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에릭 해커(NC 다이노스)에게 잠실의 밤은 마산의 낮보다 아름답다. 이게 현실이다. NC가 플레이오프 4차전 승리를 자신하는 이유다.
NC는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와의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플레이오프(PO) 4차전에 해커를 선발로 내보낸다. 해커는 지난 19일 마산에서 열린 PO 1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그러나 4이닝 만에 6피안타(2홈런) 6탈삼진 4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그나마 다행인 건 투구수가 66개에 불과해 사흘 쉬고 4차전에 나설 수 있게 된 것.
당시 해커의 부진을 두고 '낮 경기 징크스를 떨쳐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땀이 많은 선수에겐 아간 경기에 비해 더운 낮 경기가 반갑지 않다. 해커도 땀이 많은 편이다. 5월까지 10경기에서 6승 1패 평균자책점 2.79(64⅓이닝 20자책점)으로 순항했다. 그러나 6월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이 4.94(3승 2패)로 급격히 올라간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PO 1차전에서도 투구 도중 연신 땀을 닦았다.
해커는 올해 정규시즌 31경기에서 19승 5패 평균자책점 3.13을 기록했다. 리그 다승왕. 그러나 올 시즌 3차례 낮 경기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9.98(15⅓이닝 17자책점)로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다. 해커가 등판한 낮 경기 모두 마산에서 열렸다.
4월 12일 SK 와이번스전에서 4이닝 6피안타(2홈런) 1볼넷 6탈삼진 6실점(5자책점) 패전투수가 됐다. 지난달 13일 SK전에서도 5⅓이닝 11피안타(3홈런) 1볼넷 5탈삼진 10실점으로 만신창이가 됐다. 그나마 지난달 20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6이닝 3피안타 5사사구 1탈삼진 2실점 호투로 낮 경기 첫 승리를 따냈다. 해커에게 마산의 낮은 아름답지 않았다.
그러나 잠실의 밤은 아름다웠다. 잠실에서 4차례 야간 경기에 등판했는데,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3승 1패 평균자책점 2.45(29⅓이닝 8자책점)로 아주 잘 던졌다. 6월 13일 두산전에서 6⅓이닝 4실점(3자책) 패전의 멍에를 썼다. 그러나 6월 26일 LG전에서 7이닝 3실점으로 승리를 따냈다. 8월 14일 두산전, 지난 1일 LG전에서는 나란히 8이닝 6피안타 1실점 무결점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올 시즌 야간 경기 28경기에서 18승 4패 평균자책점 2.58로 좋았는데, 잠실에선 더 잘했다.
물론 포스트시즌에서 데이터는 중요치 않다. 당일 컨디션과 심리 싸움에 승패가 엇갈린다. 해커는 PO 1차전에서 경기 초반 부담을 떨쳐내지 못했고, 실투 2개가 홈런이 되는 바람에 페이스를 잃었다. 민병헌(141km 커터), 홍성흔(121km 너클커브)에게 맞은 공은 모두 치기 좋은 코스에 들어갔다. 1회 2실점 이후 호투하다 불의의 일격에 무너졌다. 결국 경기 초반 4점을 내주면서 66구만 던지고 교체됐다.
현시점에선 이른 교체가 득으로 작용한 모양새다. 투구수가 적어 사흘 휴식 후 4차전에 나서는 데 문제가 없다. 김경문 NC 감독은 전날 경기 후 "외국인 선수는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감독이 못 쓴다. 해커가 4차전에 준비가 됐다고 해서 쓴다"고 했다. 반면 두산 선발투수 더스틴 니퍼트는 1차전에서 완봉승을 따냈지만 총 114구를 던졌다. 짧은 휴식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NC가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앞선 상황이라 해커의 4차전 출격은 더 의미가 크다.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에 1승만을 남겨두고 있다. '에이스' 해커가 자신의 손으로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끈다면 NC로선 이보다 좋은 피날레는 없다.
[NC 다이노스 에릭 해커.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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