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인턴기자] 거인이 깨어나는 데 시간이 좀 더 필요한 모양이다.
롯데 자이언츠가 결국 8위(66승 1무 77패)로 2015 시즌을 마무리했다. 9월 초반 무서운 상승세로 5위에 가장 근접했지만 중순부터 다시 연패에 빠지며 5위 싸움에서 밀려났다.
롯데는 지난 시즌 58승 69패 1무로 2007년 이후 7년 만에 7위를 기록했다. 김시진 감독이 지난해 마지막 경기를 끝으로 2년 만에 감독에서 물러났고 CCTV 선수단 사찰 사건으로 팀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 분위기 전환이 시급했다. 롯데는 프런트 고위층 교체와 함께 팀을 추스를 책임자로 이종운 감독을 택했다.
시작은 좋았다. 일찌감치 3명의 외국인 선수와 모두 계약에 성공했고 애리조나와 가고시마 스프링캠프도 무사히 마쳤다. 주장 최준석은 “올해 캠프가 역대 최고의 분위기였다”며 롯데의 도약을 기대케 했다. 많은 전문가들이 롯데를 하위권으로 분류했지만 혹시나 하는 기대감을 갖게 하는 프리 시즌이었다.
시범 경기를 공동 4위(7승 5패)로 마친 롯데는 시즌 초반 강력한 타선과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에 힘입어 5월까지 상위권을 맴돌았다. 하지만 마운드의 붕괴로 시즌 중반부터 하위권을 전전했다. 경기 초반 리드를 잡아도 결국 불펜진이 막판 역전을 허용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그러나 롯데에게도 기회는 있었다. 시즌 막바지 트레이드로 합류한 이성민의 가세와 ‘여왕벌’ 정대현의 부상 복귀로 한동안 마운드가 탄탄해졌다. 롯데는 9월 초 팀 5연승과 함께 단독 5위로 도약했다. 5위 경쟁 팀들의 동반 부진도 있었지만 투타의 완벽한 조화가 뒷받침됐다. 그러나 상승세도 잠시, 9월 17일 이후 내리 6연패를 당했다. 9월 중순 이후 에이스 린드블럼이 네 차례 선발 등판에서 모두 패한 게 뼈아팠다. 결국 지난 달 30일 사직 KIA전에 패하면서 홈 팬들 앞에서 포스트시즌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먼저 마운드 운용 전략이 어긋났다. 조쉬 린드블럼-브룩스 레일리-송승준을 제외하고 확실히 로테이션을 책임질 선발투수가 없었다. 세 선수가 팀 승리의 약 절반인 32승을 책임질 정도로 그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모든 선수가 선발투수가 될 수 있다는 이 감독의 구상은 신선했지만 선수들의 능력이 뒷받침 되지 못했다.
확실한 마무리 투수의 부재도 아쉬웠다. 김승회가 부진하면 김성배가 나왔고 김성배가 부진하면 이정민이 나왔다. 시즌 중반 구위가 좋은 심수창을 마무리로 전환시켰지만 실패했다. 올 시즌 144경기 중 롯데가 거둔 세이브는 19세이브 뿐. 문제는 8명의 불펜투수가 거둔 기록이라는 것이다. 심수창의 5세이브가 팀 내 최다 기록이다. 뒷문이 불안하다보니 블론세이브도 18회로 10개 구단 중 가장 많았다.
하지만 수확도 많았다. 이 감독은 올 시즌 만족스러운 점에 대해 “내년에 나올 만한 선수들이 눈에 보인다. 젊은 투수들이 많이 올라온 게 큰 수확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박세웅, 홍성민, 김원중, 구승민 등 어린 선수들이 경험을 쌓으며 고비마다 중요한 역할을 해줬다.
또한 외국인선수의 활약만큼은 어느 팀 부럽지 않았다. 원투펀치 조쉬 린드블럼과 브룩스 레일리는 각각 13승, 11승으로 팀의 24승을 책임지며 마운드를 지켰다. 특히 린드블럼은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210이닝을 소화하며 KBO리그 최다 이닝 1위를 기록했다. 짐 아두치도 성공적이었다. 아두치는 올 시즌 132경기에서 타율 0.314(526타수 165안타) 28홈런 106타점를 기록하며 제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도루도 24개 성공하며 롯데 구단 최초로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오승택, 오윤석, 김주현 등 내외야 자원들의 성장과 강민호의 부활(타율 0.311 35홈런 86타점) 또한 롯데의 내년 시즌 전망을 밝게 했다.
분명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프로팀을 처음 맡은 이 감독이 팀 분위기를 빠르게 수습했고 하위권으로 분류된 팀을 마지막 5위 싸움까지 이끌고 갔다는 점은 칭찬 받아 마땅하다. 올 시즌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단단해진 이 감독이 내년 시즌 어떤 모습으로 다시 ‘구도’ 부산의 야구 부흥을 이끌지 기대된다.
[MVP] '5개 부문 커리어 하이' 캡틴 최준석
올 시즌 주장 최준석의 존재는 그의 덩치만큼이나 묵직했다. 롯데로 팀을 옮긴지 2년 만에 출장경기(144경기), 안타(155개), 홈런(31개), 타점(109타점), 볼넷(108개) 등 무려 5개 분야에서 커리어 하이를 시즌을 보냈다. 데뷔 14년 만에 30홈런-100타점 고지에 오르며 롯데의 슬러거 탄생을 알렸다. 장타력과 선구안이 모두 좋아진 결과였다.
시즌 내내 최준석은 ‘팀을 위해서’ 라는 어구를 항상 인터뷰 앞에 붙였다. 지난 시즌 성적 부진에 분위기까지 어수선했던 롯데를 어떻게든 다시 부활시키려는 주장의 책임감이었다. 지난 7월 10년 만에 커리어 두 번째 번트안타를 기록하는 등 누구보다 팀플레이에 앞장선 선수. 그런 최준석이 있기에 내년 시즌 롯데는 든든하다.
[롯데 자이언츠 선수단(첫 번째 사진), 최준석(두 번째 사진).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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