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부상자는 절대 안 데려간다. 지난해와 다를 것이다. 좌완투수 육성에 중점을 두고 진행할 것이다."
지난해 한화 이글스의 오키나와 마무리캠프는 그야말로 '지옥캠프'였다. 김태균 정근우 등 주전급 포함 50여명이 33일간 구슬땀을 흘렸다. 수비 중심의 강도 높은 훈련은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진흙범벅이 된 선수들의 사진은 연일 화젯거리였다. 김성근 감독 특유의 지옥훈련에 선수들도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올해는 다를 전망이다.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 참관 후 14일 귀국한 김 감독은 "올해 마무리캠프에 부상자는 절대 안 데려간다"며 "지난해와 다를 것이다.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선수들을 데려갈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김 감독은 지난 7일부터 일주일간 피닉스 교육리그가 진행 중인 미야자키에 머물며 선수들을 관찰했다.
김 감독은 젊은 좌완투수들의 성장세에 주목했다. "김경태와 김용주, 김범수, 문재현 등 좌완투수들이 좋아졌다. 이번 마무리캠프는 좌완투수 육성에 중점을 두고 진행할 것이다. 내년에는 올해처럼 좌완투수가 없어 쩔쩔 매는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화는 13일까지 치른 교육리그 8경기에서 4승 3패 1무를 기록했다. 송은범 강경학 이성열 김민우 등 주축 선수들이 여럿 참가한 것도 눈길을 끈 대목. 그는 "선수들이 잘하고 있다. 모양새가 좋아졌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교육리그에 참가하지 않은 선수들에겐 15일까지 휴식을 줬다. 이례적이었다. 한 야구인은 이를 두고 "김 감독이 선수들에게 마무리캠프를 소화할 몸 상태를 만들어오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무조건 푹 쉬라고 했다. 아픈 선수들은 마무리캠프에 데려가지 않을 것이다"고 선을 그었다.
부상자들은 치료에 전념할 듯. 한화는 지난해 주전 대부분이 마무리캠프에 참가했다. 그러나 크고 작은 부상으로 요코하마 미나미공제 병원에서 검진을 받거나 아예 귀국길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김 감독이 젊은 선수들 위주로 캠프를 진행할 가능성도 크다. 김 감독은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선수들을 데리고 갈 것이다. 부상자는 절대 데려가지 않는다"고 힘줘 말했다.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 5.11(9위)로 무너진 마운드 재건은 한화의 필수 과제. 김기현과 조지훈의 입대 공백도 메워야 한다.
코치진 인선에 대해 김 감독은 "이제 시작"이라고 했다. 한화 구단은 지난 8일 니시모토 다카시, 후루쿠보 겐지, 아베 오사무, 다테이시 미쓰오, 전종화, 이영우 코치까지 6명에게 내년 시즌 재계약 불가를 통보했다. 당시 김 감독은 "전체적으로 변해야 한다. 올 시즌을 치르면서 문제가 있다고 느꼈다"고 돌아봤다. 올 시즌 합류한 일본인 코치 5명 중 쇼다 고죠 타격코치를 제외한 4명이 떠난 게 눈에 띈다. 특히 니시모토 코치가 떠난 1군 투수코치를 누가 맡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한화는 올 시즌 68승 76패로 리그 6위를 기록했다. 지난 3년 연속 최하위 수모는 일단 씻어냈다. 그러나 전반기를 44승 40패(승률 0.524) 5위로 마치고도 5강행에 실패해 아쉬움을 남겼다. 후반기 성적은 24승 36패(승률 0.400)로 리그 최하위였다. 김 감독은 사상 처음으로 부임 첫해 포스트시즌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시즌이 끝나기 무섭게 교육리그를 참관하며 옥석 고르기에 나선 이유다. 김 감독은 벌써 2016시즌을 바라보고 있다.
[김성근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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