53타수 16안타) 2홈런 13타점을 기록했다. 상위타순 어디에 배치되든 제 몫을 충분히 했다. 이번에는 팀 타선의 중심인 4번 타순에서 또 해냈다. 20(홈런)-20(도루) 달성도 눈앞에 뒀다.
아두치는 24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전에 4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4타점 2득점 1도루 맹활약을 펼쳤다. 아두치로선 후반기 3경기 부진(10타수 2안타)까지 털어냈다는 점이 고무적이었다. 이날 홈런과 도루 하나씩을 추가한 아두치는 20-20 클럽에 홈런과 도루 2개씩 남겨놓았다. 남은 경기에서 기록 달성 가능성은 충분하다.
첫 타석은 아쉬웠다. 1회초 2사 1루 상황에서 KIA 임준혁의 7구째 118km 커브를 잘 밀어쳤으나 좌익수 나지완의 호수비에 걸렸다.
2번째 타석에서 해냈다. 팀이 1-1 동점을 만든 3회초 1사 2, 3루 상황에서 상대 전진수비를 뚫고 중전 적시타를 터트려 3-1 리드를 안겼다 임준혁의 초구 130km 포크볼 실투를 놓치지 않고 받아친 집중력이 돋보였다.
3번째 타석에서도 추가점에 힘을 보탰다. 5회초 무사 2루 상황에서 희생번트로 황재균을 3루에 보냈다. 곧이어 터진 최준석의 중전 적시타로 롯데는 4-1로 달아났다. 사실 4번 타자와 번트는 그리 어울리는 조합이 아니다. 하지만 아두치는 달랐다. 상위타순 어디서든 뛰어난 작전수행 능력을 선보였던 그다. 추가점이 필요한 순간에 희생번트로 적잖은 힘을 보탠 것.
7회초 4번째 타석에서 한 방이 나왔다. 무사 1루 상황에서 김태영의 초구 133km 바깥쪽 높은 패스트볼을 걷어올려 가운데 담장을 넘는 투런 홈런으로 연결했다. 바깥쪽 공을 잡아당겨 담장을 넘긴 아두치의 힘이 돋보였다. 비거리 125m 대형 홈런. 롯데가 6-1까지 달아난 순간이다.
롯데 계투진이 위기를 자초했다. 7회말 김승회와 김성배가 단숨에 5실점하며 6-6 동점을 허용한 것. 만약 동점 허용 없이 경기가 끝났다면 결승타, 쐐기포 모두 아두치의 몫이었는데, 이는 일순간에 날아가고 말았다.
하지만 아두치가 그냥 물러설 리 없었다. 9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에반 믹을 상대로 좌전 안타를 뽑아낸 뒤 2루를 훔쳤다. 올 시즌 18번째 도루. 최준석의 1루수 땅볼을 틈타 3루에 안착한 아두치는 강민호의 우익선상 2루타로 홈을 밟았다. 비록 롯데는 9회말 3실점하며 8-9 역전패에 울었다. 하지만 아두치의 활약은 분명 인상적이었다.
그야말로 팀이 필요할 때마다 값진 타점과 득점을 보탰다. 그러면서 롯데의 창단 첫 20-20 주인공 등극을 눈앞에 뒀다. 롯데는 프로 출범 원년인 1982년부터 20-20을 달성한 선수가 단 한 명도 없었다. 아두치가 첫 번째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무척 크다.
[롯데 자이언츠 짐 아두치.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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