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제일 기억에 남는 작품이요?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에요. 감독님이 ‘이 작품이 끝나면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의 사람이 달라질 거다. 다 그렇게 만들거다’라고 공약을 하셨어요. 지금도 조금씩 그렇게 돼 가고 있다는 걸 느껴요. 제가 공백이 조금 있어서 시간을 허투루 보낸게 아닌가 불안이 컸는데 영화를 보신 분들의 ‘허투로 보낸 게 아니었다’고 말씀해 주셔서 힘이 됐어요. 전윤수 감독님께도 제 대표작이 될 것 같다고 말씀드렸죠. 자랑스럽게 ‘제 작품이에요’라고 말할 수 있는 영화가 생겼어요.”
성유리가 영화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에서 그동안 쉽사리 볼 수 없었던 자신의 다른 모습을 꺼내 보였다.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는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마음을 표현하지 못했던 각양각색 사람들에게 찾아온 일상의 가장 빛나는 고백의 순간을 그린 옴니버스 영화로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 스토리로 구성됐다. 성유리와 김성균이 까칠한 여배우 서정(성유리)과 그녀를 위해 10년 째 동분서주하는 매니저 태영(김성균)의 용기 있는 고백을 그린 사랑해 스토리를 맡았다.
이번 영화는 배우 성유리의 변화된 모습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서정과 그가 극 중 출연하는 드라마 속 여배우가 돼 또 다른 연기들을 펼쳐 놓는데, 스크린 속에 펼쳐지는 다양한 성유리의 모습들은 그동안 아이돌 출신 연기자라는 선입견에 갇혀 저평가 된 ‘배우 성유리’의 진가를 확인케 한다.
여기에 비주얼 또한 살짝살짝 드러나는 섹시함이 아니라 ‘모태 섹시’로 변신, 의외의 모습을 보는 즐거움을 안긴다. 하지만 성유리는 평소 안 했던 화장, 그동안 입지 않았던 섹시한 의상들로 치장된 자신의 모습을 보고는 “비주얼은 내려 놓자”는 생각을 하며 촬영을 했다고.
“이렇게 섹시한 캐릭터인 줄 몰랐어요.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비키니신도 없었어요.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시나리오 수정고가 나왔는데 비키니 신이 있더라고요. 마음의 준비를 하고 왔어야 했는데 말이죠. (웃음) 감독님이 극과 극의 대비를 보여줘야 한다고 하셨어요. 현장에서는 섹시한 모습들이 화면보다 훨씬 과했던 것 같아요. 적응이 안 됐는데 조금 지나다보니 익숙해지더라고요.”
하지만 영화 속 성유리의 모습은 청순부터 섹시까지, 아름다움 그 자체다. 연기는 물론 비주얼적인 모습까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카메라, 조명 감독님이 예쁘게 나오게 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시더라고요. 모니터를 할 때도 연기적인 부분만 보고 제 비주얼은 흐릿하게 봤어요. ‘뷰티 인사이드’ 한효주 씨를 보고 생에 이렇게 아름답게 나오는 작품을 하는 게 행운이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저도 이 작품에서 아름답게 나와 감사했어요. 뒷풀이 때 카메라 감독님의 손을 잡고 90도 인사를 하면서 은혜를 잊지 않겠다고 말씀드린걸요. (웃음)”
색다른 성유리의 모습은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의 메가폰을 잡은 전윤수 감독의 주문. “끄집어 내려고 해도 섹시함이 없다”고 말한 성유리에게, “나는 성유리의 섹시함을 봤다”면서 자신없어 하는 그를 북돋았다. 그 결과 생소하지만 제 옷을 입은 듯 자연스러운 ‘섹시 성유리’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
성유리는 비주얼적인 부분 뿐 아니라 성격적인 면에서도 자신과 전혀 다른 인물이 서정이라 생각했다. 서정은 까칠하고, 할 말은 하며 거침없이 독설을 날리는 인물. 그래서 더 서정을 연기하며 대리만족과 애착을 느꼈다.
“저와 극과 극인 캐릭터라 연기하며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찍으면서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어요. 서정은 자신이 더 좋은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막장 코드만 연기하잖아요. 그럼에도 더 잘 하고 싶으니까 계속 불만을 제기하게 되고요. 더 잘 하고 싶은 욕심에 점점 까칠해지는 것 같아요. 시간은 흐르고, 나이는 먹고, 완벽한 상황에서 일은 하고 싶고. 그래서 까다로워지고 까칠해지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 잘 하지 못하면 다음 기회가 없을 수도 있으니까요. 남들이 보기 까다로워보일 수도 있지만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고, 그런 부분이 공감됐어요.”
사실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는 큰 부담감 없이 선택한 작품이다. 멜로라인이 강한 작품을 해본 적이 없던 성유리가 해보고 싶던 장르기도 했고, 멜로 원톱 캐스팅은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옴니버스 영화인 덕분에 그런 걱정도 덜했다. 하지만 막상 직접 부딪혀보니 예상과 전혀 달랐다. 주연배우로서 흥행에 대한 무게감도 커졌다.
“되게 어려웠어요. 감독님께서 기존에 했던 연기와 다른 연기를 원하셨어요. 조금 더 일상적으로, 자연스럽게 연기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죠. 영화보다 드라마에 익숙하다보니 연기를 해도 뭔가를 덜 한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더 임팩트를 줘야 하나 그런 불안감도 있었어요. 그런데 언론시사회 때 처음 봤는데 감독님이 원한 게 이런 모습이구나 싶더라고요. 좋다고 생각했어요. 저 같지 않은 면도 있고요.”
이번 영화에서 본격 멜로를 선보인 성유리. 실제로도 열애 중인 성유리인 만큼 그의 연애사 역시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남들이 하는 것처럼 하고 있어요. 제 일상은 특별한 게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세고 임팩트 있고 평범하지 않은 캐릭터를 좋아하나봐요. 아직은 결혼보다 작품을 더 하고 싶은 생각이 커요. 주변에서 다 결혼을 안 하기도 했고요. (웃음)”
결혼에 대한 생각도 확고했다. 가수 성유리보다 배우 성유리로 기억하고 찾아주는 사람들이 많은 이 때, 작품에 몰입하며 배우로서 입지를 더 탄탄히 다질 수 있는 시간들 역시 소중할 터.
“결혼은 제 스스로 만족한 다음에 하고 싶어요. 농담으로 ‘상 하나 받고 가고 싶어요’라고 말했지만, 상보다는 배우로서 어느 정도 입지를 다지고 가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어떤 선택이 맞는 건지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작품이 조급하지 결혼이 조급한 마음은 없어요.”
[배우 성유리.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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