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프로농구. 어쨌든 12일 막을 올린다.
5개 구장에서 일제히 열린다. 오후 2시 모비스와 동부의 공식개막전과 함께 SK-KCC(잠실학생, 2시), 오리온스-KGC(고양, 2시)전이 동시에 열린다. 이후 전자랜드-KT(인천, 4시), LG-삼성(창원, 6시)전이 연이어 진행된다. 6라운드 54경기라는 기본 틀은 같지만, 세부적인 부분에서 변화가 많다. 외국선수제도가 바뀌었고, 규칙도 FIBA룰에 좀 더 가까워졌다. 1라운드에는 대표팀 차출 변수도 있고, 경기 스케줄도 조금 바뀌었다. 심지어 신인은 시즌 중반부터 가세한다. 결정적으로 불법도박 파문으로 전력이 손실된 팀이 적지 않다. 이런 점들을 모두 감안할 때, 10개 구단의 키 플레이어는 누구일까.
▲함지훈(모비스)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문태영이 퇴단한 모비스. 양동근과 함지훈 중심의 팀으로 재편됐다. 그러나 유재학 감독은 더 이상 양동근과 함지훈에게 의존하는 컬러도 지양하기로 했다. 장기적 차원에서 전준범, 송창용, 배수용 등의 기량을 끌어올리겠다는 게 유 감독 계산. 프로아마최강전, 아시아 프로농구 챔피언십서 확인한 결과, 함지훈은 가드 역할은 물론, 본연의 4번 역할도 해내고 있다. 승부처에서 해결할 수 있는 확실한 득점원이 빠져나간 점, 1라운드에 양동근이 없다는 점, 전 포지션 백업이 강하지 않다는 걸 감안하면 함지훈은 지난 시즌보다 좀 더 존재감을 드러내야 한다.
▲허웅(동부)
동부는 전통적으로 가드 포지션이 취약하다. 지난해 입단한 허웅은 동부의 약점을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로 꼽혔다. 좋은 패스 센스를 갖고 있었고, 수준급 돌파력과 속공 해결능력을 보유했다. 그러나 경기를 조율하는 능력은 부족했다. 동부는 박지현의 노쇠화로 포인트가드 난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김영만 감독은 올 시즌 허웅에게 포인트가드 역할을 많이 주문할 예정이다. 대표팀에서 돌아온 윤호영은 규정상 1라운드에 뛸 수 없다. 허웅이 동부의 중심을 잡아야 한다.
▲양우섭(LG)
LG는 올 시즌 전력이 많이 떨어졌다. 김종규가 1라운드에 자리를 비우는 건 그렇다고 쳐도, 김시래의 군입대 공백, 유병훈의 불법도박 징계가 너무나도 뼈 아프다. 타고난 스코어러 트로이 길렌워터가 가세했지만, 전체적인 전력 짜임새가 좋은 편이 아니다. 수비력이 좋은 양우섭은 올 시즌 공격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야 한다. 동시에 공격조율도 직접 해내야 한다. 부담감이 많겠지만, 본인과 LG의 미래를 위해 이겨내야 한다. 양우섭이 무너지면 LG는 암울해진다.
▲안드레 스미스(전자랜드)
안드레 스미스는 미지의 인물이다. 여전히 공식적인 경기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올해 1월 무릎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다. 그는 198cm의 포워드다. 골밑 공격 기술이 대단히 뛰어나다는 평가다. 골밑이 허약한 전자랜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전자랜드는 차바위가 군입대했지만, 외곽 자원은 여전히 상대적으로 풍부하다. 결국 관건은 스미스가 언제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몸 상태를 갖추느냐다. 여전히 골밑이 강하지 않고, 승부처에서 확실한 스코어러가 부족한 전자랜드로선 어떻게든 스미스가 빠르게 KBL에 스며들길 바랄 뿐이다.
