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더 열심히 해서 상비군이 아닌 진짜 대표팀에 뽑히고 싶다. 내 가슴 한켠에 태극마크를 달고 싶다는 꿈을 새겼다."
한화 이글스 내야수 하주석은 지난 열흘간 뜻깊은 경험을 했다. 프리미어 12 대표팀 상비군에 발탁됐다. 지난달 26일 첫 소집부터 전날(4일) 오전까지 박병호(히어로즈) 이대호(소프트뱅크) 김광현(SK) 등 쟁쟁한 선배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렸다.
국가대표 경험이 풍부한 선배들의 플레이를 눈앞에서 지켜보는 것 자체로 큰 경험이었다. 김성근 한화 감독도 "하주석이 경험 많은 선수들을 보면서 많이 배우고 오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4일 오후 연락이 닿은 하주석은 "짐을 싸고 있다"고 했다. 하루 전인 3일 김택형(넥센) 박종훈(SK) 문선재 양석환(이상 LG) 김도현(경찰)이 먼저 귀가했고, 하주석을 비롯해 김하성 고종욱(이상 넥센) 오승택(롯데) 심동섭 홍건희(이상 KIA) 김사훈(경찰)까지 7명도 이튿날 소속팀으로 돌아갔다.
KBO가 상비군을 운영한 이유는 대표팀 훈련에 차질을 빚지 않기 위해서였다. 대표팀 소집 기간에 포스트시즌이 진행돼 일부 선수들이 처음부터 합류하지 못했다. 특히 한국시리즈를 치른 두산과 삼성 소속 선수가 11명에 달했다. 정상적인 훈련이 불가능했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훈련 첫날(27일) "연습경기가 불가능하다. 한국시리즈가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상비군 12명의 역할이 컸다. 하주석은 모든 훈련에 성실히 임했다.
하주석은 "상비군이긴 했지만 처음으로 대표팀 선배들과 함께 뛰었다"며 "색다른 경험이었다. 대단한 선수들과 함께해 의미가 컸다. 분위기도 좋았다. 형들 보고 많이 배우려고 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내가 학생일 때부터 대표팀에서 뛴 선배들과 같은 유니폼을 입고 훈련했다는 자체로 느낌이 새로웠다. 재미있고 뜻깊었던 시간이다"고 덧붙였다.
대표팀 합류에 대한 욕심은 없었을까. KBO 측은 지난달 22일 상비군 명단을 발표하면서 "향후 결원이 생길 경우 전력을 보강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3일 훈련에 앞서 "김상수(삼성), 김재호(두산)의 상태가 썩 좋지 않다. 어떻게 될지 몰라 김하성과 오승택 등을 남겨뒀다"고 했다. 기대를 품을 만 했다.
하지만 하주석은 냉정하게 현실을 인정했다. "솔직히 그 정도는 아니다"라고 운을 뗀 그는 "내년도 있고, 내후년도 있다. 아직 내가 1군에서 자리 잡은 것도 아니다"라고 자평했다.
하주석은 신일고를 졸업하고 2012시즌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지명됐다. 대형 유격수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2013년까지 1군 75경기에서 타율 1할 6푼 7리(138타수 23안타) 1홈런 4타점의 초라한 성적만 남기고 상무에 입대했다. 올 시즌 복귀 후 4경기 성적은 10타수 3안타(타율 0.300). 표본은 작지만 입대 전과 비교해 타구 질과 변화구 대처 능력이 좋아졌다는 평가. 내년 시즌 1군에서 제대로 자리 잡겠다는 의지가 대단하다.
태극마크에 대한 열망도 더 커졌다. 하주석은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 (상비군에) 불러주셔서 감사드린다"며 "더 열심히 해서 상비군이 아닌 진짜 대표팀에 뽑혔으면 좋겠다. 내 가슴 한켠에 태극마크를 달고 싶다는 꿈을 새겼다. 또 하나의 꿈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하주석은 6일 소속팀 한화의 마무리캠프지인 일본 오키나와에 합류한다. 쉴 틈이 없다. 그는 "다치지 않는 것이 최우선이다. 그래야 모든 훈련을 소화할 수 있다"며 "공격과 수비 모두 아직 부족한 게 많다. 모든 면에서 발전해야 하는 시간이다. 스프링캠프를 준비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만큼 잘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목소리에 힘이 넘쳤다.
[하주석. 사진 =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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