▲이승현(오리온스)
이승현의 기량은 일취월장하고 있다. 대표팀에서 두 차례 낙마하면서 외곽수비력과 3점슛 능력을 끌어올렸다. 단 기간에 특정 분야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건 결코 쉽지 않다. 그는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고 리그 최정상급의 파워포워드로 거듭났다. 프로아마최강전서 이승현 특유의 효율성은 여전했다. 오리온스 입단 1년만에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장재석이 불법도박으로 빠져나가면서 선수들이 넘치는 오리온스에도 '풍요 속의 빈곤'이란 말이 마침맞게 됐다. 확실한 빅맨이 없는 상황. 이승현의 리바운드, 골밑 수비 센스가 좀 더 팀 경기력의 향상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정석(SK)
SK는 갑작스럽게 김선형을 잃었다. 1라운드 공백은 예상했지만, 불법도박에 연루되면서 더 오래 결장할 가능성이 생겼다. 백업 포인트가드 주희정을 삼성에 보냈지만, 그래도 이정석을 받아왔다. 그는 지금도 경기운영, 패스 센스, 외곽슛 등에서 수준급 기량을 갖고 있다. 기복이 심한 측면도 있지만, 올 시즌에는 최소화해야 한다. SK는 박상오를 KT에 보냈고 최부경이 군입대했다. 대신 영입한 이승준과 이동준 형제는 수비력이 약하다. 전체적으로 팀 전력의 유기성이 떨어질 수 있다. 이정석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
▲박상오(KT)
친정 KT로 돌아온 박상오. 전반적으로 선수층이 두껍지 않은 상황서 책임감이 막중하다. KT는 특히 전통적으로 높이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 더구나 대표팀에 차출된 조성민이 1라운드에 결장한다. 김현민과 김현수가 불법도박 파문으로 전력에 보탬이 될 수 없는 것도 치명적이다. 경험 많은 선수도 별로 없는 상황. 박상오가 시즌 초반부터 내, 외곽에서 중심을 잡아야 한다. 전력상 시즌 초반 무너질 경우 순위싸움이 힘들어질 수 있다.
▲강병현(KGC)
KGC는 암울하다. 이정현과 박찬희가 대표팀에 차출됐다. 오세근과 전성현은 불법도박으로 당분간 경기에 나설 수 없다. 내부적인 부상자도 적지 않다. 시즌 초반부터 사실상 2진급으로 경기를 치러야 한다. 김승기 감독대행은 제대로 뛸 수 있는 선수가 강병현과 전성현 뿐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강병현이 실질적인 살림꾼 역할을 해내야 한다. 하지만, 그 역시 고질적으로 허리가 좋지 않다는 건 불안요소다.
▲하승진(KCC)
하승진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김동광호에서 하차했다. 하지만, KBL의 유권해석 결과 1라운드서는 뛸 수 없다. KCC는 전태풍 김태술 안드레 에미트 리카르도 포웰의 농구센스가 대단하다. 때문에 골밑의 절대적 약세를 어느 정도는 메울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하승진 없는 KCC 골밑은 마땅한 계산이 서지 않는다. 또 그가 40분 내내 정상적으로 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코트에 있을 때도 느린 공수전환으로 인한 각종 약점들이 발생한다. 이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추승균 감독의 묘책이 필요하다.
▲론 하워드(삼성)
문태영과 리카르도 라틀리프를 영입, 모비스 우승 DNA를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여전히 삼성 가드진은 불안하다. 주희정을 수혈했지만, 많은 시간 기용할 수 없다. 주희정이 뛰지 않을 때 문태영과 라틀리프의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가드가 마땅치 않다. 론 하워드는 그래서 주목된다. 슈팅가드지만, 포인트가드 역할도 소화할 수 있다.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돌파력도 준수하다. 라틀리프가 쉴 때 하워드와 국내선수들의 연계플레이와 조직력을 끌어올리는 건 올 시즌 삼성에 매우 중요한 요소다.
[미디어데이 장면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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